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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베트남의 역사와 전후 세대의 건축 | 전봉희 DOCUMENT | 전봉희 CRITIQUE 베일, 방패, 그리고 농부들의 지식 | 에이탄 피치맨 PART 1 트로피컬 스페이스 ESSAY 행동하고 반응하고 공유하는 | 응우옌 하이 롱, 쩐 티 응우 응온 CRITIQUE 기후, 윤리, 시원의 건축 | 백진 PROJECT 터미테리 하우스 테라코타 스튜디오 쿠쿠 하우스 프리미어 오피스 PART 2 H&P 아키텍츠 ESSAY 가장 자연스럽게 만든 구조물 | 도안 타인 하, 쩐 응옥 프엉 CRITIQUE 부채 의식 없는 건축 | 서현 PROJECT 브릭 케이브 S 스페이스 응오이 스페이스 타일 네스트 PROFILE IMAGE LI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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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무제 이래 천 년에 걸친 북속기, 즉 중국의 지방 군현에 속했던 역사와 10세기에 독립하고서도 오랫동안 중국식 정치체제를 유지했던 베트남이지만, 현재 중국식 목조건축의 유적이 거의 없는 것은 오랜 프랑스의 영향 그리고 무엇보다도 20세기 베트남이 겪었던 불행한 전쟁의 결과다.
--- p.7, 「전봉희」 베트남은 동아시아 어느 나라보다도 긴 ‘벽돌조의 근대’ 시기를 가진 나라다. 상대적으로 약한 목조건축의 전통과 상대적으로 강한 벽돌의 전통, 그리고 긴 벽돌조의 근대 시기와 긴 전쟁의 기간, 이들이 모여 베트남 건축의 역사적 경관을 만든다. --- p.8, 「전봉희」 그들에게 역사는 지워지기 쉽고 새롭게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었다면, 기후와 풍토는 언제까지나 안고 가야 하는 숙명과 같다. --- p.9, 「전봉희」 전 세계 도시는 경관 녹화를 통해 기후 위기에 대처할 방법을 모색하고 도시 생활의 익명성 속에서 공동체를 조성하고자 하는데, 이때 농부의 지식과 비슷한 무언가를 도입하려 노력하고 있다. 베트남은 도시화와 기후 위기라는 두 가지 주제가 교차하기에 전 세계에 교훈이 될 만한 혁신적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 p.21, 「에이탄 피치맨」 열대기후의 건축은 본질적으로 햇빛, 비, 바람, 습도 같은 환경 요인과 관련된다. 열대지역에서는 자연을 집 안으로 끌어들이고 환경의 역동적 변화와 공존하며 자연을 존중한다. 우리는 사람들이 환경과 지역사회에 관해 책임을 공유하고 행동하고 반응하는 생활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 p.31, 「응우옌 하이 롱, 쩐 티 응우 응온」 트로피컬 스페이스의 작품은 아직은 미흡한 경제력과 기술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지는 타협책이 아니다. 토포그래피, 기후, 삶의 패턴 사이의 관계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 p.39, 「백진」 풍토, 에토스 그리고 건축 사이의 연결고리를 끊어내는 것은 20세기 서구와 한국이 걸어왔던 길이다. 트로피컬 스페이스는 이 길에서 벗어나 다른 길로 걸어 들어갈 수 있는 전망을 열어준다. 원시적인 건축이 아니라 기후와 윤리가 묶이는 시원의 건축을 상상하게 하기 때문이다. --- p.39, 「백진」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건축하기는 무엇보다 자연이 구조물을 만드는 방식과 같다. 이러한 관점에서 인간은 자연에 완전히 포섭된 유기적 구성 요소로 간주돼야 한다. --- p.129, 「도안 타인 하, 쩐 응옥 프엉」 동굴형 건축과 풍선형 건축은 필자가 기후 조건에 따라 갈래 지은 건축 이분법이다. 단열 필요 없이 외기 순환으로 실내 기후 조정이 가능하다면 동굴형 건축이라 간주한다. 반대로 빈틈없이 단열하고 외기 순환을 차단해야 한다면 풍선형 건축이라 부른다. --- p.137, 「서현」 주어진 문제를 풀어내는 가장 직설적 제안, 선입견 없이 문제를 향해 직진하는 결론, 외부에서 수입된 문화적 부채 의식이 없는 건축. 이들의 건축을 설명하려는 내 문장이다. --- p.138, 「서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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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서울대-목천 강연에서 소개하는 두 건축가 집단은 1990년대 이후에 교육받은 신진 세대다. 벽돌 쌓기의 현란함이나 기본 도형의 절제된 구성이 그들의 작품에서 엿보이는 첫인상이라면, 건축의 존재에 대한 근원적 질문과 사회 공동체를 향한 헌신과 봉사는 그들이 작품과 발화를 통해 되풀이하는 주장이다. 여기서 우리는 베트남 근대건축의 첫 세대들이 갖는 선각자 의식과 전후 세대에게 주어진 부채 의식을 볼 수 있다. 어디서 본 듯하지 않은가? 그리고서 문득 자문하게 될 것이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잊고 있었던가, 혹은 무엇을 잃었는가?” - 전봉희(9쪽)
편집자의 글 “정체성에 대한 고민” 한국에게 건네는 교훈 “베트남은 인도차이나 반도에 있으며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연합체인 아세안의 구성원이지만, 역사적으로 중국 문명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왔다. (…) 한국과 베트남이 중국과 접촉했던 다른 민족 집단과 차이가 나는 부분은, 자국 문화를 가진 독립 국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때 대륙을 정복하기까지 한 몽골과 여진의 현재 위상을 고려하면, 한국과 베트남이 이룬 것이 무엇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 전봉희(7쪽) 베트남은 천 년에 걸친 중국의 지배와 19세기 프랑스 식민지 시기 이후에도 20세기에 긴 전쟁 기간을 겪었다. 이 역사적 흐름은 한국과도 비슷한 면이 있다. 가까운 시기의 건축도 그러하다. 한국의 1세대 근대건축가들 사이에서는 한국성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트로피컬 스페이스와 H&P 아키텍츠 역시 베트남 근대건축의 첫 세대로, 베트남만의 건축을 고민하며 실천해오고 있다. 서현의 표현에 따르면, 그들의 작업은 유럽과 미국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운 “부채 의식 없는 건축”이다. 시간이 흘러 한국 건축은 서구가 그랬듯 풍토와 관습(에토스)과의 연결이 약해지며 고유한 정체성도 흐려지고 있다. 이제는 주류의 건축 흐름에서 벗어난 두 베트남 건축가와 작업을 변방의 것으로 치부하는 게 아니라, 교훈으로 받아들일 때다. “새로운 세기에는 지난 200년 남짓 이어온 유럽과 미국 중심의 사고가 더 이상 유효하지는 않으리라는 전망이 점점 더 확연해지고 있으니.”(서현, 138쪽) 책의 구성 시작을 여는 전봉희의 프롤로그는 베트남의 전반적 역사를 훑으며 역사와 기후 그리고 건축과의 상관관계를 설명한다. 도큐멘트에서는 서울대-목천 강연의 소개와 함께 책이 나오기까지의 타임라인을 담았다. 에이탄 피치만의 크리틱은 베트남 건축의 보편적인 이야기에서 시작해 트로피컬 스페이스와 H&P 아키텍츠를 비교·분석한다. PART 1과 PART 2에서는 각각 트로피컬 스페이스와 H&P 아키텍츠를 상세히 다룬다. 에세이에서는 각 건축가의 철학을 살펴볼 수 있고, 크리틱에서는 백진과 서현이 이들의 가치를 짚는다. 건축가별 다섯 프로젝트는 짧은 글과 사진, 도면, 스케치 등을 함께 실었다. 서울대-목천 강연 지역 건축계와 세계 건축계의 소통을 목표로 매해 국제적인 건축가를 초청해 개최하는 강연 시리즈로,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동문인 김정식(목천김정식문화재단 이사장)이 서울대학교에 발전기금을 기부하면서 발족됐다. 2017년 미국과 스페인에서 활동하는 건축가 라파엘 모네오를 초청해 첫 강연을 열었다. 제2회부터는 문화와 역사, 도시적 상황에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아시아 건축가를 초청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으며 강연과 함께 건축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모노그래프를 출간하기로 했다. 제2회 강연자로 중국의 건축가 리우지아쿤을 선정해 강연을 열고 서울대-목천 강연의 첫 작품집을 출간했다. 두 번째 작품집은 베트남 건축가를 주목한다. 2019년과 2022년에 각각 트로피컬 스페이스와 H&P 아키텍츠의 강연을 주최하고 학생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