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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 008
1부 명치를 데워오는 것이 왔다 첫 심장 소리처럼 … 012 위쪽의 안부 … 015 저 동백은 지금 … 016 꽃들도 석양에는 날개를 저어 돌아간다 … 019 아버지의 엉덩이가 매화 둥치처럼 무너졌다 … 020 주차 위반이야 … 022 함부로 버려진 쇳조각 … 025 깐보지 않을게 … 026 왔다 … 029 넌 어느 알에서 깬 거니 … 031 지금 막 출발하는 거야 … 032 왜 한 번도 생각지 못했을까 … 034 풍경도 슬그머니 … 037 멍석딸기꽃과 꽃을 부수고 들어가는 바구미 … 038 오늘은 … 041 2부 개울이 소리를 내듯이 문득 … 045 누가 먹었을까 … 046 사소한 것에 대하여 … 050 온몸으로 … 053 카페 탱고 … 055 저항에 대하여 … 057 나마스테 … 060 공손한 작은 나라에서 온 사신 … 063 하늘수박 … 067 백합대포 … 070 물, 방울 … 073 흰 백일홍 … 075 내 집에 꽃이 왔다 … 076 산 아랫마을의 안부 … 079 말동무 … 081 가니 … 082 3부 나머지는 엄마가 알아서 하고 2021년 8월 14일 토요일 … 087 마삭지세 … 088 뜨거움을 돌려준다 … 091 어머니 눈때 묻은 것이다 … 093 다섯 형제의 가을 … 094 낮달 … 097 나무널 앞에 서서 … 099 가을 애호박 … 100 꽃사과꽃 … 102 가을밭둑에 서서 … 105 날개를 가진 자의 발자국 … 106 밥상보 같은 언덕이었다 … 109 가을 사냥 … 111 볕무덤 … 115 청동 부장품처럼 굳었구나 … 116 몸 … 118 4부 함께 연기를 피운다는 것 안나푸르나 산간 … 123 저기 빈자리에 가서 앉아보세요 … 124 룸비니 근처 … 127 저물녘이었다 … 131 람바르 스투파 … 133 달아 일몰 … 134 고요하다면 … 137 씨앗 다짐 … 138 수금水金 캐는 법 … 141 막 … 142 봄밤이었다 … 145 이 길로 오지 않는 사이에 꽃이 피었다 … 147 어머니 자리 … 148 눈자위가 오목한 쬐그만 새의 집 … 151 오랜 연인 … 152 어느 쪽으로 발을 내디뎌야 하나 … 1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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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를 가진 자도 발을 버릴 수는 없었다. 손을 가진 자가 발을 다 버릴 수 없었던 것처럼. 땅을 버릴 수 없었던 거고, 날개를 쉬어야 했던 거다. 날개는 자유를 위한 것이 아니라 먹이를 위한 거다. 그래도 자유에 대한 상념을 포기할 수 없다면, 먹이와 생존의 자유를 위한 거라고 해두자.
새=날개=자유라는 비유는 의심스럽다. 자유란 날개로든 발로든 손으로든 얽매인 것이 없다는 뜻이 아닌가? 그것은 지상으로부터, 삶으로부터, 심지어 죽음으로부터 놓여나는 것이 아닌 거다. 날개는 자유의 형식이 아니라 삶의 형식이다. 발이 그렇듯이. ---「날개를 가진 자의 발자국」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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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산책이 잦았다. 마음 둘 데가 없었다. 걸으면서 그냥 보고 지나치기 아까운 꽃과 나무를 찍었다. 그와 함께 떠오르는 말을 몇 마디씩 적어두곤 했다. 이것을 사진이라고 찍은 것이냐고 누가 묻는다면, 혹은 시라고 쓴 것이냐고 묻는다면, 묵묵부답을 그 답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서툴고 어설프나마 사진적인 어떤 것, 어눌하고 소박하나마 시적인 어떤 것을 담으려고 했으며 그 둘이 어울려 시적인 어떤 것에 가깝다고 여겨질 때가 있었다고 말할 수는 있다. 누가 이거 괜찮다고, 모아봐도 좋겠다고 했다. 그 말에 으쓱해졌고, 한 이태 자주 가는 카페에 올려보기도 했다. 댓글을 기다려 읽는 재미도 있었다. 사진Photo과 시적인 글Poesie을 어울렀으니 ‘포토포에지’라고 이름 붙였다. 사진은 주로 스마트폰으로 찍었고, 오래전 카메라로 찍은 것도 몇 장 넣었다. 제목이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다. 제목이 없는 것은 본문의 한 구절을 따서 차례에 붙였다. 시라면, 시를 좋아한다는 사람도, 심지어 시인마저 체머리를 흔드는 시절이다. 그렇다고 해서 시적인 것에 대한 열망이 무너진 것 같지는 않다. 왜일까? 나는 그 답도 그 실마리도 갖고 있지 않지만, 뜻하지 않게 진척된 이 일이 또하나의 소롯길이 된다면 좋겠다. 나처럼이나 사진을 모르는 사람도, 시를 모르는 사람도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으로 찍어보고 톡탁이면서 삶을 되짚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소롯길을 서성이던 지난 몇 년이 이 책의 저자이다. 족보 없는 책을 내준 난다가 고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