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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의 상인 7
작품해설 : 반유대주의와 인종차별주의 177 『베니스의 상인』 공연의 역사 229 판본에 대하여 240 |
William Shakespe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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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시아노
세상에는 고여 있는 연못처럼 얼굴에 찌꺼기가 끼고 거품이 생기는 그런 사람들이 있지. 그들은 일부러 침묵을 즐기는데, 그건 현명하고 위엄 있고 신중하다는 그런 평가를 받고 싶기 때문이라네. 마치 ‘나는 신탁을 말하는 사람이니 내가 입을 열 때는 개도 짖지 말게 하라’고 말하는 자처럼 말이지. 오 안토니오, 난 이런 자들을 알고 있네. 단지 말이 없기 때문에 현명하다는 평을 듣는 자들 말일세. 18쪽 그라시아노 세상만사는 이미 재미 본 것보다는 새로운 것을 좇을 때 더 신 나는 법이지. 창녀 같은 바람의 품에 안겨 깃발을 휘날리며 고향의 향구를 떠나는 배는 얼마나 젊은이나 방탕아 같은가. 67쪽 반짝인다고 다 금은 아니다. 그대는 이 말을 자주 들었으리라. 많은 이들이 나의 외양만을 보고 자신의 생명을 팔았지. 금칠한 무덤엔 구더기만 우글거리니. 74쪽 샤일록 유대인은 눈이 없소? 유대인은 손도 오장육부도 육신도 감각도 애정도 열정도 없소? 90쪽 ---본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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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기질의 청년 안토니오는 베니스의 상인이다. 절친한 친구 밧사니오가 벨몬트의 부유한 상속녀 포샤에게 청혼하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고 하자, 안토니오는 평소 개라고 부르며 무시하던 유대인 샤일록에게 돈을 빌린다. 이에 샤일록이 제시한 조건은 단 한 가지, 약속한 날짜에 돈을 갚지 못하면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를 베어내겠다는 것이다. 갚지 못할 리 없다 자신했건만 예기치 못한 사고로 안토니오는 전 재산을 잃고 날카로운 칼 앞에 심장을 드러낼 위기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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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다시 셰익스피어
영국 BBC에서 실시한 ‘지난 천 년간 최고의 문학가’ 설문 조사에서 압도적인 결과로 1위를 차지한 셰익스피어. 전 세계 어느 나라의 어느 작가도 셰익스피어만큼 영예를 누리지 못했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셰익스피어 연구 학술지 ‘셰익스피어 쿼터리’에 따르면 매년 평균 4천여 건의 셰익스피어 관련 논문이 쏟아진다고 한다. 그의 탄생 450주년을 맞아 각계가 기념행사 준비로 분주하다. 국내에서도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을 18년 만에 재개봉했고 「노래하는 샤일록」을 비롯한 다수의 연극을 연이어 상연한다. 이 열기는 그의 사망 400주년을 맞는 2016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펭귄클래식도 이에 발맞춰 『베니스의 상인』을 출간했다. 또한 4월 중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을 펭귄클래식 특유의 아름답고 세련된 특별판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샤일록은 괴물이 아니다. 이런 인간이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셰익스피어의 압도적인 설득력 그 자체다.“ -해럴드 블룸 『베니스의 상인』은 셰익스피어 희극 중에서도 가장 다채로운 등장 인물과 열린 구조로 넓고 보편적인 세계를 담고 있다. 그래서인지, 셰익스피어의 희곡 중 가장 많이 각색되었다. 셰익스피어 작품의 플롯을 거꾸로 뒤집는 것은 각색가들이 계속해서 되풀이하는 일인데, 특히 셰익스피어의 견해나 특정 시기의 지배적인 견해를 당대의 시각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 때 더욱 그렇다. 특히 유대인 샤일록을 탐욕스러운 고리대금업자이자 복수에 눈이 먼 무자비한 인물로만 표현하는 것에 반발한 일부 극작가들은 샤일록을 선한 인물로 그려 각색하기도 했다. 특히 영국계 유대인 극작가 아널드 웨스커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조너선 밀러가 각색한 「베니스의 상인」에서 샤일록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하는 것을 지켜보며, 나는 그 작품에 나타난 도저히 회복할 수 없는 반유대주의에 충격을 받았다. 이 연극은 그저 유대인이 흡혈귀임을 확인하는 것 이상을 넘어서지 못했다.” -아널드 웨스커 또한 작품 도처에서 인종차별주의를 드러내는 대사들(“내 얼굴색 때문에 날 싫어하진 마시오”, “얼굴색이 그와 같은 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골라주면 좋겠어”)이 등장하고, 막역한 친구인 안토니오와 밧사니오의 관계 역시 과연 사나이들의 우정인지, 동성애적 욕망을 포함한 관계인지도 모호하다. (“이처럼 격식을 차려/내 사랑을 떠보려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일세”, “그녀에게 안토니오의 마지막 모습을 말해 주고 전해 주게./자넬 어떻게 사랑했는지….”) 안토니오는 밧사니오에게 거듭 사랑을 표현할 뿐만 아니라 밧사니오를 향한 포샤의 사랑과 자신의 사랑을 비교하기도 한다. 반유대주의, 인종차별주의, 동성애 등 이런 문제들에 셰익스피어는 어느 쪽 입장도 명확히 취하지 않았다. 등장인물 역시 선악으로 나누지 않았다.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사건과 인물들을 통해 흑백 논리로 판단할 수 없는 사람과 세상살이를 그려냈다. 샤일록이 날 때부터 악인은 아니었을 것이다. 사회에서 배척당한 이방인은 자기를 방어하기 위해 날카로워질 수밖에 없다. 또한 자비를 권하는 현명한 포샤 역시 한편으로는 소수를 너그럽게 포용하지 못하고 다수의 관성대로 행동한다. 이 배척과 소외의 이야기가 낯설지 않기에 이 시대 독자들이 샤일록에게 이입하여 이제까지와는 다른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것은 비단 『베니스의 상인』 속 인물 이야기일 뿐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추천평 “셰익스피어는 한 시대의 인물이 아니라 시대를 초월한 인물이다.” -벤 존슨(극작가) “우리는 곳곳에서 셰익스피어를 만난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신뢰한다.” -제인 오스틴 “우주에서 행성 대표 회의가 열린다면, 지구를 대표할 사람은 단연 셰익스피어다.” -니코스 카잔차키스 “셰익스피어가 곧 연극이다.” -빅토르 위고 “진정한 대문호는 제대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 선두는 셰익스피어다.” -헤르만 헤세 “셰익스피어는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우리가 알고 있을 인간을 창조했다.” -해럴드 블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