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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기침 소리에 놀란 돌탑의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묻는 거야.
"넌 누구니?" "안녕, 난 소망 도깨비 뿌뿌야." "왜 내 가슴에 들어왔니?" "널 도와주려고." "날 도와줄 수 있니?" "난 소망 도깨빈 걸." "그럼 탑돌이 하는 사람들 소망, 다 들어줄 수 있니?" "스스로 노력하는 사람만 도울 거야." 그날부터 돌탑과 소망 도깨비는 사람들의 소리에 귀를 귀울였어. 그런데 며칠 후에 이상한 일이 생겼지 뭐야. 해님이 보냈는지 달님이 보냈는지 알 수 없지만 돌탑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어. --- p. 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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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에 떨고 있던 나뭇가지들이 어깨를 펴고 눈 먼지를 털어내는 어느날, 해님이 온 산을 향해, 새봄이 왔으니 겨울 잠에서 일어나라고 소리칩니다. 깊은 잠에 빠졌던 산새와 뿌뿌 친구들이 꼼지락꼼지락 잠에서 깨어납니다. 해님이 늦잠에 빠져 있는 소망 도깨비 뿌뿌를 깨워서 암자 뒤편에 돌탑에 가면 도울 일이 있을 거라고 합니다.
아주 작고 볼품이 없는 탑이었지만 해님의 말을 거절할 수 없는 뿌뿌는 구름방석을 타고 바닷가 암자에 찾아 갑니다. 하루종일 지켜보았지만 초라한 탑을 찾는 사람은 열 손가락으로 셀 정도였습니다. 어둠이 내리고 고요해지자 돌탑 위에 떠돌던 소망들이 금빛으로 변하더니 돌탑의 가슴으로 스멀스멀 스며드는 게 보였습니다. 돌탑은 새까만 어둠 속에서 두 손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돌탑의 가슴으로 들어가 뿌뿌가 사람들의 소망을 들어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습니다. 아들 낳게 해달라, 공부 잘하게 해달라, 병 낫게 해달라, 돈 벌게 해달라, 좋은 사람 만나게 해달라, 사람들의 소망은 셀 수도 없었습니다. 돌탑과 뿌뿌는 날마다 밀려드는 사람들 때문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하얀 옷에 머리를 곱게 빗어 올린 여인의 소망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 여인은 몇 달째 어둠이 내리면 돌탑을 찾아와서 찬이의 건강을 빌었다고 합니다. 그날밤 뿌뿌는 여인의 뒤를 따라가서 뼈가 약해지는 병을 앓고 있는 미소가 고운 찬이의 가슴 속에 스며듭니다. 힘을 찾은 찬이를 보고 엄마가 기쁨에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뿌뿌는 돌탑에게 돌아와 돌탑과 오랜만에 고운 꿈을 꾸는데, 해님이 찾아와 뿌뿌와 돌탑을 깨우고 하늘 높이 솟아 올랐습니다. 그런데 찬이가 엄마의 손을 잡고 환하게 웃는 얼굴로 돌탑이 있는 곳으로 걸어왔습니다. 엄마는 돌탑을 어루만지며, "우리 찬이! 새봄처럼 늘 푸른 마음으로 밝고 맑고 훈훈한 사람이 되게 하소서!"하고 빌었습니다. 뿌뿌는 엄마의 소망이 바람에 날아갈까봐 재빨리 가슴에 품었습니다. 뿌뿌와 돌탑은 참으로 아름다운 소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소망이 빛을 잃을 때 우리의 삶은 정말 무의미하다 언제나 아름다운 소망을 가슴에 묻고 살아갈 때 삶은 의미가 있는 것이다. 김남숙 선생님의 동화 '소망 도깨비 뿌뿌'에는 은은한 사랑이 엮어져 있다. 사랑하는 어린이들에게 가슴에서 오래오래 돌림노래가 되는 동화이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