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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소설 … 초록 땀작가노트 … 색과 맛문진영소설 … 나쁜 여행작가노트 … 숨 참고 냄새 맡기이서수소설 … 빛과 빗금작가노트 … 빛과 당신공현진소설 … 이사작가노트 … ‘그런데’로 이어지는 질문들김희선소설 … 뮤른을 찾아서작가노트 … 일곱 가지 색에 대한 감각, 그리고…… 김사과소설 … 전기도시에서는 홍차향이 난다작가노트 … 사라지는 것들에 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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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眞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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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의 색깔은 일곱 가지 색깔이 아니다. 무지개의 진짜 색깔은 보는 사람의 마음속에 있다.”마음과 마음을 잇는 초록빛의 땀, 정치적 신념을 넘어 광기를 드러내는 색,99.99퍼센트 빛을 흡수해 진짜 세상을 보여주는 블랙내가 색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색이 나를 찾아온다면? 김화진의 「초록 땀」에서는 투명하고 연한 초록색 땀이 내게로 온다. 요즘 ‘나’에게는 ‘숨 문제’가 생겼다. 입을 다물고 코로 숨을 쉬어 기도로 넘기는 일이 불편하고 힘들다. 누군가를 이해하는 게, 누군가 뱉은 말을 이해하는 게 어려워지면서다. 나는 회사에서 사무보조 아르바이트를 하는 보영이 초록색 땀을 흘리는 장면을 우연히 목격한다. 신입이지만 시키는 일은 물론 시키지 않은 일도 척척, 부지런하고 일 잘하는 보영은 남들과 다른 땀을 흘리는 문제를 자기에게 주어진 제약으로 순순히 받아들인다. 이 때문에 주저하거나 웅크리는 대신 그 점을 이용해 오히려 시원스러운 걸음걸음을 자신의 삶 속으로 내디디는 모습이다. 초록빛의 낯설지만 신비로운 땀 한 방울은 이제 보영에게서 나에게로도 흐르게 된다. 마음과 마음을 잇는 색이 있는가 하면, 어떤 색은 진영과 분열, 신념을 넘어선 광기를 드러내기도 한다. 이서수의 「빛과 빗금」은 작년 ‘12월의 그날 이후’를 그린다. 그날 이후 우리는 달라졌고 변했다. 아니 한편으론 달라지지 않았고 변하지 않았다. 누군가는 구호를 적은 깃발을 들고서 반대 성향을 가진 자를 향해 욕설을 지껄이고, 누군가는 사회에 아무런 관심도 없는 척하거나, 누군가는 격전지가 된 집에서 매일 아침 적수의 동태를 살핀다. 또 누군가는 두꺼운 책에 머리를 맞아 응급실로 향한다. 그런데, 예전부터 우리는 이러지 않았을까. 빛이 있기에 색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 쉽게 잊었던 건 아닐까. 어쩌면 아예 그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거나. 색을 보기 전에, 우리 각자가 중요시하는 색 뒤에는 어떤 빛이 있는지 이서수는 묻고 있다.어느 날, 세상에서 한 가지 색깔이 사라진다. 그런데 그 색깔이 무엇인지 아무도 모른다면 어떻게 될까? 김희선의 「뮤른을 찾아서」에서 초거대 입자가속기가 W시에서 완공된 이후 ‘나’에게는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어떤 색깔을 자신이 잃어버렸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는 것. 그런데 이 일이 ‘나’에게만 일어난 게 아니라면? 어쩌면 다른 누군가에게도, 아니 도시 전체, 전 지구적 현상일지도 모른다면? 그것이 실재인지, 집단적 망상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배후의 중심에 한 사람이 있다. 물리학자 출신 미술가이자 행위예술가인 김진수. 그는 ‘블랙홀’이라 불릴 만큼 어둠으로만 존재하는 집에 칩거하고 있다. 마치 세상에 열린 틈처럼 보이는 블랙 그 자체인 집 앞에 도착한 나는 이제 비밀을 밝히러 문을 두드린다. 현대물리학의 발전이 정점에 이르고 합리와 이성이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 완벽해 보이는 세상에 열린 틈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이게 무슨 냄새야?” “이게 무슨 냄새 같아?” “나 알겠어. 이게 무슨 냄새인지.” 너와 나를 구분 짓고 규정하는 향, 우리가 모르는, 우리를 점령한 그 냄새,인공지능이 도래한 시대의 스산하고 환각적인 홍차향누군가를 알고 싶다는 욕망은 가까워지기 위한 것일 수도 있지만 멀어지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문진영의 「나쁜 여행」은 너와 나를 구분 짓고 거리를 만들어내는 ‘냄새’에 관해 들려준다.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하세요.” 80만 유튜버의 독려에 힘입어 치앙마이 한 달 살기를 결심한 나에게도 한때는 영화라는 꿈이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영화가 아닌 오백만 개 쌓인 유튜브 영상 편집일 뿐이었고, ‘나’는 무기력한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몇 해 전 겨울 ‘돕바 분실 사건’으로 마음속 깊이 앙금을 남긴 핌이라는 현지인 친구와 함께. 얼마짜리인지 궁금한 핌의 향수 냄새를 통해, 자전거를 타고 내달려오던 아홉 살 미얀마 아이의 땀 냄새를 통해 ‘나’는 내 안에 도사리는 또 다른 낯선 향과 나를 옥죄는 진짜 테두리가 무엇인지를 감지한다.내가 맡는 냄새를 왜 너는 맡지 못하는 것일까? 공현진의 「이사」는 때로 우리가 ‘같은 냄새’ 속에 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섬뜩한 불안을 그린다. 어느 날 외출 후 집 안에서 정체불명의 냄새를 맡게 된 해오와 우진. 대게 삶은 솥에서 나는 냄새, 신발장에 놓인 디퓨저 냄새, 화장실 하수구 냄새, 김치 냄새…… 모두 아니었다. 냄새의 원인을 찾느라 온갖 방법을 동원해도 소용이 없다. 이사를 가야 할까, 그러나 냄새를 쫓다 보면 어느새 희미해지기도 하고 사라진 듯도 하다. 문제는 집에 있을 땐 모르겠다가도 잠시 외출했다 돌아오면 어김없이 급습한다는 것. 그러니 냄새는 있다. 분명. “썩고 곪은 무언가가 집에 있다”고 두 사람은 확신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냄새는 점점 해오에게만 맡아진다. 그리고 마침내, 해오는 냄새의 정체를 알아차린다.사라진 것이 색깔이 아니라 사람일 때는 어떨까. 게다가 그것이 유행이 된 세상이라면? 김사과의 「전기도시에서는 홍차향이 난다」에서 사람의 목소리 대신 기계 소리가 나는 전기도시에서는 스산하고 환각적인 향이 난다. 아주 일상적인 그래서 이 도시에서는 더욱 이질적인, 깊고 진하고 쓴 홍차향이. 그리고 전기도시에서는 사람들이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라진다. 영국의 총리도, 너도, 너의 옛 연인도 그렇게 사라졌다. 같은 향, 같은 공기를 머금은 어제와 동일한 공간 속에서 마치 ‘삭제’ 키를 눌러 지워버린 것처럼. 너는 도대체 왜, 어디로 간 걸까. 고장 난 기계처럼 묻고 또 묻는 내 앞에 “10퍼센트쯤 남은” 네가 말한다. ‘이제 네 차례야.’인공지능의 시대는 이미 우리에게 도래한 미래다.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고, 사랑과 기쁨과 외로움과 공허함이라는 감정마저 대체할 때 인간이 인간임을 증명하는 고유함은 어디에서 오는가? 모든 것이 사라져갈 때 남아 있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소설에는 이에 대한 질문과 대답이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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