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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나비질
물방울 키우는 여자 18 감자의 날들 20 파르 22 오버랩 24 취화 26 2080-801-1212 28 나비질 30 현대산 통조림 love-777 32 시간의 얼굴 34 발성 연습 38 습 40 골고타 언덕 가는 길 42 아껴 접는 밤 44 2부 4시 근처 오라 48 링 50 잠녀 52 카라신 54 사냥의 계절 56 체념증후군 58 토르소 60 4시 근처 62 카빠코챠 64 플라나리아 66 쿠키 먹는 시간 68 끝물 70 불사조 죽이기 72 3부 꿈에 베이다 무릎 꿇은 나무 78 다대포의 시간 80 날파리 82 게발선인장 84 베르튬누스 86 꿈에 베이다 89 모래시계 92 히치하이킹 94 민들레 담요 96 가을 화법 98 다음 생의 너를 기억하다 100 메밀꽃이 피었습니다 102 고구마밭에서 보는 무성영화 104 4부 압생트 한 컷 압생트 한 컷 110 바닥 칸타타 112 박제된 봄 114 입동 116 낙지 118 死월 120 골목의 젠가 122 정방사 124 쿠싱 126 지갑 마을 128 구두의 화법 130 시다 132 옛집 134 ■ 해설 | 황치복(문학평론가) 1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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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누가 내게 시인이라는 역할을 부여했을까 시인은 세상에서 제일 가난하고 힘든 배역인데, 설마 내가 자처해서 손을 든 건 아니겠지 아무도 지원하는 사람이 없어서 후미진 곳에 서 있던 내게 떠맡겨진 것이 분명하다 힘에 부치지만 이번 생의 배역을 소화해 내고 싶다 2023년 봄 김나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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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과 부재의 현실을 생생하게 증언하면서도 신산한 삶을 버티게 해주는 자양분으로 기능하는 역설적 기제인 기억은 과거의 아름다운 것들에서 삶의 가치를 발견하려는 시인에게 매우 중요한 시적 제재임에 틀림없다. 시인에게 다른 세계로 통하는 문이기도 하고, 그리운 사람이 “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아껴 접는 밤」)은 새로운 경험의 지평이기도 하다. 그래서 시인은 “기억을 아껴 접다가/ 접히지 않는 시간은 어둠 속에 묻기로 해요/ 밤새 접은 파란 심장을 꿈속에 두고 오죠/ 펴고 접고 또 펼친 헐렁해진 종이로/ 새로운 대문을 접을 수 있을까요/ 삐거덕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아요”(「아껴 접는 밤」)라고 하면서 기억이 꿈과 환상의 세계로 통하는 문이기도 하며, 그리운 사람이 그 문을 통해 자신에게 찾아오는 통로가 되기도 하다는 사실을 강하게 암시한다. 기억은 여전히 시인에게 삶의 바탕이자 근거이기도 한 셈이다. - 황치복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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