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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욕
2. 탄약고 3. 허수아비 이야기 4. 쿠이 할아버지 5. 치히로의 프롤로그 6. 은은한 달빛 아래 선 나오코 7. 다이유사쿠, 그리고 치히로 8. 리샤오다오 9. 분노한 참새들 10. 하아추안의 죽음 11. 늑대 골짜기 12. 양무촨의 전투 13. 봄날을 향한 행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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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샨과 치히로》는 중국의 항일전쟁 시기 동북 지역에서 있었던 항일무장군대 ‘항련’의 투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작품이다. 동북 항련은 중국의 해방전쟁에 있어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알려져 있는 만큼 거기에서 목숨을 바쳐 싸웠던 수많은 이름없는 ‘항련’들의 이야기는 문학적으로 형상화할 충분한 가치를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샨과 치히로》가 항일운동이라는 자칫 무겁고 진지한 시대적 과제를 이야기하면서도 어린이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은 만샨이라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 덕분이다. 만샨은 으스대길 좋아하고 가끔은 어른들한테도 함부로 굴 만큼 막무가내에다 말썽꾸러기지만 용감하고 영리하며 정의를 위할 줄 아는 소년이다. 어떤 경우에도 기죽지 않고 할 말은 다하고 스스로의 기지와 용기로 항일운동의 한 부분을 담당하는 만샨을 보노라면, 조국의 해방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항련의 수많은 전사들의 어린 시절을 보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함과 생명력이야말로 어떤 일에서든 보편적인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작가는 《만샨과 치히로》를 통해 중국의 항일운동과 항련이 되기 위해 싸우는 중국 소년의 고군분투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일본인을 무조건 사악한 존재로 규정하지는 않는다. 고향을 떠나 낯선 땅에서 이유도 모른 채 총을 들고 싸우고 있는 일본 병사 역시 어느 어린이의 아버지라는 점을 보여주며 동정심을 불러일으킨다거나 나오코를 통해 국적과 상관없이 어린이들은 서로에게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식이다. 항련의 공격으로 기차역이 파괴되고 역장인 나오코의 아빠가 죽게 되면서 나오코가 딱한 처지에 처하게 된 장면을 보면, 전쟁과 침략이란 모든 사람들을 고통받게 한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더욱이 작품의 후반부에 만샨과 단짝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일본 군견 치히로는 전쟁의 또다른 희생양으로 볼 수 있다. 치히로는 군견으로 길러져 중국 땅으로 왔으나 결국 폭발의 충격으로 길 잃은 개가 되었다가 만샨에 의해 새로운 이름을 갖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치히로가 마지막에 아예 산속으로 들어가 늑대의 친구가 되는 것을 보면 본래의 자연스러움을 회복하는 것만이 전쟁의 공포와 고통을 이겨내는 방법임을 알 수 있게 된다. 사람과 동물 가릴 것 없이 모든 존재는 그 자체로 숭고하고 가치 있다는 점이 바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일 것이다. 《만샨과 치히로》는 항일운동을 다룬 이야기이므로 비장하고 엄숙한 상황이 연이어 등장하고, 그 안에서 중국인들이 얼마나 꿋꿋하고 단단하게 항일 의지를 북돋우는가를 자세히 그려낸다. 그러나 한없이 낙천적이고 씩씩한 만샨 캐릭터가 전면에 나오는 덕분에 어린이 독자들은 무거운 주제를 즐겁고 흥미롭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또한 곳곳에 등장하는 동물들 시점의 관찰이나 이름없는 일본군이나 술집 종업원들의 우스꽝스러운 슬랩스틱 코미디가 긴장을 적절히 누그러뜨려 책읽기의 재미를 더해 준다. 《만샨과 치히로》는 중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으로, 최근 중국 중앙TV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어 방영을 앞두고 있으며 영화도 제작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