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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으로 나눈 이쪽과 저쪽
세상에는 수많은 벽이 존재합니다. 사람들은 국적이 다르단 이유로, 종교가 다르단 이유로, 이념과 사상이 다르단 이유로 끊임없이 벽을 쌓아 올리지요. 벽은 ‘우리’였던 세계를 이쪽과 저쪽으로 가르고, 사람들은 벽이 세운 편협한 세계에 갇혀 결국 서로를 헐뜯고 비난하게 됩니다. 고작해야 벽 하나가 세워졌을 뿐이지만, 벽이 만든 세상은 너무도 견고합니다. 이 책에도 벽이 등장합니다. 벽은 아이들이 넘지 못할 만큼 높고 단단하지만, 아이들은 어떻게든 벽 너머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풍선을 띄워 보내고, 밧줄을 넘겨 주고, 서로의 어깨를 타고 올라가 벽 너머 사람들에게 닿으려 하지요. 아이들에게 국적과 나이, 성별 같은 문제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벽 너머에 있는 누군가를 배척하지 않으려 하는 마음, 그리고 ‘우리’라는 이름으로 서로가 이어져 있다는 유대감입니다. 벽을 허무는 아이들의 아름다운 연대를 그린 그림책 〈벽 너머에〉는 거대한 벽에 가로막힌 상황에서도 끝까지 소통의 끈을 놓지 않는 아이들의 연대를 감각적으로 표현한 그림책입니다. 책에 등장하는 벽은 구겨진 종이로 표현됩니다. 아무리 높고 견고해 보이는 벽일지라도, 실은 단숨에 구겨 버릴 수 있을 만큼 얇은 종잇장에 불과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죠. 누군가는 아이들의 풍선을 터뜨리고, 밧줄을 자르고, 벽을 높이 세워 소통을 막으려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서로에게 닿으려는 다정한 마음이 있다면 벽은 언젠가 허물어질 것입니다. 책 속 아이들이 종이 벽으로 비행기를 접어 하늘 위로 멀리 날려 버린 것처럼 말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