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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
나의 시베리아방랑기 낙오 적빈 소독부 꺼래이 일여인 정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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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만 하고 나면 자기 일가의 모든 불행과 괴로움은 금시에 해소되고 말 것이라고 그는 믿었다. 졸업 후에 할 일이 확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요, 또 취직이라도 할 무엇이 있는 것도 아니였으나
"설마 졸업만 하고 나면야." 하는 막연하다면 기막히게 엉터리 없는 막연한 생각이었으나 병환에게는 벌써 졸업 후에 할 일이 확정되어 있는 것 보다 몇 갑절 더 달콤한 희망이었으므로 "졸업만 하면." 하고 생각하면 용기가 충전하는 것 같았다. 세상에 부러운 사람이 없고 어떠한 일이라도 졸업만 하고나면 자기를 이겨낼 사람이 없을 것 같게도 생각되었다. 이러한 생각을 하면 모든 이상은 졸업하는 날부터 실현되는 것이니 세월이 어서 달음질하여 졸업날을 가져오라고 고함을 치고 싶은 것이었다. --- “학사” 중에서 내가 홀짝거리던 그 구석 벽에는 세계지도가 붙어 있었다. 나는 언제부터인가 홀짝홀짝 울 때면 마음을 달래기 위해 그 지도 위에 선을 그으며 ‘여기는 미국! 우리 집은 이런 데 있구나!’하며 혼자 재미있어 했다. 그럴 때 누군가가 러시아를 가리키며 "여기는 북극이라 사람이 살 수 없단다. 낮에도 어두컴컴하지. 그리고 오로라를 볼 수 있단다." 라고 말해주었다. 나는 북극, 오로라, 낮에도 어둡다, 라는 말에 ‘어머! 멋있는 나라겠다.’라고 생각했다. 십삼 세 소녀의 꿈은 끝없이 펼쳐졌다. 그때부터 나의 홀짝홀짝 구석에 붙어 있는 세계지도는 내 생활의 전부인 듯이 생각되었다. 북극, 오로라만이 아니라 레나 강도 찾아내었고 바이칼 호도 우랄 산도 나의 아름다운 꿈속에서 동경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언젠가 꼭 레나 강에 조각배를 띄우고 강변에는 자작나무로 된 통나무집을 짓고 눈이 하얗게 덮인 설원을 걸으며 아름다운 오로라를 바라볼거야! 그리고 초라한 방랑시인이 되어 우랄 산을 넘을 땐 새빨간 보석 루비를 찾아 볼가의 뱃노래를 멀리서 들을 거야." --- “나의 시베리아방랑기”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