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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행운의 숫자를 만나다
2. 대체 첫사랑이 뭐길래 3. 시절 첫사랑 비밀 노트 4. 사라진 어플, 돌아온 호준 5. 운명의 타로 카드 6. 반호준이 왜 거기서 나와? 7. 인생 최초의 남자, 일라이 8. 두 번째 시절 첫사랑, 야구부 그 녀석 9. 세 번째 시절 첫사랑, 송인섭 10. 첫사랑인 듯 첫사랑 아닌 첫사랑 같은 11. 트라우마와 이별하는 법 12. 잃어버린 비밀 노트 13. 나도 누군가의 첫사랑이었을까 14. 첫사랑은 왜 가슴이 아린지 15.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었다면 16. 솔직히, 솔직하기는 힘들어 17. 아련하고 저릿한 첫사랑, 쌍둥이 오빠들 18. 소름이 돋았고, 불현듯 입을 맞췄다 19. 범사랑국 첫사랑부 제7팀 소속 강지애 20. 그건 비밀이에요 21. 에필로그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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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그놈의 시절 첫사랑인지 뭔지 죄다 갖다 버려야 일곱 번째 찐 첫사랑이 온다는 말씀?”
“응, 그런 말씀!” “와, 또 7이네. 이건 정말 예사롭지가 않다, 마이소이!” “그러니까. 내 말이.” “좋아. 그럼 마지막 질문은?” “이건 말하기가 좀 곤란해. 질문이라기보다 무의식 같은 거라.” “마이소이, 닥치고 불어라.” “…….” “어쭈, 네가 아주 오래 살기 싫구나?” “아, 알았어. 반호준.” “엥? 누구?” “반호준이라고. 내 할친손 반호준.” “그게 질문이야?” “질문은 아니고 그냥 ‘반호준’ 세 글자를 일곱 번 외우면서 카드를 뽑았다고.” “오호라. 반호준을 외쳤는데 월드 카드가 나왔다?” “그, 그런 셈이지.” “우진 오빠가 연인 어쩌고 하던데, 그럼 반호준이 네 일곱 번째 찐 첫사랑이란 소린가?” “아, 몰라. 그 자식하곤 말도 섞고 싶지 않다고.” “근데 왜 반호준이 거기서 나와? 말도 섞고 싶지 않을 정도로 싫은 반호준이?” “도통 그걸 모르겠어. 질문 세 개 하라고 할 때부터 마지막 질문은 반호준이야, 이렇게 머릿속에 딱 정해져 있었거든.” --- pp.56-57 “아는 척도 안 하기냐?” 짝다리를 짚은 채 껄렁하게 서서 시비를 거는 사람은 다름 아닌 호준이었다. 징글징글한 할친손이었다. ‘저 녀석, 언제 저렇게 키가 큰 거야? 쳇, 새삼 놀랍네.’ 길게 뻗은 호준의 그림자를 걷어차는 시늉을 하며 소이가 입술을 삐죽거렸다. “넌 왜 나만 보면 짜증이냐?” 호준이 따져 물었지만, 눈은 웃고 있었다. “그러게. 너만 보면 짜증이 나네.” “어째서?” “어째서냐니. 반호준, 너 공부 잘하잖아. 수학 문제만 풀지 말고 사람 마음도 좀 풀어 봐.” 짜증이라기보다는 섭섭함에 가까웠다. 2년 넘게 연락 한 번 없더니 여전히 친한 친구라는 듯 저렇게 스스럼없이 구는 걸 보면 더더욱. 게다가 고1이 된 호준은 키도, 성적도, 외모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었다. 진로 탐색도 이미 끝냈다고 했다. 겨우 고1인데 자신이 목표한 길을 향해 한 발 한 발 차분히 나아가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니 자격지심까지 느껴졌다. 고1이라면 알 것이다, 뭘 해야 할지 막막한 기분이 얼마나 사람을 우울하게 만드는지. --- pp.107-108 “아니, 이해가 안 되네. 다 읽어 봤으면 됐지, 안 돌려준다는 건 무슨 심보야?” “너의 일곱 번째 첫사랑을 위해 그간의 시절 첫사랑 반환 프로젝트에 동참하겠단 뜻이지.” “뭐? 지금 뭐라고 했냐?” “A4용지 한 장도 맞들면 나으니까.” “너 그렇게 한가해? 학원 안 가? 과외는 어쩌고?” 누가 들어도 옹색한 반론이었다. “뭣보다 너무 즐거워. 오랜만에 활기가 돋는달까. 게다가 방학이라 시간도 있고.” “그러니까 할친손의 흥미 충전을 위해 나보고 희생양이 되어라, 이 말이냐, 지금? 내가 싫다면? 안 한다면?” “그럼 뭐, 제일 먼저 소윤이 누나한테 일라인지 이라인지 그 느끼한 바리스타 부분 스캔본을 카톡에 첨부, 그러고는 전송. 투 스텝은…‥.” “너 진심이야? 난 네가 그 정도로 바닥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진심이야. 그리고 나 치사해. 설득은 반사, 거절은 거절.” 소이의 노트를 백팩에 집어넣은 호준이 등을 돌려 성큼성큼 걷기 시작했다. 당황한 소이가 호준의 팔을 붙잡았다. “뭐야, 은근슬쩍 팔짱 끼는 거야?” 불에 덴 듯 호준에게서 잽싸게 떨어진 소이가 오른손을 번쩍 들어 호준을 말렸다. “알, 알았어. 같이해. 같이하면 되잖아. 이 징글징글한 할친손아.” --- pp.139-140 버스정류장을 향해 걷는 내내 호준은 뭔가 불만스러운 듯 혼자서만 앞서 걸었다. 소이가 참지 못하고 호준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뭔데?” “헐, 눈치챘어? 나 오늘 잠 한숨도 못 잘 것 같아. 에스프레소 원샷했잖아. 밤에 혼자 깨어 있는 거 너무 싫은데. 무섭단 말이야.” “뭐라고? 덩치는 산만 한 게!” “그게 덩치랑은 상관없다고. 책임져, 마소이.” “내가 왜?” “너 때문에 마시게 된 거잖아. 결자해지 몰라?” “대체 어떻게 책임지라는 거야?” “밤새 통화해. 나 잠들 때까지. 이참에 나머지 첫사랑들 어떻게 정리할 건지 세부안도 좀 짜고.” “너랑 나랑?” “당연하지! 너랑 나랑!” --- pp.190-19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