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조
동백꽃 금 두꺼비 |
|
아씨는 아직 이불 속에 들어 있는 남편 앞에 도사리고 앉아서는 아침마다 졸랐다. 왜냐면 아침때가 아니고는 늘 난봉 피우러 쏘다니는 남편을 언제 한번 조용히 대해볼 기회가 없었다.
그나마도 어제 밤이 새도록 취한 술이 미처 깨질 못하여 얼굴이 벌거니 늘어진 사람을 흔들며 "여보! 자우? 벌써 열 점 반이 넘었수. 기운 좀 채리우." 하고 말을 붙이는 것은 그리 정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면 서방님은 그 속이 무엇임을 지레 채고 눈 하나 떠보려 하지 않았다. 물론 술에 곯아서 못 들을 적도 태반이지만 간혹 가다간 듣지 않을 수 없을 만한 그렇게 큰 음성임에도 불구하고 역시 못 들은 척하였다. --- “정조” 중에서 내가 학교에 다니는 것은 혹 시험 전날 밤새는 맛에 들렸는지 모른다. 내일이 영어시험이므로 그렇다고 하룻밤에 다 안다는 수도 없고 시험에 날 듯한 놈 몇 대문 새겨나 볼까, 하는 생각으로 책술을 뒤지고 있을 때 절컥, 하고 바깥벽에 자전거 세워 놓는 소리가 난다. 그리고 행길로 난 유리창을 두드리며, 이상, 하는 것이다. 밤중에 웬놈인가 하고 찌뿌둥히 고리를 따보니 캡을 모로 눌러 붙인 두꺼비눈이 아닌가. 또 무얼, 하고 좀 떠름했으나 그래도 한 달포 만에 만나니 우선 반갑다.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고 어서 들어오슈, 하니까 바빠서 그럴 여유가 없다 하고 오늘 의논할 이야기가 있으니 한 시간쯤 뒤에 저의 집으로 꼭 좀 와주십시오, 한다. 그뿐으로 내가 무슨 의논일까, 해서 얼떨떨할 사이도 없이 허둥지둥 자전거종을 울리며 골목 밖으로 사라진다. --- “두꺼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