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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목천 강연 (SNU-MOKCHON Lectures)

책소개

목차

PART 1

Prologue
근동(近東)이냐 극동(極東)이냐? | 존 홍

Document
세 번째 여정 | 존 홍

Essay
문턱에서 바라본 풍경: 튀르키예 동시대 건축 | 셉넴 유첼

PART 2

EAA: Essay
맥락의 세부 사항을 추적해 반대 의견과 타협하기 | 엠레 아롤랏

EAA: Project
산카클라 모스크
박물관 호텔 안타키아
이스탄불 회화 및 조각 박물관

EAA: Review
경계의 건축가 | 서현

SO?: Essay
주인공이 아닌 건축 | 세빈제 바이라크

SO?: Project
bAKSM
수영장
닭집
SUPRA
두 얼굴의 집

SO?: Review
어떻게 건축사무소의 이름에 물음표가 붙었을까? | 강예린

PART 3
Epilogue 1
환상적인 여정: 튀르키예와 한국 간의 글로벌 대화 | 멜리케 알티니시크

Epilogue 2
이스탄불과 서울, 비슷하면서 다른 두 도시, 두 힐튼 | 최춘웅

PROFILE
IMAGE LIST

저자 소개 8

엠레 아롤랏은 곤차 파솔라르와 함께 2004년에 EAA를 설립했다. 도시 마스터플랜 및 공항에서부터 주거, 문화시설, 업무시설까지 다양한 범위의 프로젝트들을 작업해 온 EAA는 런던과 이스탄불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EAA는 2005년 미스 반 데어 로에 유럽 현대건축상에 최종 후보로 선정된 미니시티 테마파크(2004)를 통해 일찍이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후에는 2010년 에디르네의 이페콜 직물 공장(2006)으로 수상한 아가 칸 건축상을 포함하여 다수의 국제상을 수상했다. EAA의 작업은 런던의 디자인뮤지엄, 왕립예술원, 그리고 영국왕립건축가협회(RIBA)를 포함한 명성
엠레 아롤랏은 곤차 파솔라르와 함께 2004년에 EAA를 설립했다. 도시 마스터플랜 및 공항에서부터 주거, 문화시설, 업무시설까지 다양한 범위의 프로젝트들을 작업해 온 EAA는 런던과 이스탄불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EAA는 2005년 미스 반 데어 로에 유럽 현대건축상에 최종 후보로 선정된 미니시티 테마파크(2004)를 통해 일찍이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후에는 2010년 에디르네의 이페콜 직물 공장(2006)으로 수상한 아가 칸 건축상을 포함하여 다수의 국제상을 수상했다. EAA의 작업은 런던의 디자인뮤지엄, 왕립예술원, 그리고 영국왕립건축가협회(RIBA)를 포함한 명성 있는 기관에서 전시되었으며, 2012년과 2016년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서 소개됐다. 아롤랏은 2012년 첫 이스탄불 디자인 비엔날레의 공동 큐레이터로 활동했다. 그는 2016년 아가 칸 건축상의 마스터 심사위원의 역할을 수행했으며, 이후 제13회와 제14회 시상식 운영위원회의 위원으로 임명됐다. 그는 소피아의 국제건축아카데미로부터 교수직을 수여받았고, 다양한 장소에서 강의와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예일대학교 건축대학교와 델프트 공과대학교의 베를라헤 연구소에서 스튜디오 수업을 담당했다. 2019년 2월에는 건축과 사회에 의미 있는 기여를 했음을 인정받아 미국건축가협회의 명예회원으로 선정됐다.
세빈제 바이라크와 오랄 괵타슈는 2007년에 SO?를 함께 설립했다. 이들의 작업은 한국 대구의 파빌리온 SUPRA(2024), 런던 왕립 미술 아카데미의 공공 부지에 설치한 언익스펙티드 힐(2015), 로마 국립21세기미술관(MAXXI) 내에 설치한 로스트 베리어(2015) 등 다양한 규모와 지역을 아우른다. 연구 프로젝트 중 지진 이후 복원의 맥락에서 임시 건축과 부유 건축에 관해 실험한 호프온 워터(2018)는 제4회 이스탄불 디자인 비엔날레, 루마 아를, MAXXI, 덴마크 디자인 뮤지엄 등에서 전시됐다. 이들의 작업은 국제적으로 널리 소개되었으며, 미스 반 데어 로에 유
세빈제 바이라크와 오랄 괵타슈는 2007년에 SO?를 함께 설립했다. 이들의 작업은 한국 대구의 파빌리온 SUPRA(2024), 런던 왕립 미술 아카데미의 공공 부지에 설치한 언익스펙티드 힐(2015), 로마 국립21세기미술관(MAXXI) 내에 설치한 로스트 베리어(2015) 등 다양한 규모와 지역을 아우른다. 연구 프로젝트 중 지진 이후 복원의 맥락에서 임시 건축과 부유 건축에 관해 실험한 호프온 워터(2018)는 제4회 이스탄불 디자인 비엔날레, 루마 아를, MAXXI, 덴마크 디자인 뮤지엄 등에서 전시됐다. 이들의 작업은 국제적으로 널리 소개되었으며, 미스 반 데어 로에 유럽 현대건축상과 아가 칸 건축상 후보에 올랐다. 또한 2019년 아키텍처럴 리뷰 이머징 아키텍처 어워드의 최종 후보로 선정되었다. 서울대학교, 스위스 건축 박물관, 델프트 공과대학교, 콜롬비아대학교 등에서 강연했다. 바이라크는 이스탄불 공공 공간의 변모를 탐구하는 『Bir Meydan Oykusu: Beyazıt(어느 광장의 이야기: 베야지트)』(2019)를 펴냈으며 현재 튀르키예 MEF 대학교의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또한 그는 2021년 MAXXI에서 열린 전시 ‘Good News, Women in Architecture (좋은 소식, 건축계의 여성들)’에 소개된 건축가 중 한 명이었다. 이 듀오는 2023 베니스비엔날레 튀르키예관 큐레이터로 ‘Ghost Stories: The Carrier Bag Theory of Architecture(유령 이야기: 캐리어 백 건축 이론)’을 선보였으며, 2025년에는 HDA 그라츠에서 주관하는 슈타이어 주 건축상의 큐레이터로 임명되었다.

셉넴 유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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셉넴 유첼의 연구는 비판적 역사적 의제를 바탕으로 동시대의 주제들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장소와 건축의 재현 방식을 비판적으로 탐구하며, 비서구적 맥락에서의 근대화 과정을 주요 연구 대상으로 삼는다. 건축사 및 이론 교육에서는 ‘모던(modern)’, ‘대도시(metropole)’, ‘지역(region)’과 같은 핵심 개념의 재구성을 중심으로, 점점 더 세계화되는 실천들이 각기 다른 지역성 속에 어떻게 자리 잡는지를 탐구하고, 그 속의 역동적인 문화적·학문적 조건을 조명하는 데 중점을 둔다. 현재 MEF대학교 건축학과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예술·디자인·건축대학 학장으로 재직 중이다.

멜리케 알티니시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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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리케 알티니시크는 2006년 런던의 AA 디자인 리처치 연구소(AADRL)에서 건축 및 도시 계획 석사 학위를 받았고 2003년 이스탄불 공대를 우등으로 졸업했다. 그는 2006년부터 2013년까지 런던의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ZHA)에서 일했고, 2013년 이스탄불에 MAA를 설립했다. 그의 작업은 유럽 40 언더 40(2018), BAKSI 건축공로상(2021), FEIDAD 디자인 어워드 및 스위스 아트 어워드(2007)를 포함한 여러 상을 수상했다. 그는 영국왕립건축가협회가 발간한 『100 Women: Architects in Practice(2024)』에 등재되었다.

徐顯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동 대학원,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건축대학원을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건축학과교수이자 건축가로 활동 중이다. 건축을 이루는 공간 조직은 사회 조직의 물리적 구현이라 생각하며, 그 사회를 알기 위한 방편으로 여행과 독서가 최선이라 믿고 있다. 인문학적 건축을 알린 책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를 시작으로 『건축을 묻다』, 『배흘림기둥의 고백』 등을 펴내며 건축과 대중 사이에 놓인 담을 부지런히 허물고 있다. 집요한 질문과 촘촘한 논리로 쌓아 올린 그의 글은 탄탄하게 지어진 건축물을 거니는 듯한 입체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주요 작품으로는 「김천상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동 대학원,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건축대학원을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건축학과교수이자 건축가로 활동 중이다. 건축을 이루는 공간 조직은 사회 조직의 물리적 구현이라 생각하며, 그 사회를 알기 위한 방편으로 여행과 독서가 최선이라 믿고 있다.
인문학적 건축을 알린 책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를 시작으로 『건축을 묻다』, 『배흘림기둥의 고백』 등을 펴내며 건축과 대중 사이에 놓인 담을 부지런히 허물고 있다. 집요한 질문과 촘촘한 논리로 쌓아 올린 그의 글은 탄탄하게 지어진 건축물을 거니는 듯한 입체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주요 작품으로는 「김천상공회의소」, 「해심헌」, 「효형출판 사옥」, 「문추헌」 등이 있으며, 주요 저서는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 『건축을 묻다』, 『빨간 도시 』, 『배흘림기둥의 고백』, 『또 한 권의 벽돌』, 『세모난 집 짓기』, 『상상의 책꽂이』 등이 있다.

서현의 다른 상품

건축가. 서울대학교 지리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건축을 수학했다. OMA 로테르담과 협동원을 거쳐 이치훈, 정영준과 함께 2010년 SoA를 설립했으며, 2019년부터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아르코미술관,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등의 전시에 참여했고, 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생산도시’를 기획했으며, 2023년에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초청작가로 참여했다. 저서로는 『도서관 산책자』(2012), 『세 도시 이야기』(2014), 『아파트 글자』(2016)가 있다.

강예린의 다른 상품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며 디자인 랩 ‘프로젝트: 아키텍쳐’를 이끌고 있다. 그의 작업은 건축계획과 도시계획을 연결하며 도면, 재료, 이론 그리고 컴퓨터 연산 등의 매체를 통합하는 데 중점을 둔다. AIA 건축상을 15차례 수상했으며, 대표작들은 2014년과 2016년 베니스비엔날레 같은 국제 전시나 「아키텍처럴 레코드」, 「뉴요커」, 「아키텍처럴 리뷰」 등의 주요 매체를 통해 소개되었다. 하버드대학교 GSD에서 건축학 석사를 취득하였으며, 동 대학원에서 조교수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재직하였다.

존 홍의 다른 상품

기획최춘웅

관심작가 알림신청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건축설계뿐 아니라 재생건축, 공공미술, 문화이론 전반에 대한 확장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21년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2018년 베니스건축비엔날레 한국관의 큐레이터로 참여하였으며, 《보이드》(국립현대미술관, 2016), 《아트선재 공간프로젝트》(아트선재센터, 2014) 등 다수의 전시 프로젝트에 출품하였다. 주요 저술로 「공공, 기억, 장소: 버려진 공간을 소환할 때」(2023), 『미술관을 위한 주석』(2023), 『스테이트 아방가르드의 유령』(2018)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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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1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828g | 182*225*20mm
ISBN13
9791187071402

책 속으로

아시아에서 이 공명의 감각은 특히 더 민감하게 느껴진다. 그만큼 아슬아슬하게 지켜지고 있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축적되어 온 것이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힘으로 너무 쉽게 지워지곤 하기에 우리의 도시는 점점 더 연약해 보인다. 전쟁이나 지진 이후에 지어진 최근 건물은 특히 그렇다.
--- p.19, 「존 홍」 중에서

역사적인 지역에서의 무분별한 재개발로 인한 문제들과 맞물리며 3개월간 지속된 이 시위는 젊은 세대의 건축가들 사이에서 국가, 그리고 건축 분야 내 권력 역학에 대한 비판적 논의를 촉발시켰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마스터 건축가’의 신화에서 벗어나 보다 협력적인 접근 방식을 채택하기 시작했으며, 건축가를 사회적 약자들을 돌보며 지역사회 참여를 중시하는 시민전문가로 새롭게 정의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 p.41, 「셉넴 유첼」 중에서

테겟의 성공과 AR 뉴 인투 올드상 프로그램은 변화하는 건축 지형을 예고했다. 한때 ‘서구와 나머지’ 분열을 부추겼던 이원론적 메타 서사는 그 힘을 잃고 있었고, 전후 모더니스트적 이상에 의해 강화된 새로운 건물 페티시도 쇠퇴하고 있었다.
--- p.43, 「셉넴 유첼」 중에서

EAA는 그 사이의 애매한 경계에 있다. 20보다 훨씬 크고 200보다 훨씬 작은 규모의 집단이다. 어차피 자본주의사회의 설계 조직이므로 이스탄불과 서울이 다르지 않다. 그래서 이 애매한 경계의 건축설계 집단이 완성도를 유지하며 생존하는 방식이 참으로 궁금하다.
--- p.147, 「서현」 중에서

쇼핑몰이 커뮤니티 센터로 변신한 것처럼, 수영장이 2000년대 초반에 지어진 것은 우연이 아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2013년 게지 시위 이전까지는, 건축물의 필요 여부와는 상관없이 주로 건설을 동력으로 한 가짜 번영의 시대였다. 그 결과 많은 건물들이 사용되지 않은 채 방치되었다.
--- p.160, 「세빈제 바이라크」 중에서

장소 만들기란 하나의 공간에 사회적·문화적·정치적 의미를 덧입히는 과정을 말한다. 게지 공원의 시민 점유는 단순한 녹색 공원 지키기를 넘어, 공공 공간의 의미와 시민의 권리를 둘러싼 장소 만들기의 실천이었다. 그리고 SO?의 이스탄불 현대미술관 마당의 파빌리온도 이 연장선상에 있다.
--- p.227, 「강예린」 중에서

그들에게 건축은 이제 짓는 일이 아니라 담아내는 일이다. 건축이 ‘캐리어 백’이라는 은유는, 사회적·물질적·환경적 잔존물들을 수용하고, 모으고, 담아내며, 실패의 흔적마저 품는 건축의 새로운 역할을 제안한다.
--- p.231, 강예린」 중에서

이스탄불과 서울의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과 경제적 구조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활동하는 건축가들의 모습은 너무나 흡사하다. 자본과의 결탁과 정치적 타협을 통해 건축을 실현하려는 현실적인 태도와, 사회적 정의를 위해 저항의 태도를 취하며 순수한 유토피아의 실현을 꿈꾸는 이상적인 태도의 공존은 두 도시에 비슷한 비율로 존재하는 것 같다.”

--- p.255, 「최춘웅」 중에서

출판사 리뷰

튀르키예 동시대 건축의 양극단

선정된 두 사무소는 규모와 운영 방식, 프로젝트의 성격 측면에서 동시대 튀르키예 건축 스펙트럼의 양극단에 위치한다. 이들의 대조적이면서도 상호 보완적인 실천 방식을 통해, 이스탄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건축 생산의 다양성을 반영하고자 했다.

앞선 두 권이 지역의 풍토와 개별 건축가(사무소)의 작업을 중심으로 깊이 있는 건축적 비평을 다루었다면, 『EAA SO?』는 튀르키예라는 역사적·도시적·정치적 맥락 속에서 두 사무소의 연관성을 추적하며, 오늘날 ‘아시아적’ 건축 담론의 확장 가능성을 탐구한다. 이를 위해 두 건축 집단의 전 작업을 모노그래프 형식으로 정리하기보다는, 한국과 튀르키예를 가로질러 생성된 다양한 생각들을 한데 모아 엮는 구성을 택했다.

엠레 아롤랏(EAA 대표)과 세빈제 바이라크(SO? 공동대표)의 에세이와 함께 서울대학교 교수진의 비평이 수록되며, 건축 역사가 셉넵 유첼(MEF대학교 교수)의 튀르키예 동시대 건축 지형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함께 이스탄불과 서울을 오가며 작업하는 멜리케 알티니시크(MAA 대표)의 경험담을 담았다. 튀르키예 동시대 건축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들이 교차하는 가운데, 독자들은 사유와 발화의 과정 속에서 이들 작업의 윤곽을 포착할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자의 글

경계 위에서 다시 묻는 ‘아시아’


아시아 건축과 도시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일은 여전히 열려 있는 질문이다. 아시아라는 지리적 경계 속에 일관되게 공유되는 감각이나 행위적 패턴이 진정으로 존재한다고 볼 수 있을까? 오리엔탈리즘이나 민속적 궤도를 따르지 않고도 이 개념에 접근할 수 있을까? 심지어는, 전 세계가 이미지와 정보로 빠르게 균질화되고 있는 오늘날 과연 지역의 조건이 건축적 서사로 전환될 수 있을까?

질문에 대한 응답으로, 아시아의 동시대 건축 실천들을 발굴해 온 서울대-목천 강연의 세 번째 책 『EAA SO?』는 튀르키예에 주목한다. ‘근동’과 ‘극동’이라는 물리적 거리를 기준으로 한 유럽 중심주의적 구분이 여전히 무의식적으로 작동하는 가운데, 아시아의 가장 바깥에 위치한 이스탄불이라는 도시를 통해 아시아라는 개념을 다시 바라보고자 한다.

공통의 과제

이 책은 튀르키예 동시대 건축 지형에서 서로 반대편에 위치하는 두 사무소 EAA와 SO?를 대별하는 구도를 취한다. EAA는 튀르키예에서 가장 큰 사무소 중 하나로, 국제적 감각을 바탕으로 세련된 조형을 전개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반면 SO?는 소규모 사무소로, 전시와 연구를 바탕으로 재생 건축에 관한 급진적인 작업들을 선보여왔다. 이처럼 두 사무소는 규모와 전략, 작업 방식 등 모든 면에서 달라 보인다. 그럼에도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면, 이들이 “등장한 시대”(존 홍, 13쪽)다. 두 사무소는 1999년 마르마라 지진 이후 국가 주도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세계화, 정치체제의 변화 속에서 지금 무엇을 감수하고, 무엇을 설득할 것인가라는 “공통의 과제”(존 홍, 17쪽) 앞에 서 있다.

“두 사무소는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 대담한 프로젝트들이 다음 정권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EAA가 아름답게 디자인했던 사비하 괵첸 국제공항 터미널(2006)은 너무 정치적인 입지에 있었기에 지어지지 못했다. SO?는 IPA(Istanbul Planning Agency, 이스탄불 도시계획국) 주도하에 공관을 공공의 캠퍼스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훗날 이러한 계획이 과도하게 ‘공공적’이라는 공격을 받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튀르키예의 모든 건축가는 다음 지진이 언제 닥칠지 모르는 현실 속에서 작업하고 있다. 또다시 지진이 닥친다면 이 중에 무엇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현대일까, 고대일까?”
- 존 홍, 「근동(近東)이냐 극동(極東)이냐?」 중에서, 17, 19쪽

한국과 공명하는, EAA와 SO?

“공원 아래 터널, 공원 위 케이블카, 그리고 공원 땅을 떼어주며 들여온 호텔들 등 이스탄불의 마츠카와 서울의 남산은 무척 흡사하다. 물리적인 모습 외에도 보이지 않는 것들까지 닮았다. 공원 주변 부유한 지역의 배타적인 모습, 끊임없는 자본과 자연의 충돌, 호텔들과 대학들의 정치적 결탁을 통한 영토 확장의 과정 등 두 도시의 두 공원은 변화의 배경과 과정까지 비슷하다.”
- 최춘웅, 「이스탄불과 서울, 비슷하면서 다른 두 도시, 두 힐튼」 중에서, 253쪽

도시의 역사를 외면한 개발 논리와 사유화된 공공 공간, 정치적 불안정, 지역 불균형의 심화, 지진과 재난의 끊임없는 위협 등 튀르키예가 겪고 있는 도시 현상은 분명 낯설지 않다. 근동과 극동의 지리적 거리를 뛰어넘어 “공명하는”(존 홍, 19쪽) 문제의식 속에서, EAA와 SO?는 각기 어떤 응답을 내놓고 있을까?

EAA의 작업은 비판적 질문에서 시작된다. 주어진 반복적인 유형에 대한 의심, 각기 다른 프로젝트가 처한 상황에 따라 계속해서 갱신되는 질문들이 이들의 설계를 이끌어왔다. 이들에게 건축은 공식화할 수 없는 감수성과 결단의 영역이며, 그것은 때로 정치적 이해관계나 종교적 관습과 같은 현실의 조건과 정면으로 마주할 때 더욱 선명해진다.

“솔직히 말해서, 산카클라 모스크는 언뜻 보기에는 이전에 설계된 어떤 모스크와도 닮지 않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이 분야의 수세기에 걸쳐 거의 의문의 여지가 없던 지적 사고의 틀에 깊은 도전을 제기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이스탄불 무프티(Mufti)를 시작으로, 국가 최고위급 공무원에게까지 수십 차례 발표를 진행했다.”
- 엠레 아롤랏, 「맥락의 세부 사항을 추적해 반대 의견과 타협하기」 중에서, 66쪽

한편 SO?의 작업은 그 자체로 이스탄불의 정치적 상황에 보다 직접적·즉각적인 반응이다. 이들에게 도시의 가치는 부동산이 아닌 시민의 일상생활에 있고, 건축 생산의 동기는 건설이 아닌 “지구의 제한된 자원에 대한 감수성”(셉넴 유첼, 45쪽)이다. 신축 페티시즘에 반대하고 존재 모두를 포용하고자 하는 이들의 작업은, 기꺼이 주인공이 되기를 거부한다.

“특히 수영장의 타일을 그대로 사용했다는 점은 상징적이다. 형태와 구조를 재활용하더라도 마감재 정도는 교체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에서 건축가들은 이 수영장이 한때 소수를 위한 수영장이었던 사실을 의도적으로 남긴 것 같다. 과거의 시각적 인상을 유지함으로써, 건축은 ‘사적으로 점유된 정치적 풍경’의 역사를 환기시키는 장치가 된다.”
- 강예린, 「어떻게 건축사무소의 이름에 물음표가 붙었을까?」 중에서, 229쪽

이 책은 두 건축 집단을 통해 튀르키예 현대건축의 지형을 소개하는 동시에 작금의 한국 건축의 현실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이번 서울대-목천 강연의 가장 중요한 성과가 여기에 있다.

서울대-목천 강연

서울대-목천 강연은 해외 건축가들을 초청하는 건축 강연 및 출판 시리즈로, 2016년 서울대학교 전봉희 교수가 서울대학교 동문 김정식의 기부금을 바탕으로 설립했다. 본 강연 시리즈는 2017년 스페인의 저명한 건축가 라파엘 모네오를 초청하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2018년, 서울대-목천 강연 운영위원회는 프로그램의 초점을 아시아로 전환해 지역적 맥락에 뿌리를 두면서도 세계적 담론에 참여하는 신진 건축가들을 조명했다.

이 새로운 방향에서 첫 번째 강연자로 중국 건축가 리우지아쿤을 선정해 강연을 열고 서울대-목천 강연의 첫 번째 책을 출간했다. 이어서 베트남의 트로피컬 스페이스와 H&P 아키텍츠의 강연을 열고 두 번째 책을 출간했다. 세 번째 책은 튀르키예 건축가를 주목한다. 2024년에 이스탄불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두 건축사무소 EAA와 SO?를 초청해 강연을 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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