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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포전
만무방 이런 음악회 밤이 조금만 짤럿드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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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를 적시며 맑은 샘이 쫄쫄거린다. 산토끼 두 놈은 한가로이 마주 앉아 그 물을 할짝거리고. 이따금 정신이 나는 듯 가랑잎은 부수수 하고 떨린다. 산산한 산들바람. 귀여운 들국화는 그 품에 새뜩새뜩 넘논다. 흙내와 함께 향긋한 땅김이 코를 찌른다.
요놈은 싸리버섯, 요놈은 잎 썩은 내, 또 요놈은 송이. 아니, 아니, 가시넝쿨 속에 숨은 박하풀 냄새로군. 응칠이는 뒷짐을 딱 지고 어정어정 노닌다. 유유히 다리를 옮겨 놓으며 이나무 저나무 사이로 호아든다. 코는 공중에서 벌렸다 오므렸다 연신 이러며 훅, 훅. 구붓한 한 송목 밑에 이르자 그는 발을 멈춘다. 이번에는 지면에 코를 얕이 갖다 대고 한 바퀴 비잉, 나물 끼고 돌았다. ‘아하, 요놈이로군!’ 썩은 솔잎에 덮이어 흙이 봉곳이 돋아 올랐다. --- “만무방” 중에서 이 황철이는 참으로 우리학교의 큰 공로자이다. 왜냐면 학교에서 무슨 운동시합을 하게 되면 늘 맡아놓고 황철이가 응원대장으로 나슨다. 뿐만 아니라 제 돈을 들여가면서 선수들을 (학교에서 먹여야 번이 옳을건대)제가 꾸미꾸미 끌고 다니며 먹이고, 놀리고, 이런다. 그리고 시합 그 이튼날에는 목에 붕대를 칭칭하게 감고와서 똑 벙어리소리로 "어떻냐? 내 어제 응원을 잘해서 이기지 않었니?" --- “이런 음악회”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