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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n-Ole Hein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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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여기 있을 거야. 밖에서 살 거야.”난 트랙터만 있으면 돼!이삿짐을 싸느라 한껏 어질러진 방, 아이의 방 벽지는 트랙터를 그린 흔적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삿짐 박스를 머리에 뒤집어쓴 아이는 왠지 시무룩해 보입니다. “있잖니, 우리 이사 가는 데서는 트랙터가 할 일이 없단다.” 엄마가 아이에게 조심스럽게 말합니다. 하지만 트랙터는 항상 할 일이 있고, 어디에서든 꼭 필요합니다. 햇빛가리개로도, 바람막이로도, 자동차 지붕으로도 쓸 수 있으니까요. 엄마가 또 말합니다. “도시에는 트랙터 있을 자리가 없단다.” 맙소사. 도시에는 트랙터를 주차할 자리조차 없다니. 아이는 정말 이대로 도시에 가야 하는 걸까요? 트랙터도 없는데!트랙터와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책아이는 왜 트랙터를 도시에 데려가고 싶어 할까요? 트랙터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이지요. 아이에게 트랙터는 함께 신나게 들판을 달리고, 그 안에서 낮잠을 자던 추억이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친구입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지요. 아이가 도시에 간다면 트랙터를 데려 가야 하고, 트랙터가 함께 갈 수 없다면 아이도 꼼짝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아이가 마냥 ‘땡깡’만 부리는 것은 아닙니다. 트랙터의 모든 것에 대해 깊이 꿰뚫고 있는 아이는, 트랙터가 도시에 함께 가야 하는 수십 가지 이유를 조리 있게 설명하고 엄마를 설득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사랑을 표현합니다. 아는 만큼 말할 수 있고, 무조건적인 사랑의 근거는 무한한 법이니까요.선명한 일러스트로 보여주는 주황색 트랙터의 매력『트랙터도 데려가!』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쨍한 주황색의 몸체와 푸른 눈을 가진 트랙터입니다. 트랙터를 타고 있는 아이 역시 주황색 머리칼에 푸른 눈을 가지고 있지요. 그림 작가 할리나 키르슈너는 『트랙터도 데려가!』를 통해 2019년 독일 청소년문학상 신인 일러스트레이터 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할리나 키르슈너는 과감한 색과 거친 윤곽선으로 막힘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펼치는 아이의 또박또박한 태도와 투박한 소리를 내며 달리는 트랙터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그림 속의 짙은 주황색과 청록색은 도시의 빽빽한 이미지를 표현하면서도 농촌의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과 새파란 하늘을 떠올리게 합니다. 독자들은 생동감이 느껴지는 『트랙터도 데려가!』를 읽으며 투박하면서도 거침없는 트랙터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역자의 말이 책을 번역하면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꼬맹이의 짜랑짜랑한 소리가 귓전에서 울리는 것 같았어요. 얼마나 트랙터를 사랑하는지가 구구절절 흘러넘치더군요. 이런 사랑을 받으니, 트랙터는 참 좋겠어요!독자는 즐겁겠지만 엄마는 참 딱하게 됐습니다. 아들의 이 완강한 고집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만 남겨놓고 간다는 것도 말도 안 되고, 트랙터를 데려간다는 것도 말이 안 되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 꼬마는 그 둘 중에서 선택하라 하잖아요. 이런 딜레마가 어디 있을까요.그런데 작가는 ‘그건 난 모르겠고!’ 하는 식입니다. 작가가 전달하고 싶은 건 그저 이 극진한 사랑뿐입니다. 이런 사랑 앞에서 다른 문제들은 그야말로 문제가 안 된다는 걸까요. 아니면 보통 솜씨가 아닌 이 탄탄한 유머 감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걸까요.이 책을 번역한 뒤 중장비 기계가 예사로 보이지 않습니다. 트랙터, 지게차, 굴삭기 같은 것들이 강아지 고양이처럼 사랑스러워 보입니다. 울퉁불퉁한 쇳덩이 차에 이런 생명력을 부여하고 이런 애정이 솟아나게 하다니, 역시 그림책은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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