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Veronique de Bure
베로니크 드 뷔르의 다른 상품
이세진의 다른 상품
|
인생이 원래 그런 거죠, 주님이 우리를 먼저 데려가시면 모를까, 살아 있는 동안은 우리가 사랑하는 이들이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아야 할 운명인 것을. 그래요, 뭘 어쩌겠습니까. 그분은 이렇게 편지에서 줄곧 존댓말을 썼어요.
--- p.28 하루 만에 눈동자가 주석에서 은으로 바뀐 듯 다시 반짝거리는 거 알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가 웃고 있잖아요. 엄마가 웃는다고요, 아빠가 돌아가신 후로 오랫동안 웃지도 않고 살던 엄마가요. --- p.32 엄마가 그자비에 아저씨를 다시 만난 후로 우리는 함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요. 엄마와 나의 마흔 살 나이 차는 급작스레 녹아내렸지요. 엄마는 두 사람의 해후를, 두 사람이 주고받은 말을 내게 거듭 이야기하면서 조금씩 나와 더 가까워져요. 이제 엄마는 엄마 나이가 아니에요. 사실 엄마는 이제 나이가 없어요. --- p.50 닥스 역 플랫폼에서 그자비에 아저씨가 껴안았을 때, 엄마는 뿌리치지 않았지요. 아저씨와 엄마 사이에는 아무도 없었어요. 그저 만회해야 할 세월이 있었을 뿐. --- p.89 아빠가 돌아가신 것만으로도 여름이 길게 느껴졌는데 이제 엄마에게 여름은 끝이 없을 것만 같지요. 엄마의 고독은 변했어요. 공허감은 그리움에 자리를 내어주었고 조바심이 체념 어린 평온을 밀어냈어요. 꿈이 후회를, 가을의 기약이 노스탤지어를 대신하지요. --- p.96 그게 아니죠, 오히려 그 나이니까 진지한 거예요. 진지하지 않을 수가 있나요. 즐기는 나이는 이미 지났고 사랑할 나이는 아직 지나지 않았으니까요. 그 나이에 누구를 만나면 끝까지 가는 거예요. 그 사랑은 영원하다는 것을 알지요. 여기서 말하는 영원은 스무 살에 말하는 영원이 아니거든요. 스무 살에 약속하는 영원은 너무 길어요. 일흔에 말하는 영원은 내일모레처럼 가깝지요. 마음에 충분히 와닿아요. --- p.109 “있잖아, 무서운 건 마음은 늙지 않았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거야…….” --- p.122 엄마는 늘 나이는 그 나이로 살 준비가 됐을 때 드는 법이라고 했어요. 그러니까 나이가 들면 드는 대로 살면 된다고 했지요. 물살을 거슬러 헤엄을 치고 싶어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니? 어차피 물살이 우리를 데려갈 곳에 가지 않겠다고 용을 써서 뭐해? 우리를 젊음에서 멀어지게 하는 물살은 마치 우리를 해안에서 멀어지게 하는 물살 같아. 그냥 물살에 몸을 맡기면 다른 해안으로 떠밀려 가 또 다른 풍경들을 발견하게 될 거야. --- p.126 내가 세월을 잊었던 거예요. 모난 부분을 매끄럽게 만들고 닳게 만들고 시들해지게 만드는 시간을. 아주 많은 것을 대수롭지 않게 만드는 시간을. --- p.248 내 어머니는 행복해질 권리가 있어요. 내 어머니는 연애할 권리, 집 아닌 다른 곳에서 살 권리, 신 앞에서나 어떤 형식으로나 재혼할 권리도 있어요. 그게 엄마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 면요. --- p.256 서로 사랑한다는 것은 언제가 될지 모를 이별을 무릅쓴다는 것이지요. --- p.281 |
|
“나한테 희한한 일이 일어났지 뭐니.”
일흔세 살의 어머니는 그날 밤 이 말로 베로니크를 맞이한다. 정말로 희한한 일이긴 하다. 어머니의 첫사랑이자 처음으로 실연의 아픔을 안겨준 남자가 오십 년이 훨씬 지나서 불쑥 연락을 해오다니…… 머지않아 옛날식 구애가 재개된다. 방문, 편지, 감격의 해후, 스치는 두 손. 브리지게임 외에는 소일거리도 없는 노년에, 다시 찾아온 사랑을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엄마와 사이가 유별난 딸, 너무 일찍 떠나보낸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가시지 않은 딸은 엄마의 과거에서 튀어나온 남자와 엄마의 새로운 자유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다시 만난 사랑』은 『체리토마토파이』의 작가 베로니크 드 뷔르의 자전적 소설로 노년의 사랑, 엄마와 딸의 애정, 그리고 동시대를 사는 부모와 자식 인생에서의 성찰을 맛 볼 수 있는 소설이다. 작가는 노년에 대한 타당성과 감정, 포기, 사랑, 육체적이고 친밀한 고통뿐만 아니라 온화한 버림, 점점 더 빨리 지나가는 시간의 수용, 하루의 작은 즐거움에 대한 강렬한 취향에 대해 잘 묘사한다. 『다시 만난 사랑』은 무한한 섬세함을 지닌 감성, 복잡한 감정을 정확하게 해부하는 순수한 소설이다. 어머니에 대한 헌사처럼 이 소설은 부드럽고 참된 삶의 끝에 유성처럼 오랜 세월이 흐른 후 우리가 예상치 못한 사랑에 빠져들게 하는 온유하고 진실한 소설이다. 작가의 어머니로부터 영감을 받은 이 소설 『다시 만난 사랑』은 인생의 황혼기 속에서 시간의 흐름과 효도, 사랑할 권리를 섬세하게 성찰할 기회를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