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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상흔
1 일그러진 천사의 탄생 2 이유 없는 반항 3 캘리포니아의 태양 4 내일은 오지 않는다 5 길 위에 선 밸런타인 6 머물지 않는 이들의 사랑 7 유럽에 뿌린 환영의 씨앗 8 천사, 스스로 날개를 꺾다 9 뉴욕이라는 이름의 유배지 10 나락 속의 금빛 트럼펫 11 방랑자의 여로 12 끝없는 질주 13 길 끝에는 아무도 없었다 14 꿈꾸는 법을 잊어버린 사내 15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16 악마의 그림자 17 이젠 사랑할 수 없다네 18 일그러진 천사의 탄생 19 우리가 정말로 사랑했을까 에필로그: 애증 옮긴이의 글(개정판): 쳇 베이커를 위한 변론辯論 옮긴이의 글(초판) 디스코그래피 찾아보기 |
James Ga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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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라호마 예일시 출신의 스물세 살 된 트럼페터가 스타급의 음악인인가에 대한 우리의 의혹이 우려에 지나지 않았음을 이 LP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시종일관 이 청년은 그만의 스타일과 사운드, 그리고 악기에 대한 장악력을 드러냈다. 디지 길레스피나 마일스 데이비스, 조 뉴먼, 쇼티 로저스, 클라크 테리 같은 이름 옆에 손가락 하나를 더 꼽아 새로운 존재를 더해야 할 것이다. 쳇 베이커가 등장했다.
--- p.197, 「4. 내일은 오지 않는다」중에서 쳇 베이커는 페데리코 펠리니가 단테의 입장에서 묘사한 도덕적이고 영적인 타락에 대한 분노의 대상으로 적절히 맞아떨어지는 인물이었다. 그의 추락은 많은 유럽인들에게 비극적인 매혹 으로 비추어졌고, 그들에게 쳇 베이커는 사람들의 영혼을 마음대로 다루는 마법의 예술인과 같았다. 그는 이 대륙의 어디에서나 자기를 따르는 많은 이들이 그에게서 뭐든 단 하나라도 얻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남은 평생 그들을 마음껏 이용했다. 리사 걸트 본드는 이렇게 말했다. “쳇 베이커는 세이렌과 같았어요.” 노래를 불러 선원들을 유혹해서 비참한 최후를 맞게 했다는 신화 속의 요부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는 매혹적이고 신비로운 사운드를 지니고 있었죠. 사람들이 거기에 반응을 보였고요. 하지만 세이렌의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포로로 잡히거나 죽음을 맞게 된다죠.” --- p.409, 「10. 나락 속의 금빛 트럼펫」중에서 언제나 그랬지만, 쳇 베이커는 적은 수의 음정만으로도 많은 것을 표현할 줄 알았다. 1970년대 후반부터 그의 밴드에 합류했던 피아니스트 필 마코위츠는 이렇게 얘기했다. “모차르트의 곡을 예로 들어 볼까요? 단 하나의 음정만 빼면 멜로디 라인 전체가 무너져 버리죠. 쳇 베이커의 음악도 마찬가지였어요. 그가 벌이는 연주 속에는 간결함과 명료함이 함께 내포돼 있었죠.” 장루이 라생포스가 남긴 말은 이보다 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쳇 베이커는 도대체 음악이란 게 무엇인지 내게 보여 준 사람입니다.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 말이에요.” 유럽 사람들은 그를 현명하고 나이 든 시인처럼 생각했다. 자신의 삶을 그대로 악기에 옮겨 드러낼 줄 안다는 얘기였다. 그들의 따스한 총애를 만끽하며, 쳇 베이커는 굳이 고향인 미국으로 돌아갈 이유를 찾지 못했다. --- p.700, 「15.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중에서 단지 멜로디만 연주한 음악인의 작품을 마주하게 된 것은 내게 정말 뜻깊은 순간이었습니다. 나에게는 과거의 모든 트럼페터가 가능하면 높은 음역과 큰소리만 구사하려고 애쓰는 것처럼 보였죠.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쳇 베이커가 등장해서 완전히 반대되는 음악을 선보이기 시작한 겁니다. 아마도 그의 트럼펫 연주는 인간의 목소리에 매우 가깝지 않나 싶어요. 그게 내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쳇 베이커는 정말 로맨틱한 사람이었죠. 동시에 아주 많은 고통도 지니고 있었을 겁니다. 난 그가 사랑과 이해를 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믿어요. 만약 그게 아니었다면 어떻게 그런 연주를 들려줄 수 있었겠어요? --- p.1011, 「에필로그: 애증」중에서 루스 영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면서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아요. 그저 가만히 앉아서 살아갈 뿐이죠. 그런데 쳇 베이커는 그걸 했어요. 거짓말을 하고 남을 속이는 개자식이 된 거죠. 월스트리트를 활보하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화장실에 걸어 들어가 마약을 합니다. 멋진 양복을 입은 채 그런 짓을 벌이는 건 그들의 실제 삶과는 아주 동떨어진 모습이죠. 결국 영혼이 결여된 것과 영혼 그 자체가 벌이는 싸움이에요. 바로 그 때문에 사람들이 쳇 베이커에게 끌리는 겁니다. 그는 정말 영적인 힘으로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알고 있었어요.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남자였죠. 쳇 베이커는 자신의 영혼과 대화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 p.1013, 「에필로그: 애증」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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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의 평가를 오가는 쳇 베이커의 삶과 예술
17년 만에 새롭게 펴내는 개정판 천사이거나 악마, 혹은 사람들이 아주 좋아하거나 아주 싫어하는 인물. 한 사람에 대한 평가가 이렇게 극단을 오가는 예는 흔치 않을 것이다. 천사의 목소리를 지녔으나 실제의 삶은 악마에 가까웠고, 유럽 대륙에서는 그야말로 추앙받는 존재였으나 정작 자신의 고향인 미국에서는 환대받지 못했던 재즈 뮤지션, 쳇 베이커 이야기다. 이 책은 레나 혼, 페기 리, 조지 마이클 등의 전기를 집필하며 ‘킬러 전기작가’의 명성을 얻은 제임스 개빈의 역작으로, 암스테르담에서 약물과 연루된 의문의 죽음 이후 신비로운 이미지로 팬들의 뇌리에 자리 잡은 트럼페터의 삶을 날카롭게 분석한 전기다. 한번 듣는 것만으로 모든 곡의 핵심을 꿰뚫는 천부적인 재능과 “재즈계의 제임스 딘”으로 불릴 정도로 잘생긴 외모는 그에게 탄탄대로의 삶을 약속한 듯 보였으나, 그 시대의 많은 뮤지션들이 그러했듯 쳇 베이커 역시 평생 마약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작가는 쳇 베이커의 전 생애를 뛰어난 글솜씨로 촘촘히 직조해 고통스럽고도 애달픈 그의 삶 속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2007년 을유문화사에서 처음 번역 출간된 쳇 베이커 전기는 『뉴욕 타임스』, 『다운 비트』 등 유수 매체로부터 가치를 인정받으며 가장 완성도 있고 믿을 만한 평전으로 지금껏 읽혀 왔다. 17년 만에 펴내는 개정판에는 이 책의 옮긴이이자 재즈비평가인 김현준의 해설이 새롭게 더해져 초판의 해설과 비교해 가며 읽는 재미가 있으며, 쳇 베이커의 음악을 즐겨 듣는 많은 이들이 그렇듯 팬으로서의 딜레마가 온전히 느껴지는 진솔하고도 귀중한 글이라 할 수 있다. 1950년대 비트 세대의 황량하고 고통스러운 초상화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 이 책의 부제이기도 한 〈You Can’t Go Home Again〉은 돈 세베스키가 쳇 베이커를 위해 작곡한 슬픈 멜로디의 발라드곡으로, 외로움에 관한 더없이 처연한 고백이자 한 편의 드라마틱한 서사시다.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2번에서 테마를 빌려 왔고, 토머스 울프의 소설에서 따온 이 제목은 곧 쳇 베이커의 생애 전체를 투영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사회의 물질적 풍요와 제도적 억압 사이에서 비트 세대가 등장했다. 1950년대 젊은이들은 지금이 마지막 순간인 것처럼 살았다. 잭 케루악의 소설 『길 위에서』 속 주인공 딘 모리아티와 같이, 쳇 베이커는 그 어떤 인물보다 극단적으로 비트 세대의 생활양식을 몸소 실천했다. 내일을 위해 아주 적은 돈이라도 남겨 둬야 한다는 생각은 전혀 못 하고 연주로 번 돈을 모두 마약을 사는 데 썼다. 자녀를 돌보는 책임은 전적으로 여인들의 몫이었고 그 자신은 미국과 유럽 등지를 떠돌며 마약과 함께 아슬아슬한 삶을 이어 갔다. 무대에서의 연주와 마약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따라서 책에는 연주 장면만큼이나 쳇 베이커가 마약을 구하러 다니거나 마약으로 인해 곤경에 처하는 장면들이 쉴 새 없이 등장한다. ‘My Funny Valentine…’을 감미롭게 읊조리는 모습과는 실로 대조되는 자기 파괴적인 삶이었고, 자신뿐 아니라 가족과 가까운 지인들마저 비참함의 구렁텅이로 빠뜨리는 쳇 베이커의 행적은 〈You Can’t Go Home Again〉이라는 곡으로 대변되는 듯하다. 작가의 치열한 펜 끝에서 탄생한 쳇 베이커를 둘러싼 괴리 책에 포함된 도판 역시 쳇 베이커의 삶을 압축해 보여 주는 귀중한 자료다. 수많은 여성 팬들을 몰고 다니던 젊은 시절의 자신감에 찬 얼굴은 뒤로 갈수록 볼이 움푹 패고, 삶의 역경을 고스란히 새긴 듯한 거친 주름살로 뒤덮인다. 눈을 질끈 감고 트럼펫의 마우스피스로 힘겹게 숨을 불어넣는 모습은 독자에게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마치 ‘예술가의 삶’이란 공식이라도 있는 것처럼 뛰어나고 독창적이며 매혹적인 작품 세계와는별개로 펼쳐지는 그들의 사생활은 매번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고 때로는 돌이킬 수 없는 배신의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쳇 베이커의 삶 역시 스피커를 타고 유유히 흐르는 아름다운 사운드와 같았다면 좋았겠지만, 한 권의 책에 집약된 이 뮤지션의 초상은 그 모든 것과 대척점에 놓인 채 우리 내부에 균열을 내고, 혼란을 불러온다. 어쩌면 삶이 그렇지 않기에 예술이 더 아름답게 빛나는지도 모른다. 작가의 치열한 펜 끝에서 탄생한 쳇 베이커를 둘러싼 괴리는 독자에게 어떤 깨달음을 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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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 베이커의 음악과 삶을 다루는 치밀한 전기. 수없이 많았던 쳇 베이커의 연인, 부인 그리고 동료와 함께했던 지옥 같은 여행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 뉴욕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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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과 좌절의 순간으로 치달았던 쳇 베이커의 삶을 추적하는 이 책은 한 뮤지션과 그의 시대에 대한 황량하고 고통스러운 초상화를 훌륭하게 그려 냈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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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하고 흥미진진하게 잘 쓰인 책.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하면 저절로 매료되는 저널리즘의 보석 같은 작품이다. - 다운 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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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때때로 삶과 예술이 결코 같을 수 없다는 훌륭한 조언을 한다. - 북리스트(미국도서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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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 베이커의 삶과 예술 사이의 괴리는 우리를 당혹케 합니다. 이 모든 사실을 떠올리고도 여전히 그의 음악이 아름답게만 느껴지는 이 밤에, 예술가의 삶에 대해 우리는 과연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하는 걸까요. 인생에는 일치가 가져다주는 감동도 있지만 충돌이 야기하는 깨달음도 있습니다. 그리고 진정으로 사무치는 교훈은 바로 아이러니와 딜레마로부터 옵니다. - 이동진 ((영화평론가), 『밤은 책이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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