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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win Sh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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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첸은 딱딱하고 고통스럽게 얼굴을 찌푸리며 연기를 통해 동생의 힘차고, 파괴적이며 벌거벗은 몸을 곁눈질해 보았다. 그녀는 털이 안 난 사내의 육체는 싫어했으며 (윌리는 푹신하고 불그스름한 털로 덮였고) 울퉁불퉁 훈련된 근육은 그녀로 하여금 원시적인 반감에 떨게 했다. 같은 자궁에서 태어난 형제. 그 생각에 그녀는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토마스의 순진한 미소 뒤에 숨은 약아빠진 악의와 남을 해치려는 욕망, 그리고 고통을 주는 데 대한 쾌감을, 그들이 같은 집에 살 때 그녀가 거리감을 느꼈던 그 감정을 다시 보게 되었다. 이렇게 무시무시한 예식에서 눈부신 불빛에 노출된 그가 그녀의 혈육이라는 생각이 그녀에게는 견디기가 힘들었다. 난 물론 이렇게 되리라고 짐작했었지, 그녀는 생각했다. 그는 이렇게 끝장을 보리라. 살기 위해 싸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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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다.” 그녀가 말했다.
“이 세상의 어느 누구보다도 어쩐지 네가 더 가깝게 느껴지는구나. 우린 같은 종류의 사람들이야. 우린 단순해. 네 누이나 형하고는 다르지. 난 루디를 사랑한다는 생각을 하고, 당연히 사랑해야겠지만, 난 그애를 이해하기가 힘들어. 난 가끔 그애가 무서워지기도 하고. 그런데 넌…….” 그녀는 웃었다. “그렇게 덩치가 크고, 힘이 세고, 주먹으로 밥벌이를 하는데, 마치 나에게 오빠라도 생긴 듯이, 너하고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져. 그리고 오늘은…… 참 멋있었어. 난 처음 담 밖으로 나온 죄수였지.” 그는 그녀에게 키스하고, 끌어 앉았으며, 그녀는 잠깐 그에게 매달렸다. “신기하기도 하지.” 그녀가 말했다. “네가 도착한 후로 난 담배를 한 번도 피우지 않았어.” ---p. 2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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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다슈 일가의 이야기는 소설의 두 주인공 루돌프 조르다슈와 토마스 조르다슈의 아버지 악셀 조르다슈로부터 시작된다. 악셀 조르다슈는 희망의 나라 미국으로 이민 오기 위해 사람까지 죽이고 메어리 피즈와 결혼하기 위해 철저히 자신을 감춘다. 그는 자신과 가족의 생존을 위해 지하실의 빵 가마에서 매일 밤 뜨거운 열기와 싸운다. 그는 조국 독일을 증오하고 주위의 모든 것을 혐오한 끝에, 결국 자신이 구워 낸 독이 든 빵을 들고 강으로 향한다. 이 대목을 통해 쇼는 극적인 장면을 탁월하게 연출하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루돌프는 조르다슈 집안의 유일한 희망으로 꿈과 야망을 가진 청년이다. 학교에서는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며 집에서는 새벽에 빵 배달을 하는 효자로서, 가난이 뼈에 사무쳐 오로지 부만을 추구하고 젊은 나이에 사장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한다. 그의 이러한 성공은 부자, 즉 Rich Man으로서의 삶을 지향하는 것이며 그 결과이기도 하다. 자신의 삶을 위해 항상 정도만을 걷고 누구에게나 호감을 주는 조르다슈는 동생 토마스와는 정반대되는 삶을 표상한다. 하지만 작품 속에서 그의 성공이 크게 부각되지 않고 곧 시들어 버리는데, 이유는 부가 지니는 한계를 드러내고자 한 쇼의 의도 때문이다. 토마스는 루돌프의 동생으로 항상 말썽을 피우는 불량배다. 그는 누이의 불륜 관계를 목격하고 십자가에 불을 지른 사건으로 집을 떠난다. 하지만 작은아버지의 집에서도 여자 문제로 쫓겨난다. 이후 직업 권투 선수로 전전하던 그는 간통 사건으로 쫓기는 신세가 되며, 불량한 선원 팔코네티를 죽음으로 몰고 간다. 이렇듯 토마스는 항상 폭력과 원시적인 감정에 휘말리고 자신의 형과는 다른 모습으로 그려진다. 형과는 다른 모습의 토마스지만 항상 그의 가슴 밑바닥에는 따뜻한 사랑과 인간미가 넘친다는 사실을 작가는 잊지 않는다. 그리고 그가 죽게 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사랑 때문이다. 루돌프와 토마스의 누이 그레첸 역시 소설에서 빠질 수 없는 인간군상 중 하나이다. 그녀는 우연한 기회에 보일란에게 몸을 빼앗기고 섹스의 쾌락에 자신을 던진다. 배우가 되기 위해 뉴욕으로 간 그녀는 윌리를 만나 첫 번째 결혼을 하지만 남편의 무능력과 방탕함으로 결혼은 깨진다. 버크와의 재혼으로 여자로서의 행복에 잠시 젖어 보지만 그의 죽음으로 그녀는 다시 한번 불행을 만나게 된다. 그레첸은 자신이 원하든 원치 않든 많은 남성 편력을 갖기는 했지만, 점차 자신의 궤도를 찾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쇼가 보는 인생의 긍정적인 일면으로 볼 수 있다. 1970년에 발간된 이 소설은 그 해 베스트셀러였다. 그리고 이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TV 미니 시리즈물은 70년대 후반 미국 TV 제작물의 역사를 바꿔 놓을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쇼가 희곡을 쓰기도 했다는 사실을 감안했을 때, 이 소설을 바탕으로 한 TV 시리즈의 성공은 당연했을지도 모른다. 이 작품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중요한 요소는 등장인물들의 ‘가족관’이다. 악셀 조르다슈, 메어리 피즈 조르다슈는 둘 다 자의로든 타의로든 자신의 가족에서 이탈된 인물이다. 이들이 만나 꾸린 가정은 진실한 사랑과 믿음이 깔리지 않은, ‘무작위로 조직된 하나의 집단’에 가까웠다. 이들은 가족에게 사랑받고 사랑하는 데에 익숙하지 않았기에 행복하지 않았고, 그래서 가족 중의 누군가(루돌프)에게 자신의 미래를 맡기고 희생을 감내하며 그가 자신의 행복을 대신 찾아주기를 갈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