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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 장수와 나_배명은
앨리스 인 원더랜드_김청귤 꿈은 항상 배신을 하니_이서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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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신의 잘린 몸을 불사르던 놈들. 장수는 화마에 뒤덮인 동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오히려 도망치라고 등 떠민 건 재가 되면서도 장수를 걱정하던 그였다. 변하는 세상에서 어떻게서든 살아 남아라. 장수는 그 말대로 살았다. 친구를 버린 자라는오명을 쓰면서도 악착같이.
“그럼 그가 우리를 구하러 올 일이 없겠군.” 하하하하.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멀어졌다. 장수는 퍼뜩 고개를 들었다. “가지 마. 친구들, 나 여기에 있네. 나도, 나도 데려가게! 나만 두고 가지 말게!” 애절한 외침에도 그 행렬은 멈추지 않았고 구릉을 넘어 사라졌다. “…나 혼자만, 두지 말게.” --- p.42 왕과 왕비가 아니라, 왕과 여왕이었다. 두 사람은 성별만 다를 뿐 동등한 왕이었다. 그러나 왕은 이미 오랫 동안 왕의 자리에서 통치하던 자였고, 여왕은 왕이 필요해서 뽑은 게 분명했다. 그렇지 않으면 여왕을 자신으로 바꾸겠다는 말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왕과 공작의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 공작의 딸을 여왕으로 만든 것 같았다. 여왕은 원래 공작이 될 사람이었을까? 아니, 돼지라도 남아라서 다행이라 했으니 애초부터 권력을 다지기 위한 도구로 키워졌을 게 분명했다. 뭐든 상관 없었다. 중요한 건 지금이었다. 앨리스는 바들거리는 여왕을 뒤로한 채 화장실에 간다는 핑계를 대고 잠시 자리를 빠져나왔다. 정원수 아래에서 숨을 돌리고 있을 때 하늘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으히히힛. 체셔의 웃음이었다. 파란 사과가 열린 것처럼 나뭇가지에 체셔의 머리만 동동 떠 있었다. --- p.105 조금 전에 저지른 일은 마치 없었던 일처럼 느껴졌다. 비슷한 일을 예전에도 겪은 것 같았다. 격렬한 분노와 싸움, 논쟁 끝에 벌어진 엉망진창인 방. 그리고… 이제 내가 방으로 돌아가면 엄마는 뭐라고 할까. 약간의 기대와 불안을 안고 방으로 돌아오자, 방은 정말로 말끔해져 있었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이었다. 엄마가 급하게 방을 치운 것도 아니었다. 책상도 책도 커튼도 아까 있던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창밖으로 던진 이불은 요정들이 가져다 놓기라도 한 것처럼 그 자리에 그대로 돌아왔고, 분명 우그러뜨렸던 책상도 원래 모양새로 돌아와 있었다. 책상이 우그러졌던 자리를 매만졌다.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마치 어제 산 책상처럼 매끈했고, 가만히 들여다보니 아주 작은 흠조차 없었다. --- p.1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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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영국의 작가이자 수학자 ‘찰스 루트위지 도지슨’이 ‘루이스 캐럴’이라는 필명으로 1865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실존했던 인물 ‘앨리스 플래전스 리들’을 비롯한 하숙집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지어내기 시작했다고 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쳤으며, 책에 대한 수많은 팬을 만들어냈다. 말하는 토끼를 따라 땅 속으로 모험을 떠나는 이 이야기에는 각종 매력적인 캐릭터와 상징적 이미지가 등장한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또한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을 이다.
『거울 나라의 앨리스』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후 6년 뒤 집필된 작품이다. 거울 나라로 떠난 앨리스의 이야기를 다룬 또 다른 이야기로, 제버워키나 험프티 덤프티, 트위들디 트위들덤 등의 매력적인 캐릭터, 기묘한 이미지와 심오한 상징이 문학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와 학문적 영역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2020년대 한국에서 수년간 사랑받아온 이 ‘앨리스 시리즈’를 재해석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환상 문학의 다양한 매력을 선구적으로 선취한 소설인 만큼, SF·공포·추리·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를 종횡무진하면서 발표하는 이야기꾼들과 함께한 앤솔로지다. 윤잼 일러스트 작가가 재해석한 책 표지와, 각 소설 안에 첨부된 삽화 또한 독자들에게 더 큰 감흥을 전해줄 것이다. 일제강점기 만주의 기담, 악인에 대한 새로운 해석, 미래 시대의 앨리스의 방황을 다룬, 〈이상한 나라 이야기〉 *모자 장수와 나_배명은 “일제강점기 만주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모자 장수와 아리의 기괴한 모험기.” 일제강점기, ‘아리’는 경성역에서 출발한 열차를 타고 있다. 독립군으로 활동하는 이모의 친구 '김부용'을 따라 펑텐으로 향하는 중이다. 그러던 중 한 남자가 열차 칸에 들어오더니 손님들의 모자를 마구 훔친다. 모자 도둑은 아리의 눈에만 보일 뿐,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것 같다. 그때, 마적단의 습격으로 인해 열차가 정지한다. 군모를 훔치던 모자 장수는 일본군 병사에게 들키고 만다. 모자 장수는 열차에서 달아나면서 아리가 흘린 보따리까지 훔쳐간다. 아리는 보따리를 찾기 위해 무심코 모자 장수를 뒤쫓는다. 알고 보니 조선 시대 요괴 ‘갓귀’인 모자 장수. 그는 신비한 숲에 발을 들이고, 뒤따라온 아리도 그 숲에 갇힌다. 아리는 모자 장수한테 나가는 길을 알려달라고 하지만 장수는 그만의 고유한 힘이 발동하지 않아 길을 터주지 못한다. 일본군 한 명이 그런 둘을 추격해오는데…. *앨리스 인 원더랜드_김청귤 “하트 여왕의 새로운 면을 탐색하다. 악인을 재해석한 21세기 '앨리스'.” 한 여자아이가 영혼 상태로 부유하고 있다. 아이에겐 기억이 전혀 없다. 단지 자신이 어떤 이유로 죽었다는 사실만 알 뿐이다. 그와중 갑자기 토끼가 나타나고, 아이는 토끼를 따라가다 나무 아래 구멍으로 떨어진다. 끝없이 떨어져내릴 것만 같았던 허공에서 땅에 안착한 아이. 그 세계는 꽃이 말하고 카드로 된 병사가 있는가 하면, 거대 애벌레가 말을 걸어오기까지 하는데. 어딜 가든 이 기묘한 존재들은 ‘여왕’을 조심하라고 할 뿐이다. “모든 건 네 선택에 달렸다.”는 거대 애벌레의 충고를 빼면. 그리고 아이는 이 세계의 여왕과 마주하는데. 아이의 눈에 비친 여왕은 위험해 보이지 않고, 더 수상한 존재는 따로 있는 것 같다. *꿈은 항상 배신을 하니_이서영 “바뀐 건 없는 거 같은데 현실 모든 게 이상하다? 미래 시대에 펼쳐지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아리’는 어느 날부터 묘한 기시감을 느낀다. 자신이 초등학생에 불과한 아이라는 사실부터, 가족 구성원들에게까지. 스스로가 원래 자신의 몸에 들어와 있는 게 아니며, 가족들 또한 본래 자신의 가족들이 아니라는 생각에 사로잡힌 것이다. 학교 친구들과 선생님은 아리가 어떤 실수를 하든 봐준다. 아리가 폭력적인 행동을 보여도 그녀를 강제로 제압하기는커녕, 선한 말로 타이르기만 한다. 아리는 그렇게 좋은 말만 하는 주변인들이 그로테스크해보일 지경이다. 이 말도 안 되는 현실에서 벗어나려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한 구절을 읽으면 된다는 걸 깨닫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