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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정해진 미래) 17
개발에 뛰어들다 워밍업 26 공포의 공구리 35 인생 첫 개발의 추억 44 노가다의 두 전설 55 너무 쉬워 힘든 일 65 쓰레기 국물과 사회의 이면 74 개발판의 군상들 물 대신 술, 문 반장 86 노가다의 기본 93 뼈다귀 개발맨과의 하루 102 더는 갈 곳이 없는 사내들 111 왜 난 고통을 자처했을까 122 그림자의 본질 134 영화로 돌아오다 프로듀서를 만나다 148 낮에는 글노동, 밤에는 막노동 157 캐스팅 회의와 기다림 166 너 따위 놈이 영화를 논해? 174 취중영화 183 의욕상실 186 개발로 도피하다 철거 전문 크루 196 앞을 가린 먼지 206 지리멸렬, 그건 바로 나 208 거리의 시인 215 공모전 준비 그들의 이야기가 곧 나의 이야기 226 합격자 발표 237 절실히 원하기 때문 250 맺으며 (작가의 말) 2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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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가상의 시나리오 즉, 허구의 이야길 쓰는 놈이었다. 하지만 정작 완성된 거라곤 그 허구를 쓰기 위해 시작한 개발에 대한 논픽션이니 삶이란 참 아이러니하다. 만약 내가 개발 대신 구두닦이 일을 했다면 그걸 글로 썼을까? 아, 그건 썼겠지… 그럼 커피숍 알바를 했다면? 그것도 알 수 없는 일이다. 누구에게나 삶은 고달픈 법이니까. 어쨌든 난 아직 하고 있다. 개발과 글 어느 것 하나 때놓을 수 없는 나의 일부분이다. 그건 여전히(어쩌면 영원히) 지긋지긋하지만 가끔 날 웃게 만든다. 그렇기에, 힘이 닿는 한 계속해 볼 작정이다.
어쩌면 내가 잠시나마 당신의 거울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뭔가를 느꼈을지도, 아무것도 없을지도 모른다. 그저 페이지를 넘기다 조금이라도 낄낄댔다면 나로선 대만족이다. 혹시 개발행 열차에 탑승하고 싶은가? 당장 나에게 연락하라 일등석 티켓을 끊어주겠다. 어쩌면 현장에서 날 만날 수도 있겠지. 아마 난 괜히 어슬렁대며 다가와 말을 걸어댈 것이다. 그리고 무심한 척 질문 하나를 던질 것이다. 아주 오래전 승식이 내게 던졌던, 노가다의 기본에 관한 그 질문 말이다. 제발 조금만 더 참아달라. 그래야 내가 그토록 써먹고 싶었던 다음 한마디를 말할 수 있으니까. “뭐든 털어내야 새로 지을 수 있거든.” ---「작가의 말」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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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을 꿈꾸는 한 남자의
공사장 막노동 이야기! 영화감독 지망생인 작가는 꿈과 현실 사이의 타협점을 찾기 위해 ‘인력개발 현장’ 일명, 공사장 막노동 현장에 뛰어든다. 그리고 그곳에서 다양한 이유로 공사장에 찾은 사람들을 만난다. 사업 실패, 퇴직 등의 이유로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사람들, 잦은 취업 실패로 무엇이라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취업 준비생들, 꿈을 좇기 위해 현실과 타협한 예술인들. 마치 그곳을 내 집처럼 드나드는 수많은 인부들…. 어느새 작가는 먼지 수북한 공사장에 한 몸처럼 스며들어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때론 날카로운 시선으로 타인의 모순적인 행동을 꼬집기도 하고, 유머러스한 문장으로 어떤 이의 삶에 친밀감을 더하기도 한다. 또한 연민의 눈으로 상황을 바라보며 함께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도 한다. 물론, 스스로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공사장 한복판에서 영화를 외치는 자신의 모습을 꽤 오랫동안 날 선 눈으로 직시한다. 노승원 작가는 한마디로 이야기꾼이다. 그가 묘사하는 인부들은 책 속에서 다채로운 모습으로 살아 움직인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과도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책 속 인부들의 모습에서 스쳐 지나갔던 수많은 이의 모습이 비치기도 한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 모두 자신만의 서사가 있듯, 공사장 인부들 역시 그들만의 이야기가 있다는 어찌 보면 당연한 사실을,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된다. 그래서 더욱 그들의 삶을 응원하게 된다. 새벽녘, 작업복 가방을 들고 인력개발소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 먼지 쌓인 퀴퀴한 곳에서 뜨거운 땀을 흘리는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를 읽어 내려가다 보면 어쩐지 마음 한편이 따뜻해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우린 그렇게 각자의 방식으로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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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고지전]의 연출부로 함께 일하고, 그 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종종 자신이 쓰고 있는 대본의 모니터링을 부탁했었다. 1, 2년에 한 번씩 통화하면 어떻게 지내냐고 안부를 묻곤 했다. 언젠가부터 그는 글을 쓰며, 생계를 위해 철거 노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 일을 하며 영화 대본을 쓴다는 것.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그가 지난 10년간 어떻게 살았을지 통화를 하며 궁금하기도 했다. 지인의 궁금증으로 그것을 읽어볼 기회가 생긴 것 같다. ‘영화의 꿈’을 위해 그가 지나온 시간을 읽으며, 지인으로서 여러 가지 생각들이 들었다. 이 책은 막노동으로 생활을 유지하며, 여전히 영화를 꿈꾸고 있는 한 청년의 이야기이다. - 장훈 (영화감독, 고지전, 택시운전사 등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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