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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고 듣고 깨달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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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내가 보고 듣고 깨달은 것들 - 아감벤
내가 보고 듣고 깨닫지 못한 것
내가 조르조에게서 배우고 느낀 것들 - 옮긴이
옮긴이의 글

저자 소개 2

조르조 아감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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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orgio Agamben

프랑스를 시작으로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이탈리아의 철학자이자 미학적 시각을 지닌 비평가. 1942년 로마에서 태어나 파리의 국제철학원과 베로나 대학을 거쳐 현재는 베네치아 건축대학 교수이다. 아감벤의 문체가 대단히 신학적이고 철학적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특히 그가 분석하는 역사 인식이나 세계관이 너무나 참신하기 때문에 지금 세계에서 가장 뜨겁게 논쟁되고 있는 철학자 중의 한 명이다. 스스로 다루고 있는 소재의 내용에서 자신의 내적인 주관성에 관한 표현을 발견하지 못한 채, 그 내용의 부정을 무한히 반복하다가 결국 자기 자신의 내용에 대한 부정에 이르게 된다는, ‘내용 없는
프랑스를 시작으로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이탈리아의 철학자이자 미학적 시각을 지닌 비평가. 1942년 로마에서 태어나 파리의 국제철학원과 베로나 대학을 거쳐 현재는 베네치아 건축대학 교수이다. 아감벤의 문체가 대단히 신학적이고 철학적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특히 그가 분석하는 역사 인식이나 세계관이 너무나 참신하기 때문에 지금 세계에서 가장 뜨겁게 논쟁되고 있는 철학자 중의 한 명이다.

스스로 다루고 있는 소재의 내용에서 자신의 내적인 주관성에 관한 표현을 발견하지 못한 채, 그 내용의 부정을 무한히 반복하다가 결국 자기 자신의 내용에 대한 부정에 이르게 된다는, ‘내용 없는 인간’으로서의 현대 예술가의 운명을 고찰한 미학서인 『내용 없는 인간』( 1970년)을 발표하면서 비평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한 아감벤은, 『스탄체 ; 서양문화의 언어와 이미지』(1977년)와 『유년기와 역사』(1978년), 『사고의 종언』(1982년), 『언어활동과 죽음』(1982년), 그리고 『산문의 이념』(1985년) 등의 저작들을 통하여 그의 미학적 스탠스에서의 글쓰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1990년에 발표된 정치철학적 선언서인 『도래하는 공동체』에서 제시되고 있는 국가와 민족, 그리고 계급 등을 향한 귀속을 거부하는 ‘주체 없는 주체’에 관한 모델과 매우 닮아 있다.

그밖에도 그의 미학을 둘러싼 이론적 또는 역사적 관심은 발터 벤야민의 이탈리아어판 저작집의 편집 참여와, 1993년 질 들뢰즈와의 공저인 『바틀비 ; 창조의 정식』(1993년)을 통하여 지속되어 왔다. 이후에 아감벤은 구소련 및 동유럽의 사회주의체제의 붕괴를 계기로, 언어활동을 테마로 유럽의 인간적인 조건에 관한 미학적인 고찰에서 정치에 관한 철학적인 고찰로 글쓰기의 이행을 시도한다. 실제로 ‘정체성 없는 단독성’만을 기초로 하는 공동성, 그리고 어느 한 속성으로 인하여 귀속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일체의 속성에 대한 무관심을 통하여 각자가 현재의 존재방식인 단독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토대로 공동체 구상을 제시한 『도래하는 공동체』(La comunia che viene, 1990년)를 시작으로, 『목적 없는 수단 ; 정치에 관한 노트』(1995년)에서 제시되고 있는 정치에 관한 현재적 테마들 - 생, 예외상태, 강제수용소, 인민, 인권, 난민, 은어, 스펙터클, 몸짓 등 - 을 통해 아감벤은 정치의 존재론적 지위 회복을 주장하고 있으며, 그 지표가 될 수 있는 개념들을 재고하고 있다. 그 가운데 무엇보다도 주목할 저작으로는 『호모 사케르 ; 주권 권력과 벌거벗은 생』(1995년), 『예외상태』(2003년), 『아우슈비츠의 남겨진 것』(1998년)의 3부작을 들 수 있다.

조르조 아감벤의 다른 상품

서울대학교에서 작곡을 공부했고 이탈리아 피렌체 국립대학에서 미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밀레니엄을 전후로 20여 년 남짓 피렌체에 머무르며 이탈리아의 깊고 넓은 지적 전통을 탐색했다. 귀국 후 이탈리아의 인문학과 철학 저서들을 한국어로 옮기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조르조 아감벤의 『내용 없는 인간』, 『불과 글』, 『행간』, 움베르토 에코 편저 『경이로운 철학의 역사 1~3』, 잔카를로 데 카를로의 『건축과 자유』, 『참여의 건축』, 필리페 다베리오의 『상상 박물관』, 로베르토 에스포지토의 『코무니타스』, 『임무니타스』, 『사회 면역』 등이 있다. 대산문화재단의 지원으로
서울대학교에서 작곡을 공부했고 이탈리아 피렌체 국립대학에서 미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밀레니엄을 전후로 20여 년 남짓 피렌체에 머무르며 이탈리아의 깊고 넓은 지적 전통을 탐색했다. 귀국 후 이탈리아의 인문학과 철학 저서들을 한국어로 옮기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조르조 아감벤의 『내용 없는 인간』, 『불과 글』, 『행간』, 움베르토 에코 편저 『경이로운 철학의 역사 1~3』, 잔카를로 데 카를로의 『건축과 자유』, 『참여의 건축』, 필리페 다베리오의 『상상 박물관』, 로베르토 에스포지토의 『코무니타스』, 『임무니타스』, 『사회 면역』 등이 있다. 대산문화재단의 지원으로 가브리엘 단눈치오의 『무고한 존재』를 한국어로, 이승우의 『식물들의 사생활』을 이탈리아어로 옮겼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68쪽 | 130*190*20mm
ISBN13
9791198073716

책 속으로

로마에서 누군가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지구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별의 지옥이고, 우리의 삶은 그 별에서 저주받은 이들이 지은 죄 때문에 받는 형벌이라고. 하지만 그렇다면 하늘과 별이 있고 귀뚜라미가 노래를 부르는 이유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오히려 형벌이 더욱더 잔혹하고 날카롭게 느껴지도록 지옥을 다름 아닌 천국에 심어놓았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 p.11

아주 오래전 여름, 빈에서 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는 우리 안의 선한 부분을 떳떳하게 지키며 살아가는 것 못지않게 우리의 수렁과 굴욕도 떳떳하게 수긍하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전자만이 후자를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준다면 후자에 대한 인식만이 전자를 진실하게 만든다.
--- p.55

‘사랑’에서 무엇을 배웠나? 사랑의 은밀함은 어떤 정치적 본질 같은 것에 가깝다. 그렇지 않다면 사람들은 그것을 공유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자산인 듯 행동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사랑의 은밀함은 정치에서 제외되고, 사실상 이에 대해 무언가를 더 잘 알고 있는 듯 보이는 여성들의 보호에 의탁된다. 바로 이것이 우리 사회가 고질적으로 남성우월주의적이며 모순적이라는 사실의 근거다.
--- p.69

우리는 노아가 방주 바깥으로 날려 보낸 비둘기와도 같다. 지상에 어떤 생명체가 살아 있는지, 하다못해 입으로 물어올 수 있는 올리브 나뭇가지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 살피는 것이 우리의 임무였는데 우리는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우리는 방주로 돌아가기를 원치 않았다.

--- p.125

출판사 리뷰

이탈리아 출판사 에이나우디 소개글

이 책은 아감벤이 지금까지 펴낸 어떤 저서와도 닮지 않았다. 마치 마지막 말을 남기려는 듯, 혹은 유언장을 서둘러 준비하다가 결국에는 유언을 남길 사람이 없다는 걸 깨닫고 써내려간 듯한 느낌을 준다. 그의 삶은 번개처럼 흘러갔다. 그의 광선과도 같은 삶은 그래서 보여줄 것이 많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 짧은 시간에 그의 선생들, 친구들, 만남들, 그가 머물었던 곳이 그에게 남겨준 것은 무엇인가? 그 찰나와도 같은 생의 순간에 그가 꿰뚫어보았던 것은 무엇인가? 그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노아가 방주 바깥으로 날려 보낸 비둘기와도 같다. 지상에 어떤 생명체가 살아 있는지, 하다못해 입으로 물어올 수 있는 올리브 나뭇가지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 살피는 것이 우리의 임무였는데 우리는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우리는 방주로 돌아가기를 원치 않았다.”

〈옮긴이의 글 중에서〉

아감벤의 『내가 보고 듣고 깨달은 것들』은 그가 지금까지 사용해온 모든 서술 양식과 형태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 문헌학적 분석이나 패러다임의 경계를 추적하는 계보학적·고고학적 탐색은 사라지고 그가 항상 은밀하게 추구해온 철학의 시적 세계만이 전면에 부각된다. 그가 철학과 시의 조합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가운데 도달한 어떤 경지를 자각하면서, 어떻게 보면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의 철학, 자신이 탐구한 세계 모두에 대한 통찰과 이 모든 것에서 비롯되는 감동이 한데 어우러지는 지경에 도달하면서 이 책을 썼으리라는 점은 어느 정도 분명해 보인다. 섬광처럼 번뜩이는가하면 폐부를 찌르기도 하는 그의 단상들은 그가 추구해온 시적 산문 양식의 정수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글쓰기를 완성된 형태로 선보이는 것이 저자의 우선적인 목적이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왜냐하면 황혼에 접어든 저자가 자신의 생애와 철학을 되돌아보며 마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듯 빠르고 간략하게 써 내려간 일종의 철학적 유언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단상들은 시나 일기의 한 구절처럼 쉽게 읽히면 서도 나름대로 의미심장한 교훈이나 가르침을 전해준다. 하지만 이 글들은 철학과 앎에 대한 저자의 기본적인 자세와 입장이 무엇인지 헤아리는 데 유용한 단서로도 읽을 수 있고, 저자가 주요 저서에 체계화한 철학 이론의 가장 본질적인 측면들을 파악하는 데 실마리를 제공하는 일종의 키워드나 비유로도 읽을 수 있다.

〈서평〉

『내가 보고 느끼고 깨달은 것들』은 마치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다시 읽듯 아감벤이 자신의 삶을 읽으면서 쓴 책이다. 어떤 책이 마음에 와 닿을 때, 마음을 어루만질 때 벌어지는 일은 무엇인가? 빛이 책을 만지고, 빛을 매개로 눈이 책을 만진다. 바로 이 책을 매개로, 하지만 더 이상 물리적이지 않고 형이상학적인 무언가를 매개로 저자와 독자의 접촉이 이루어진다. 아감벤이 찾으려 했던 것도 이러한 공백, 예를 들어 “분규와 조소, 전시와 심연, 어둠과 광채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접촉의 틈새이자 공백”이었다. 이 책이 마음을 건드리는 이유는 그의 삶과 그가 자신의 삶 자체를 읽는 일, 그가 쓴 것과 쓴 적이 없는 것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극단적인 접촉에 대해 말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신의 저서를 결코 해독하지 못한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글을 계속 쓰는 것뿐이다. 작가에게 그의 작품이 하는 말은 ‘나를 만지지 마라’다. 그래서 자신의 삶을 읽는 작가는 더 이상 쓰지 못한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영원히 쓰이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는 무언가를 읽는 것뿐이다. 결국 아감벤이 자신의 삶을 다시 읽으며 쓴 글에서도 우리가 읽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글과 삶 자체의 극단적인 접촉이 이루어지는 한계 지점 혹은 신비뿐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두 움직임이 만나는 곳에는 ― 모든 표상이 사라지는 순간 ― 환희와 광채가 있을 뿐이다.” 글로 무언가를 건드린다는 것은 언제나 한계와 접촉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접촉은 물리적인 것과 형이상학적인 것, 만지는 것과 만져지는 것 간의 한계 지점에서 일어난다. 그래서 독자의 마음을 만지는 책은 언어의 한계를 묘사한다. 책을 손에 쥐고 읽는 우리를 다시 거머쥐는 이 책에서, 언어는 삶 자체 외에 아무 것도 의미하지 않는다. 말과 말 사이에서 우리가 만지는 것은 다름 아닌 삶이다. 삶은 저자와 독자가 보고, 듣고, 깨달은 것과 한 번도 보고, 듣고 깨달은 적인 없는 것 사이에 남는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철학이 내게 가르쳐준 것은 무엇인가? 인간으로 존재하는 것은 우리가 아직 인간이 아니었던 순간들을 떠올리는 것과 같다. 인간의 과제는 유아기, 동물적인 것, 신성한 것을―아직은 인간적이지 않았던 순간과 더 이상 인간적이지 않은 순간들을 기억하는 데 있다.” (카르타 스포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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