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_이야기를 시작하며, 혹은 연금술에 관하여역장에게 보내는 송가역장에게 보내는 송가 아무도 버섯을 묻지 않았다 겸손한 아욱 말하는 앵무새 닮은 듯 다른 모든 얼굴 돌고래가 꾸는 꿈 이상한 세계에서, 까치와 나 새의 귀환만약 원숭이들만의 별이 있다면어떤 강아지의 가계도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 너구리 냄비 요리에 대하여 문어의 나비효과, 혹은 파울을 기리며 거북, 스피노자 꿈의 문어를 보았니? 거북이 가고 싶은 곳 만약 원숭이들만의 별이 있다면 밤의 약국밤의 약국 하늘을 나는 소년 뇌싱, 뇌신, 뇌-신 어떤 사람 다른 우주에서의 칼국수 그를 위한 중력가속도 오직 렘브란트만이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끊임없이 되풀이되는 불가능한 작별 인사춘천에게, 안녕 그 집의 기억 빵의 이데아에 관하여 꿩을 찾아가던 길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불가능한 작별 인사에 대하여 누가 마토였을까?내 영혼의 나무 세 그루새들의 기억 봄엔, 무한을 내 영혼의 나무 세 그루 여름에 우리는 그건 꿈이었을까 실솔, 하고 부르면 11월의 비 오는 날, 행복해지기 위하여 12월의 호랑이 버터 겨울의 한가운데즐거워지는 법, 혹은잘 말린 호프로 속을 채운 베개에 관하여공굴리기의 끝 오멘과 오멘 공포영화의 바깥에서 기분 좋은 생각 하나 800만 가지 죽는 방법 중 단 한 가지 방법 감기에 대한 몸과 마음의 식이요법 즐거워지는 법, 혹은 잘 말린 호프로 속을 채운 베개에 관하여어디까지 이어지는 걸까, 우리의 이야기는하나의 달걀로부터 지금도 어딘가에선 지구에서, 우리는 백만 년 동안의 고독 냉동인간은 빙하기의 꿈을 꾸는 걸까 달의 뒷면을 알고 싶지 않을 때도 있어 바다 꿈을 꾸는 이유 무한한 거북들의 세계 어디까지 이어지는 걸까, 우리의 이야기는에필로그 _꿈의 머리맡에 은어를 내려놓으며
|
김희선의 다른 상품
|
“오늘 눈이 왔고 거리와 골목은 온통 회색이었다. 눈 쌓인 폐지와 박스를 보니, 아주 오래전 이곳에 살았던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면 도시엔 사라져가는 이야기들이 너무나 많다. 나는 그 이야기들을 기록하고 싶다.” 저자가 글을 쓰는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 아닐까? 사라져가는 도시의 이야기들. 거리의 풍경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의 이야기. 추상의 세계에서나 가능한 있을 수 있는 그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서. 저자는 춘천으로 이사 와서 그곳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약대에 입학한다. 입학 후 치른 첫 중간시험에서 약학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화학 시험을 완전히 망쳐버리지만, 지금은 약학을 공부한 것이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결정 중 하나라고 여긴다. 아픈 사람에게 약을 주는 일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 중에서 최고로 좋은 일이니까. 생명을 구해줄 영약이라도 되는 양 약봉지를 소중히 품에 안고 약국을 나서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며 저자는 플라세보효과를 떠올린다. 마음이 뭔가를 강력히 믿는다면 뇌에서는 그러한 상황이 실제로 벌어진 것과 비슷한 전기적 반응이 일어난다는 것 말이다.이 글은 꼭 행복해질 거라는 희망을 담은 작가의 이야기이자 그가 만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여기엔 약학을 전공하다 보니 부딪히게 되는 자잘한 의학 관련 에피소드들, 반려동물 이야기, 책에 관한 이야기와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 꿈 이야기 등이 소복하게 담겨 있다. 그 안에는 사람과 삶에 대한 진정성과 세상의 온갖 사물을 투사하는 시선에 서린 감수성, 그것들은 때로 장난꾸러기 같은 천진함마저 묻어 있다. 무엇보다 책상 앞에 ‘즐거워지는 법’이라는 메모를 적어놓고 마음이 언짢을 때면 그 글자들을 찬찬히 읽어 내려간다는 그의 고백에서 그 글자들을 읽다 보면 정말로 즐거워진다니 그것이야말로 작가가 창작한 플라세보효과다. 그의 즐거워지는 비법 가운데 하나는 잘 말린 호프hop를 베개 속에 넣고 자는 일이다. 작가는 ‘잘 말린 호프’가 마치 희망(hope)을 잘 말리라는 것처럼 들린다고 털어놓는다. 어쩌면 저자는 약국을 찾는 사람들에게도 ‘잘 말린 희망’을 한 아름 안겨주려 하지 않을까?“믿어지지 않겠지만, 이게 다 지금도―아마 앞으로도 영원히―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지금 이 순간, 이걸 쓰고 있고 누군가는 이것을 읽고 있는 동안에도 말이다.” _본문 중에서지금 이 순간 지구상, 아니 우주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안테나를 세우는 작가. 그가 이 안테나를 세우고 있는 한 김희선의 기록은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그의 기록은 ‘잘 말린 희망’과 함께 빠져들게 된다. 작가의 말은어 낚시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보니 친구네 집 문이 열려 있다.하지만 너무 깊은 밤.괜히 문을 두드렸다간 그의 잠을 깨울 수도 있단 생각에, 사려 깊은 사람은은어만 놓아두고 조용히 걸어 나온다.내가 정말로 사랑하는 하이쿠다.아끼고 아껴가며 읽고 또 읽고 싶은 그런 하이쿠.밤이 깊다.아직 잠들지 못한 모든 이들이 행복하길.꿈속에서 나는 그들의 머리맡에 반짝이는 은어를 놓아둔다._〈에필로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