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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골드러시
EPUB
서수진
한겨레출판 2024.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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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입국심사
캠벨타운 임대주택
골드러시
졸업 여행
헬로 차이나
한국인의 밤
외출 금지
배영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

Seo Su-jin

2020년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코리안 티처』 『다정한 이웃』 『엄마가 아니어도』, 중편소설 『유진과 데이브』 『올리앤더』, 소설집 『골드러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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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3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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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32.46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7.6만자, 약 2.5만 단어, A4 약 48쪽 ?
ISBN13
9791172130428

출판사 리뷰

“햇빛이 부서지는 파란 바다를 바라보며 감탄하는 상상을 했으나
도착해보니 바다는 햇빛에 빛나지도 파랗지도 않았다”
고달픈 오늘이 쌓여 눈부신 내일이 온다는 아련한 믿음
지금 여기 발 빠르게 도착한 서수진표 이민자 문학


〈졸업 여행〉에는 아들의 밝은 앞날을 위해 호주에서 캐시잡을 전전하고 한식당을 근근이 운영하며 12년간 온전히 쉰 적이 거의 없는 승수와 미연이 등장한다. 그들은 술집 화장실 변기를 닦다가 구역질이 나도, 잠을 못 자고 운전하다 사고를 당할 뻔해도, 이민 전문 변호사의 실수로 불법체류 신세가 되어도 호주에 남아 있어야 한다. 미래가 정해져 있는 한국과 달리 “그냥 호주 애”처럼 영어를 잘하는 아들이 호주에서 좋은 대학을 졸업하면 전 세계를 무대로 삼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러나 호주 전역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산불처럼 그들의 마음에 불안이 싹튼다. 그동안 이룬 것을 한순간에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졸업 여행〉은 낯선 땅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하려는 부모의 발버둥을 묘사하며 모든 것을 한꺼번에 무너뜨리고 삼키는 불의 이미지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78회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과 36회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 및 관객상을 수상한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를 떠올리게 한다.

〈캠벨타운 임대주택〉 〈헬로 차이나〉 〈한국인의 밤〉에도 호주에서 살아남고자 청소 업체를 운영하고 부동산 에이전트로 일하며 일식당 주방에서 교자를 만드는 한국인 부모가 나온다. 그들은 호주에 사는 아시안으로서 자신이 감내해야 했던 고난에 깊이 매몰된 나머지 또 다른 타자를 편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 〈캠벨타운 임대주택〉의 부모는 보수정당의 반난민 정책을 지지하는 이민자 집회에 다니며 성실하고 평판에 예민한 한국인과 임대주택에 사는 가난한 한국인을 분리한다. 자신과 다른 이민자는 “이민자의 평판을 떨어뜨려 한국인의 이민을 힘들게 하는 주적 같은 존재”이며 “사회의 기생충”일 뿐이다. 마찬가지로 〈헬로 차이나〉의 혜선은 부유한 중국인 고객 덕에 집을 마련할 수 있었지만, 뒷마당에 걸어둔 깃발을 훼손한 범인으로 딸의 중국인 남자친구를 지목한다. 〈한국인의 밤〉의 클로이 아빠는 “호주에 사는 한국인을 영주권자 이상, 이하로 나누”며 딸에게 “영주권이 없는 남자는 절대 만나지 말라고 말”한다. 이렇듯 『골드러시』는 이민자의 고달픔을 실감 나게 다루는 한편 그들의 뿌리 깊은 혐오도 함께 드러냄으로써 이민자 사회의 다층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식당 직원 대부분은 유학생이거나 워킹홀리데이비자가 있었는데 다들 결국 영주권을 따지 못해서 한국으로 돌아갈 애들이라고 했다. 그러니 책임감을 기대해서도 안 되고, 정을 주어서도 안 된다고 했다. 그는 호주에 사는 한국인을 영주권자 이상, 이하로 나누었다. 영주권자와 시민권자만이 호주 이민의 고충을 나누며 서로 도울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클로이가 새 친구를 사귀면 친구가 한국인인지 물은 다음 영주권이 있는지 물었다. 연애에 있어서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영주권이 없는 남자는 절대 만나지 말라고 했다. _〈한국인의 밤〉,

“너는 나를 사랑해서 괴롭지 않았어?
수치스럽지도, 두렵지도 않았어?”
이별을 앞둔 세 연인들의 아슬아슬한 사랑 이야기


『골드러시』의 한 축이 한국계 이민자의 생계와 정체성 혼란, 이민자 사회 내부의 균열과 불화라면, 다른 축은 한때 힘든 시기를 함께 견디며 삶의 기쁨이 되어주었으나 이제는 마음의 짐이 되어버린 연인 이야기다. 〈골드러시〉의 진우와 서인은 일식당 직원이 생활하는 셰어하우스에서 처음 만나 7년을 부부로 지냈으나, 지하 광산을 개조한 숙소에 머물며 폐광을 탐방하는 여행에서 노을로 온통 물들어 “붉기만 한 세계”를 마주해 이별이 임박했음을 예감한다. “비록 시효가 지나버렸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사랑과 히스테릭한 희망의 파편들, 그리고 그것들이 남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들만이 그들의 삶을 증거할 뿐이다”(은희경 소설가). 〈외출 금지〉의 은영과 희율은 성소수자 차별과 혐오가 없는 유토피아를 꿈꾸며 호주행을 택한 레즈비언 커플이다. “자기 세계에 갇혀서 타인과 관계 맺을 줄 모”르는 은영, “제멋대로 살면서 문제를 일으키고 옆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희율은 결국 이별을 고하지만 팬데믹으로 인한 외출금지령으로 한 집에 계속 살게 되면서 어느덧 관계가 회복될 조짐이 보인다.

〈배영〉의 우현과 여진은 3년째 동거 중이다. 대학 생활을 함께한 그들은 같은 날에 졸업하지만, 여진은 괜찮은 직장을 구해 안정기에 접어든 반면 우현은 근무 환경이 열악한 회사 일로 매 순간 불만을 표출한다. 두 사람은 관계가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하며 “언제 어떻게 헤어지면 좋을까” 고민하지만 이래저래 겹치는 지인과 줄줄이 이어지는 경조사, 함께 묶인 집 보증금 때문에 이별을 자꾸만 미룬다. 그들의 갈등은 서해 캠핑 때 조용하게 폭발하며 폭죽에 화상을 입은 우현의 다리처럼 거무죽죽하게 곪아간다. 서수진 작가는 〈배영〉에 대해 “사랑을 더 이상 손에 움켜쥘 수 없을 때에도 그것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고 믿고 싶었다. 사라져버린 것에 대해,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에 대해 쓰고 싶었다. 내 글이 사랑을 위한 것이기를 바란다”라고 밝힌 바 있다. 『골드러시』의 표지에 쓰인 그림 제목은 ‘The Sunset That Flows Like Love’이다. 사랑은 태양의 움직임을 닮았다. 온 세상을 영원히 밝힐 것처럼 솟아올랐다가 어느새 벌겋게 하늘을 물들이며 저물어버리지만 아직 낮은 끝나지 않았다고, 낮은 다시 찾아올 거라고 믿게 한다.

한국과 전혀 다른 곳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이들이 움켜쥔 희망, 이별을 유예하는 이들이 움켜진 사랑의 잔상을 담담하고 간결한 문체로 서술하는 『골드러시』에는 호주인과 결혼해 현재 호주 시드니에 살고 있는 작가의 생생한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한국계 이민자의 희노애락을 조명한 이야기가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는 요즘, 한국 디아스포라 문학의 선두 주자인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그녀의 몸이 검은 바닷물에 순식간에 잠겼다. 물 위에 누웠다. 달이 저 높이에서 하얗게 빛났다. 바닷물 위로 얼굴과 가슴을 내놓고 배영을 했다. 다리를 젓고 또 저었다. 힘이 빠져 더 이상 다리를 저을 수 없자 눈을 감았다. 달이 사라졌다. 물속으로 천천히 가라앉았다. 차고 외로웠다. 이 기분을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_〈배영〉,

■ 작가의 말

이 책에 실린 소설은 각각의 발표 시기로 짐작할 수 있듯이 시간의 틈이 매우 넓다. 소설을 쓸 때의 마음 역시 서로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는데, 책으로 묶으려 다시 읽으면서 그 마음들이 너무 닮아 놀랐다.

미발표작인 〈졸업 여행〉은 2019년에 썼다. 호주가 산불로 고통받은 때였다. 뉴스에서는 끝없이 불타는 숲이, 새끼를 끌어안은 채 불에 탄 코알라가, 노을이 아닌 화염으로 붉게 물든 하늘이 나왔다. 호주 전역에 퍼진 산불이었다. 내가 사는 지역은 산불 피해를 직접 입지는 않았는데 아침에 창문을 열면 매캐한 재가 들이닥쳐서 가까운 곳에 큰불이 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랜 가뭄으로 급수제한령이 내렸다. 잔디가 누렇게 마르고 군데군데 흙이 드러났다. 앞집에 사는 독실한 기독교인은 비가 오게 해달라고 기도한다고 했다. 신을 믿지 않는 사람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사는 때였다. 나 역시 그런 마음으로 〈졸업 여행〉을 썼다. 폭염과 가뭄으로 뜨겁고 목마른 계절이었다.

불길에 내몰리는 승수의 마음을 기억한다. 깊고 차가운 물속에 가라앉는 여진의 마음도, 어둡고 뜨거운 폐광에서 주저앉는 진우의 마음도 기억한다. 그 마음들이 책으로 나올 수 있어서 다행이다.

책을 읽는 당신의 마음이 어디에 있든지 그들의 마음과 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우리가 조금 덜 외롭기를 바란다.

2024년 2월
여전히 뜨거운 여름, 시드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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