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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Prologue 1
5 Prologue 2 ─ 쓰지 못했던 이유 1부 · 얼마나 진한 숲 향기를 마시고 살았는지 19 회색 도시를 떠나 ─ 섬 21 비밀소년 23 아무도 없는 바다 ─ 섬 zero 29 두근거리는 맘으로 첫발을 내딛던 ─ 캠퍼스 산책 zero 31 그 푸른 봄날에 ─ 명륜동 33 바래진 편지처럼 너는 ─ Take 1 35 바다 위로 40 캠퍼스 산책 44 마음의 지도 46 오랜 노트를 펼쳐 ─ Missing Note 48 마리 이야기 52 작은 차에 셋이 타고 ─ 다시 소년 2부 · 우리의 록은 당신의 포크보다 잔잔하다 56 조깅 62 귤 65 83 68 우리 이야기 72 간만의 외출 75 사라진 계절 79 봄의 사진 ─ 사라진 계절 zero 85 그래서 그런지 현실이 낯설었어 90 봄비가 내리는 제주시청 어느 모퉁이의 자취방에서 94 로드무비 3부 · 네 몸집처럼 작아져버린 나를 101 언덕 107 유년에게 109 기호 3번 111 유년에게 zero 113 새로운 세계 122 까치발을 든 하얀 운동화와 음료수 125 토끼가 그려진 티셔츠와 수박화채 129 붉게 해가 지는 곳을 보며 ─ 유년에게 edit 131 한 친구는 만화가가 된다고 ─ 농구공 134 미운 열두 살 138 스물을 넘고 4부 · 모든 겨울밤은 슬프다고 했던가 143 무대 위에서 145 슬픔은 시처럼 147 떠나지 마 zero 151 합정동 153 Alice 156 귤 returns 158 남쪽섬으로부터 159 봄이 오는 동안 165 어제와 다른 비가 내리는 창밖을 보며 166 옛 연인의 이름 167 떠나지 마 169 첫 여행 175 그 여행에서 돌아오지 않은 나 177 기억조립가의 믹싱 178 떠나지 마 edit 179 잃어버리기 5부 · 다시 겨울 183 A Cup of Tea 189 2시 20분 191 Lonely boy 194 Farewell 196 Inside 198 작은집 109 생일을 축하해 6부 · 직업으로서의 라디오 패널 204 어느 여름밤의 일기 209 제2자유로 211 EBS가 주는 모교의 느낌 ─ Inside returns 213 모든 순간이 노래였음을 216 유해인 ─ 2022년 9월 2일의 일기 219 그해 겨울 ─ 계속 유해인 222 이사라 ─ 2022년 9월 2일 덧붙여진 일기 225 첫째 준희 228 LP에 담겨 있는 흙냄새 232 여의도 카페 234 나 혼자 간다 238 꽃이 피고 지는 동안 241 혜은이 244 유하(YUHA) 247 기차 부록 · 소년, 잘 지내? 250 음악극 인셉션 & 1막-6막 286 Epilogue ─ 해변의 아침 |
Park Kyungh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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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들은 얼마 동안 이어졌던 걸까. 이제는 정말 기억이 희미하다. 다만 노래가 돼버린 몇몇 장면들이 존재한다. 가끔 노래를 들을 때면 지금의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무언가가 아직 그 안에 봉인되어 있는 느낌을 받는다. 전부 기억한다고 여겼지만 두고 온 것들이 있는 것이다.
---「봄의 사진 - 사라진 계절 zero」중에서 출발할 때는 또렷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흐려지는 방향 감각. 어렴풋한 첫 마음. 분명 내가 디딘 발자국인데, 내가 썼던 일기인데 언젠가부터 읽지도 못하고 덮어버리고 만다. 다 펼칠 수도 없는 커다란 지도를 들고 있는 내 모습도 비슷하게 초라하고 우스꽝스러웠다. ---「로드무비」중에서 할아버지와 연을 날렸던, 수평선 너머 태양이 떠오르던 그 언덕만큼은 그대로였지만 그 시절의 내 친구들은 한 명도 만날 수가 없었다. 동네를 돌고 또 돌아봐도 할아버지, 할머니, 강아지들뿐이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여름이면 이제 어떤 바닷가에서 수영하는지 묻고 싶어도 물어볼 수가 없었다. … 서울에 있는 친구와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끊고 나면 내 목소리만이 언덕 위에 쓸쓸하게 남아 있었다. 그 겨울 내내, 이어폰을 낀 채 추위를 견딜 수 없을 때까지 나는 혼자 그 언덕에 머물러 있었다. ---「언덕」중에서 어쨌든 예상하지 못한 스킨십을 통해 내복 한 장 너머 물컹거리는 작은 몸을 느꼈다. 엉덩이와 팔의 감촉, 엄마가 꺼내준 간식을 돌아다니면서 먹느라 몸에 배어버린 과자 냄새. 누구에게든 달려가 안길 수 있는 아무 경계 없는 그 마음. 처음 보는 작은 몸집의 꼬마가 그토록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를 안아주는 바람에, 나는 오래전 내 모습이 떠올랐다. 잊고 지낸 기억들이 아득히 먼 곳에서 깜빡하고 켜지는 순간이었다. ---「유년에게」중에서 토끼 티셔츠를 입은 꼬마가 없어서 엄마는 안심했을까. 아니면 친구랑 옷을 바꿔 입은 나를 알아채고는 ‘으이구’ 했을까. 그건 알 수 없지만 아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은 빈집에서 홀로 수박화채를 만들던 엄마의 마음을 이제 조금은 짐작할 수 있다. ---「토끼가 그려진 티셔츠와 수박화채」중에서 하지만 다행인 건 이 맥빠진 기분을 노래로 만들어 힘없이 담고 나면 다시 또 그럭저럭 괜찮아진다. 볼품없는 내가 받아들여지는 기분이다. 늘어놓으면 그저 푸념인 얘기도 노래가 되면 제법 그럴듯해진다. 이런 걸 위로라고 할 수 있는 걸까. 또다른 차원의 깨달음을 얻(었다 치)고 다음 페이지를 향해 걸어간다. ‘소년, 잘 지내’라는 인사를 건네며. ---「스물을 넘고」중에서 이렇게 따지면 지하철이랑 별다를 것도 없는데, 기차는 왜 이렇게 설레는 걸까. 10분 남짓 그 플랫폼에 앉아 있으면서 곰곰이 생각했다. 때마침 울려퍼지던 안내 방송을 들으며 깨달았다. “이 기차의 종착지는 부산, 구포”라는 얘기를 듣는 것 자체가 일단은 짜릿한 거였다. 지금이라도 미친 척 반대쪽 기차에 올라타면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바다에 닿을 것 아닌가. ---「기차」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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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우리 안에 남긴 무늬를 지닌 채
젊음 너머로 걸어가자 “젊음은 언제부터 언제까지가 젊음일까?” 정세랑 소설가의 추천사에서 처음 던지는 질문이다. 『소년, 잘 지내』에서 말하는 ‘소년’은 초등학생의 소년일 때도 있고, 대학교를 다니는 성인일 때도 있다. 이 넓은 범주의 시절을 소년이라 부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저자는 “어떤 선택이든 크게 주저하지 않던 때”라고 말한다. 훌쩍 여행 떠나는 것, 낯선 섬마을에 스스로를 가두는 것, 노래에 흠뻑 젖는 것을 기꺼이 해낼 수 있는 시절 동안 우리는 모두 ‘소년’이었다. 『소년, 잘 지내』는 ‘잘 지내?’가 아닌 ‘잘 지내’라는 제목에서 드러나듯, 노래가 되어주었던 그 소년을 널리 보내주는 책이기도 하다. 젊은 날의 기억은 영감의 원천이 되어주는 한편, “그때 그 시선으로 세상을 담는 순수한 작업이 두 번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빛을 잃어가는 과정을 다 지켜보고 나서야 세상으로 보낸다”고 말하며 지나간 유년의 안녕을 빌며 인사를 남긴다. “헤어지고 멀어진 사람들이 우리 안에 남긴 무늬를 그대로 지닌 채” 지극히 평범하고 초라한 순간의 기록이 남긴 노래들을 흥얼거리면서. 2000년대의 향수가 진하게 남아 있는 ‘재주소년’의 20년을 그린 음악극 다양한 장르가 다채롭게 연주되고 인디밴드가 전성기를 맞이하던 2000년대 초, 재주소년이라는 이름으로 데뷔해 ‘홍대 아이돌’이라는 수식어로도 불리던 저자는 어느새 20년차 싱어송라이터가 되었다. 그 길다면 긴 시간 동안 계속 이어진 가사 작업 덕분에 저자의 기억과 감정은 노래와 긴밀히 연결되어왔다. 그 결과 『소년, 잘 지내』의 곳곳에는 재주소년의 노랫말이 가득 담겨 있다. 재주소년의 노래를 즐겨 들었던 독자라면 매 페이지에서 익숙한 멜로디가 들릴 것이다. 『소년, 잘 지내』의 후반부에는 책 제목과 유사한 제목의 부록「소년, 잘 지내?」를 만날 수 있다. 원래 이 책의 핵심이었다는 부록은 희곡 형식으로, 실제 재주소년이 2010년과 2014년에 선보였던 공연의 대본을 보완한 것이다. 라이브와 연극이 한데 모여 있는 ‘음악극’은 그 당시 신선한 반응을 이끌었고, 극 내용 역시 『소년, 잘 지내』처럼 초등학생 때부터 시작된 재주소년의 ‘음악놀이’ 역사를 다루고 있다. 재주소년이 걸어온 시절과 2000년대의 향수가 가득 담긴 챕터를 읽다보면, 극본 속 라이브 셋업대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틀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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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은 언제부터 언제까지가 젊음일까? 이 책은 그 흐린 경계선을 세밀히 들여다보고 가다듬는다. 지나간 날들을 생생히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공감의 미소를, 잊고 달려와버린 이들에게는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킬 듯하다. 노래의 씨앗들은 노래로 완성되기도 하지만 영영 움트지 않기도 한다는 것을, 그 덧없는 사라짐에 오히려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을 박경환만의 언어로 듣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헤어지고 멀어진 사람들이 우리 안에 남긴 무늬를 그대로 지닌 채 젊음 너머로 걸어가자는 제안에 흔쾌히 응하고 싶어진다. - 정세랑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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