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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나무
양장
석양정조영지 그림
풀빛 2023.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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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빛 그림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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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

생의 에너지를 전하는 <할매발전소>의 기획자이자 작가로,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수집하며 기록하고 있습니다. 첫 그림책 《할머니 나무》는 작가의 할머니로부터 시작된 이야기입니다.

그림조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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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에 또 싹이 나버렸습니다. 도려내고 먹을까요, 아니면 버릴까요? 고민하다가 길 위로 데굴데굴 굴려 보기로 합니다. 혹시 모르지요, 멋진 일이 생길지. 작고 예쁜 것들이 열심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상상하며 이야기를 그립니다. 그림책 《아기똥》과 《달항아리》, 《딩동! 누구지?》를 쓰고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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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6월 15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40쪽 | 352g | 205*273*10mm
ISBN13
9791161725918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출판사 리뷰

다시 찾아올 할머니의 봄을 위해

할머니는 자개장 안에서 옅은 빛이 흘러나오는 구멍을 발견했습니다. 그 구멍 안에 자신이 잃어버렸던 것들이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할머니는 주저하지 않고 구멍 안으로 쏙 들어갔습니다. 구멍 너머에는 울창한 숲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무성한 잎을 자랑하는, 꽤 긴 세월을 살아온 것 같은, 아름다운 나무들이 서 있었습니다. 조금 전까지 자개장에 새겨져 있던 새들이 재잘거리며 날아다녔고, 사슴이 경쾌한 걸음으로 뛰어다녔습니다.

조금 더 숲으로 들어가자 할머니가 잊고 있던 젊은 시절, 푸릇하고 싱그럽던 할머니의 봄이 있었습니다. 여린 새잎처럼 부드럽고, 이슬처럼 반짝이던 봄이었습니다. 하지만 세차게 내리는 비와 무시무시한 바람을 감내해야 했던 날들도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지난 계절들을 덤덤하게 목도하며, 쥐고 있던 실을 돌돌돌 감아 보았습니다. 할머니는 느슨하고 부드럽게 자신을 감싸고 있던 나이테를 실 삼아 다시 뜨개질을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경험과 지혜를 담아 고이고이 엮었습니다. 기쁨과 위로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각자의 시간을 살아갈 자손들에게 남기는 귀한 유산이었습니다.

모든 게 홀가분해진 할머니는 뿌리를 땅에 내렸습니다. 어느새 겨울이 되었고, 사락사락 내리는 눈이 할머니를 포근하게 덮어 주었습니다. 할머니 나무는 다가오는 봄을 맞이하기 위해 잠시 잠에 들었습니다. 과연 할머니에게 봄은 또 언제쯤 찾아올까요? 그리고 봄이 되면 할머니 나무는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요?

할머니와 우리가 뿌리로 연결되어 있음을 기억한다면

『할머니 나무』는 할머니라는 한 사람의 죽음이 단순한 소멸이 아니라, 다른 생명들에게 뿌리로 연결되어 끊임없이 살아 숨 쉰다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재)대한불교진흥원에서 주최한 ‘제2기 대원불교 학술·콘텐츠 공모전’에서 수상하였습니다.

글을 쓴 석양정 작가는 아흔 살을 맞는 할머니의 죽음이 머지않음을 느끼며 이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집 안에서만 생활하는 할머니가 실내에 심어진 나무 같다고 생각하며, 오랜 세월을 통해 얻은 경험과 지혜를 자손에게 물려주고 다음 봄을 기다리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떠올렸지요. 석양정 작가는 이 이야기를 통해, 죽음과 이별은 우리의 끝이 아님을, 할머니의 삶은 하나도 빠짐없이 귀하고 아름다웠음을, 그리고 할머니의 사랑이 자손들에게 연결되어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이라는 위로를 전하고 싶어 했습니다.

그림을 그린 조영지 작가는 정겨우면서도 따듯한 할머니를 그려 내 이야기 속 할머니를 살아 움직이게 했습니다. 실제 우리 할머니의 방처럼 늘 그리운 공간을 생생하게 그려 냈고, 수많은 할머니 나무가 살아 숨 쉬고 있을 아름다운 숲을 환상적으로 묘사했습니다. 자개장에 새겨진 섬세하고 우아한 나전 칠기가 펼쳐지는 장면은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지요.

두 작가가 이렇게 함께 완성한 이야기는 세상의 모든 할머니들과, 모든 자손들을 위한 이야기입니다. 한 사람의 죽음은 결코 단절과 소멸을 뜻하지 않습니다. 할머니가 사는 동안 가족에게 베풀었던 사랑과 희생, 함께했던 모든 순간들은 절대 사라지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그 순간들이 우리 마음과 마음 사이, 단단한 뿌리로 연결되어 오래오래 살아 숨 쉴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이미 겪은 이별도, 다가오는 이별도 조금은 덜 슬플지도 모릅니다.

그림책 『할머니 나무』의 할머니처럼 숲으로 소풍을 간 모든 할머니가 평온하기를, 또 이 세상의 모든 할머니가 남은 계절을 기쁘게 이어 가기를 바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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