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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병이라면서 왜 한글만 익히래?
의병장이 보낸 서찰 우리와 일본군, 누가 목숨 걸고 나설까? 조선은 우리 땅! 곽재우 장군을 만나다 눈앞이 탁 트인 느낌이야 거름강 나루 싸움 조선에 온 일본 공주 가야 이게 무슨 글씨야? 왜적과 내통하다니 조선 의병이 된 일본 철포 부대장 솥바위 나루 싸움 《조선왕조실록》을 지켜 낸 놀이패 달거리 범을 혼쭐낸 토끼처럼 과연 우리 임금님 아들 한가위, 싸우지 말고 쉽시다 나쁜 짓 한 사람은 별이 될 수 없어 |
법명 : 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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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병을 모으려면 우리말로 뜻을 잘 밝혀 쓸 줄 알아야 해. 우리 마을만 해도 한시를 읽고 풀 수 있는 사람은 다섯 손가락을 다 꼽지 않아도 되지만, 한글은 코흘리개들 빼고는 다 떼었잖아. 어려운 한나라 글은 왜적들도 조금만 생각해 보면 금세 뜻을 헤아릴 수 있으나 한글은 깜깜할걸.”
--- p.8 ‘저 사람들도 아버지이며 자식일 텐데 어째서 낯선 땅에서 죽어 가야만 했을까?’ 겨리는 진저리가 쳐져 땅바닥에 주저앉아 목 놓아 울었다. 막손이와 달음이도 멀찍이서 뒤엉켜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싸움터는 상상했던 것보다 끔찍했다. 는개가 주저앉아 우는 겨리를 보고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달려왔다. “얘, 겨리야 왜 그래?” “가슴이 너무 아파. 어째서 이토록 많은 이들이 죽어 나가야 하느냐 말이야. 엉엉.” --- p.68 “뭐든지? 개똥이 엄마한테 글공부하고 싶다고 했더니 계집애가 얌전하게 있다가 시집이나 가면 되지 되바라지게 그런 생각을 하느냐고 혼쭐내던걸.” 담이가 마치 옆에 개똥이 엄마가 있는 것처럼 삐쭉거렸다. 이번에는 는개가 말을 받았다.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아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개똥이 엄마처럼 생각하는 사람은 그렇게 살면 되어. 그러나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은 삶을 다르게 풀어 가면 되지. 그러니까 네가 참으로 바라는 게 뭔지 깊이 생각하고, 바라는 일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거듭 짚으면서 그리 가면 되어. 뭐든 하는 대로 이룰 수 있지.” --- p.171 “뭐든지 서로 차지하겠다고 나서면 늘 싸울 수밖에 없어. 태평천하는 크고 작고, 거칠고 곱고, 드세고 여린 온갖 목숨붙이가 서로 도두보고 어울릴 때 이룰 수 있어. 내남없이 어깨동무하여 누리결을 곱게 빚어 가야지.” 겨리는 뜻깊은 이야기를 힘들이지 않고 자분자분 건네는 는개 얼굴이 ‘참 곱구나.’ 하며 바라봤다. 꿈처럼 흘러간 지난 몇 달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꿈에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싸움, 수많은 주검 앞에서 어쩔 줄 몰라 했던 순간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야 이 싸움이 끝날지 막막했다. --- p.1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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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속 한글과 백성 이야기
'작은 힘들이 모여 나라를 살리다' 창제 당시 한글은 사회 지도층이었던 양반들에게 환영받지 못했다. 한글이 양반들의 권력과 지위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주 오랜 세월 동안 한글은 ‘여성적이며 저급한 언어’로 여겨졌다. 그에 반해, 문자가 필요했지만 한자를 공부하기 어려웠던 백성들에게 한글은 배우기 쉽고 쓰기 편한 아주 유용한 글자였다. 신분이 귀하든 천하든 상관없이 한글은 만백성에게 열려 있는 글자였다. 《한글꽃을 피운 소녀 의병》은 조선에서 귀하게 여겨지지 않았던 한글이 임진왜란 시기에 임금과 백성이 소통하는 매개체로서 큰 역할을 하며 성장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쓰였다. 그리고 한글과 비슷하게 조선 사회에서 하찮게 여겨졌던 ‘천민, 아이, 여성’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의병이 되어 힘껏 싸웠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역사를 들여다보면, 초라하고 작은 힘들이 모여 어려움을 극복하고 평화를 지켜내고는 했다. 흔히 우리는 역사 속에서 알려진 이름만 기억하지만, 사실은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존재들이 평화와 정의를 위해 힘을 모았기에 사회와 시대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이 책은 새롭고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을 알려 줄 뿐만 아니라, ‘작고 힘없는 존재들’과 ‘평화’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