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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만들다“입안 감각은 절대 숫자로 못 읽어요”-치과기공사 이태신·이강녕 (글: 이정연)“면을 삶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거든요”-중식당 면장 유진석 (글: 김의경)“10월에 짜는 올리브오일이 가장 맛있으니까요”-올리브오일 생산·판매자 백수진 (글: 한은형)“그 마음이 팬들에게도 통하지 않았나 싶어요”-싱어송라이터 백아 (글: 정진영)“누구나 가지고 있는 욕망을 파는 일이죠”-화장품 사업가 김화장 (글: 최영)“배우와 제일 가까이 있는 사람이에요”-촬영감독 이석준 (글: 이서수)“전쟁터에 나가는 기분이었어요”-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 이은주 (글: 김의경)2부 잇다“모든 사람이 같은 기분을 나누게 되는 순간”-라디오 PD 박수정 (글: 장강명)“오래 일할수록 고스란히 경력과 경험으로”-공인중개사 박인숙 (글: 정진영)“결국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오더라고요”-일러스트레이터·책방지기 박정은 (글: 이서수)“다음 단계로 가는 징검다리 같다고 할까요”-국평원 독학학위제 담당자 김지원 (글: 지영)“응답해 주는 사람이 있어서 감사한 거죠”-리서치 조사원 유진아 (글: 임현석)“대한민국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만물트럭 주인 정선애 (글: 주원규)“기록으로 남는다는 것을 의식하면서 일해요”-국립현대미술관 영상관 학예원 제이 (글: 이서수)“그분들의 생계와 관련된 일이잖아요”-지역수협 조합원 지원 담당자 도하 (글: 최유안)3부 지키다“가장 중요한 건 안전 시스템이에요”-고공로프 용접기사 조국 (글: 서수진)“하트세이버… 저에게는 훈장 같은 거죠”-119안전센터 구급대원 최현진 (글: 최유안)“여기서 일하고 싶어 하는 80대는 많을걸요”-아파트 환경미화원 정숙자 (글: 김의경)“두 번째 출근을 위한 반성의 시간”-통원차량 지입기사·시인 이영박 (글: 염기원)“비행기를 탈 때는 저희 비행기를 타요”-항공정비 검사원 전지혜 (글: 장강명)“허락받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살고 싶었어요”-장애인식개선 강사 모주영 (글: 황시운)“분쟁의 중심에 뛰어드는 직업”-공인노무사 박도제 (글: 정진영)4부 살피다“내 직업이 손난로 같다고 생각했어요”-임상심리 전문가 최영미 (글: 최유안)“무탈하게 지내길 바라요”-필라테스 강사 유주 (글: 이정연)“의료진과 환자가 치료를 같이 하는 거예요”-면역전문 간호사 류이슬 (글: 서수진)“제주 10년 차, 수다로 진료합니다”-산부인과 의사 이종현 (글: 염기원)“안 그래도 되지만… 그냥 제 성격이 그래요”-특수학교 급여 담당자 김다혜 (글: 장강명)“본인도 자기 마음을 모를 수 있는데”-자서전 대필작가 유수용 (글: 임현석)“사용자가 어떤 콘텐츠를 보고 싶어 할지”-OTT 큐레이터 송지언 (글: 한은형)“큰 걱정은 안 하고 살 수 있을 테니까요”-사회복지직 공무원 홍영은 (글: 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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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다, 잇다, 지키다, 살피다…세상에 기여하는 네 가지 방식1부 〈만들다〉에서는 중식당 제면 · 올리브오일 생산 등 직관적인 의미의 ‘만드는 일’부터 작곡 · 촬영 ·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설립 등 추상적인 영역까지 유무형의 가치를 만드는 사람들의 초상을 그린다. AI 시대에도 여전히 직접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은 어떤 고민이 있으며 무엇에서 자부심을 느낄까? 치과기공사 이태신 씨는 “요새 치과기공사들은 신기술을 쓰니까 속도나 결과만 보면 일을 잘하지만, 입안 감각은 절대 숫자로 못 읽어요”라고 말하며(17쪽) 인간 전문가의 경험을 강조한다.2부 〈잇다〉의 인터뷰이들은 인력과 자원, 정보와 서비스, 교육과 문화가 필요한 곳에 연결될 수 있도록 길이 되어주는 사람들이다. 국가평생교육원 독학학위제 담당자 김지원 씨는 수험자들이 “인생의 다음 단계로 가는 징검다리 같다”라고(116쪽) 자신의 업무를 소개한다. 여러 사람을 상대하는 일인 만큼 갈등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이들은 “서로 조금씩만 양보하면 해결되는 일이에요”(96쪽), “응답해 주는 사람이 있어서 감사한 거죠”(127쪽)라며 한목소리로 양보와 감사를 이야기한다.3부 〈지키다〉에서는 안전, 생명, 청결, 장애인 이동권, 노동권을 ‘목숨 걸고’ 지키는 사람들을 만난다. ‘필수노동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널리 호명된 말이지만, 이들의 노동은 재난 상황이 아닌 평소에는 금세 비가시화된다. 작가들은 위험과 책임을 감당하며 우리의 일상을 지탱하는 이들의 삶을 구석구석 들여다본다. 장애인들이 “허락받지 않아도 되는 삶”을(213쪽) 살도록, 노동자들이 “제대로 대우받으며 보람을 느끼고 생계를 이어가”도록(221쪽) 힘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전한다.4부 〈살피다〉는 마음, 건강, 급여, 취향, 생활을 ‘살피는 일’에 몸담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들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상대의 필요를 알아차리고 대신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산부인과 의사 이종현 씨는 수면 시간도 부족하지만 환자들과의 ‘수다’에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자서전 대필작가 유수용 씨는 집필 전 반드시 대면 인터뷰를 진행한다. AI 상담이 일상이 된 시대에 타인을 살피는 이들의 모습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소설가 한은형의 말처럼, “답은 언제나 사람 사이에 있다”.(293쪽)노동자의 선의에 기대어 굴러가는 일들과안전하지도 공정하지도 못한 시스템에 대하여공인중개사 박인숙 씨는 자신이 “조금 손해를 봐도 어떻게든 계약을 잘 성사”시킨다.(96쪽) 호주에서 고공로프 용접기사로 일하는 조국 씨는 “한국에서 고전적인 로프 방식으로는 일을 못 할 것 같습니다”라고(164쪽) 토로한다. 특수학교 급여 담당자 김다혜 씨는 한눈에 봐도 틀린 자료는 자신이 직접 바로잡는다며 “안 그래도 되지만… 그냥 제 성격이 그래요”라고(269쪽) 말한다. 사회복지직 공무원 홍영은 씨는 “번아웃 예방을 위한 심리 지원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강조한다.(300쪽)이들의 발언은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노동자의 선의에 기대어 굴러가는 일들이 많다는 사실을, 경제적 보상은 차치하고 노동자의 신체적·정서적 안전을 지켜줄 시스템도 부재하다는 무거운 진실을 보여준다. 코스피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1963년 ‘근로자의 날’ 제정 이후 63년 만에 노동절이 법정 공휴일로 지정된 2026년 지금, 여기에서 일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초상을 돌아볼 때다. 노동절에 맞춰 출간되는 『일하는 사람의 초상』은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모색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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