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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프로 니터를 꿈꾸다 좌절한 에디터의 고백
포코 그란데(강보송): 견고한 팬덤을 만든 니트 생명체 마마랜스 스튜디오(이하니): 쉽지만 지루할 틈 없는 니트웨어 디자인 니트하마(정지윤, 조주연): 수공예의 제작 시스템을 고민하는 패션 브랜드 에이니트 스튜디오(김원): 내 삶이 밝아지는 일 슬로우 핸드(박혜심): 치밀한 작업자이자 넓은 아량의 안내자 나나스바스켓(이현주): 열정적 취미 생활이 만든 제2의 직업 시은맘의 꼼지락 작업실(황부연): 온라인 강의 플랫폼을 활용한 코바늘 뜨개 인형 공방 아포코팡파레(김성미): 좌충우돌 크래프트 스튜디오 창업기 파블룹(이준아): 수편기를 이용한 상품성 있는 니트웨어 브랜드 오수(오수현): 공예와 예술 그 어디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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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이대론 안 되겠다, 정신 건강을 위해 취미를 가져야겠다고 마음먹고 바느질, 가죽공예 등의 클래스를 다니며 돌고 돌아 다시 시작한 건 손뜨개였다. 실과 바늘만 있으면 어디서든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손뜨개의 매력이자 꾸준히 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나무 바늘끼리 타닥타닥 부딪히는 소리, 손안에 부드럽게 감기는 실, 한 단 두 단 뜨다 보면 어느샌가 무릎 위로 소복이 쌓이는 따뜻함. 이 모든 것이 마치 명상처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 p.4 「프롤로그」중에서 유독 공예 분야 중에서도 뜨개를 쉽게 여기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만나곤 한다. 어느 니터의 말처럼 뜨개가 진입장벽이 낮은 것은 맞지만 자기만의 디자인으로 창작하고 밀도 있게 완성하기까지, 버티고 수익을 만들어내기까지의 과정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국에 취미 니터는 많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니트품에 대한 평가 면에서는 좀 야박하기도 하다. 이런 환경에서 작가로서, 직업인으로서 니터로 사는 이들은 도대체 어떻게 버티며 사는 걸까? 이 책을 쓰기 위해 만난 10인의 니터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그저 재밌으니까 버텼다’고 한다. 재밌으니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다 보니 버텨졌고 버틴 것이 내 것이 되어 있었다고 말이다. 그래도 재미만으로 어떻게 버틸 수 있는지 니터를 직업으로 선택하기까지의 여정과 버티기 근육을 키우는 방법이 궁금했다. 나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을 위해 그들에게 얻을 수 있는 정보를 담으려고 노력했다. --- p.6 「프롤로그」중에서 “뜨개를 그만둘까 고민도 했다. 하지만 내 손은 까맣게 탄 속을 진정시키려는 듯 아무거나 만들며 움직이고 있었다. 그렇게 작업을 이어가다 보니 내 안에 깊게 자리했던 어두운 감정들이 조금씩 치유됨을 느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만두려고 했던 뜨개에 더 몰입하면서 당시 비관적이고 괴로웠던 마음을 이겨낼 수 있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겪고 내 삶에 뜨개가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지를 제대로 알게 됐다. 어느새 생계가 되어 뜨개를 ‘일’로만 생각했던 나날에 작은 돌파구가 열린 것이다. 돌이켜보면 어떤 상황에 놓여 있어도 바늘을 잡는 순간만큼은 늘 행복했다. 특히 생명체의 모습을 한 형태를 만들 때는 더욱 그랬다. 그래서 뜨개 인형이 내게 준 좋은 기운을 사람들에게도 전하고 싶다.” --- pp.12-14 「견고한 팬덤을 만든 니트 생명체」중에서 대학 졸업 후 생각의 전환이 필요해 3개월간 뉴욕 여행을 떠났다. 한글 떼는 것보다 겉뜨기·안뜨기를 먼저 배운 그에게 뜨개는 일상이었다. 여행을 하며 니팅 숍에 들르거나 강습받는 일이 당연했다. 뉴욕 여행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지 고민하던 시기의 그에게 뉴욕 니팅 숍 투어는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니팅 숍을 찾은 사람들의 얼굴이 하나같이 밝고 서로 무엇을 만들지 의견을 나누며 들뜬 표정이 김원 씨에게 특별하게 다가왔다. 직업을 선택할 때 어떤 사람과 함께 일을 할 것인지, 누구를 상대로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온 그는 오래전부터 취미를 찾는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이라면 삶이 밝아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해왔는데, 뉴욕에서의 니팅 숍 투어가 그 막연함에 또렷한 답을 내주었다. --- p.70 「내 삶이 밝아지는 일」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