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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0
서시 13 가(家), 가(價) 기일(忌日) 23 041-610-2300 24 눈 26 대화 28 마취와 마비 사이 30 미루처럼 32 시장에서 34 아버지 산소에 가면 36 아프다 38 어머니 40 아버지 덕에 산다 42 외탁(mother's side) 43 할머니와 손자 44 애(愛), 애(哀) 깔때기 49 데칼코마니 50 뚱딴지 52 먼지 54 부석사(浮石寺) 55 북한강에서 56 사랑 8 58 단풍(丹楓) 60 수개미 61 접(蝶) 62 탁구공 64 항성(恒星) 66 교(敎), 교(校) 삭신(色身) 71 그 선생님 72 사람은 74 아침 빗길 76 언어(言語) 물리량(物理量) 78 지우개 80 차곡차곡 82 초등학교 동창회 84 콩콩콩 86 툭 88 행복(幸福) 90 향적봉(香積峰) 92 혹은 潭潭, 혹은 淡淡 그리고 잔잔(潺潺) 94 연필(鉛筆) 96 흐린 눈으로 세상 보기 97 각(覺), 소(笑) 간화선(看話禪) 101 까마중 102 난독증(難讀症) 104 뒤숭숭 숭숭뒤 106 못된 모기, 안된 모기 107 백남준 특별 전시회를 보고 108 보리 위로 걷고 싶다 110 봉수산 112 사랑은 사람을 넘을 수 없다 113 산 114 석두(石頭) 116 바다 1 118 엉덩방아 119 운해(雲海) 120 카프카 불러내기 122 태만(怠慢) 124 한라설화(漢拏雪花) 126 은행목 128 향일성(向日性) 129 꿈 130 개굴개굴 131 공생(共生) 134 김장 김치를 썰며 136 달초(撻楚) 139 답안지 143 맨손으로 사과 쪼개기 146 산역(山役) 149 텃밭 1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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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시를 짓기 시작한 때가 언제인지 까마득하다. 그동안 나는 초고를 잡고 계속해서 쉽게쉽게 다듬는 시짓기를 해왔다. 시를 짓는 나도 쉽게 다시 읽고 싶고, 나의 시를 함께 나눌 사람들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시를 쓰고 싶었다. 잔잔하고 편안하지만 그래도 뭔가를 생각하게 조그만 실마리를 주고 싶은 마음이었을까? 이 시집에서 실마리의 끝에 나는 ‘아버지’를 매달았다. ‘답다’라는 말의 의미가 지워져 버린 시대를 살면서 ‘아버지답다’, ‘남자답다’가 가진 낡아버린 가치(價値)의 의미를 관조(觀照)한다. 그것은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이 자신의 아이를 자전거 뒷자리에 태우고 세상을 내달려 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기도 하다. 시를 짓는 일이 쉽지 않다. 시는 내 생각의 실마리에서 나오는 것이고, 내 마음이 향하는 곳 어디쯤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종종 나는 나를 속인다. 내가 나마저 속이곤 하는데 타인(他人)에게야 오죽하겠는가? 그래서 나의 시는 솔직하지만 그만큼 솔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 간격이 주는 긴장감이 나로 하여금 자꾸 시를 짓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2003년에 등단했으니 시집을 냈어도 여러 권 내었을 시간이 흘렀는데 이제 첫 시집을 내는 까닭도 이러한 자기모순을 극복하지 못함에 있었다. 그러나 이젠 세상에 내 시들을 던질 마음이 생겼다. 이순(耳順)을 넘긴 세월이 부끄러움의 감도(感度)를 줄여준 것이다. 그리고 이상하게 이전보다 내 시가 더 좋아졌다. 내가 내 시를 읽으면서 눈시울이 붉어지는 경험도 참 새롭다. 다만, 세상을 향해 던져진 시들이 시들시들하지 않고 생생하게 잘 살았으면 하는 바람만 있다. 표지 작업을 한 김영신 작가와 장한결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