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불
자식 제비를 그리는 마음 짐 캉가루의 조상이 희화 |
|
남편의 숙직날 밤처럼 근심인 것은 없었다. 취직을 못하였을 적엔 그저 걱정인 것이 밥이더니 인젠 또 잠자리가 적지 않은 걱정이다.
덮을 이불이 갖아서 제각기 따로따로 덮고 지낼 수만 있었으면야 아무리 한 방안이라고 하더라도 시아버지와 더불어 같이 지내지 못하랴만, 한 이불 속에서 자는 수는 없는 것이다. 한 이불 속이라고 하더라도 남편이 집에서 잘 때에는 시아버지가 아랫목에 눕고, 그 다음에 남편이 눕고, 그리고 영숙 자신이 눕고, 그러한 순서로 남편이 사이에 질려 잘 수 있는 밤이면 불편한 대로 그래도 잘 수는 있었지마는, 새 통에 남편이 끼지 않은 그 이불 속엔 아무리 발가락이 얼어 들어와도 시아버지가 덮은 이불을 들치고 들어가는 수가 없다. 이 딱한 밤이 또 찾아왔다. 한 달에 네 번씩 있는 이 밤이었다. 이번 숙직날부터는 어떻게 해서든지 아내의 밤잠을 편히 도모해 보리라 무척이도 애를 써 보았건만, 이불 한 자리의 마련도 그리 용이한 것이 아니었다. "할 수 없군요. 그대루 또 하룻밤 지내야지." --- “이불” 중에서 삼월도 그믐이 넘었건만 제비는 들어오지 않았다. 영하 노인은 해마다 하는 버릇으로 금년 철도 잊지 않고 처마끝에다 신짝을 매어놓고 날마다 기다리나 제비는 여전히 들어오질 않았다. 제비가 들어와서 깃을 들여야 그 집이 운이 든다는 이야기를 그대로 믿는 영하 노인에게는 이것이 한낱 적지 않은 근심이었다. 작년에도 제비가 들어와서는 웬일인지 깃을 들이지 못하고 봄내 지붕 위를 빙빙 돌다 그대로 나가 보리고 말더니 대판(大阪)에 가 있던 아들에게서 벌이를 탖지 못하여 동경으로 간다는 편지를 받고 뒤이어 거기서도 또 다시 북해도로 떠난다는 기별을 받게 되더니 또 어디로 무엇을 찾아서? 생각을 하면 물 위에 뜬 기름과 같이 안주를 잃고 떠서만 돌 줄 아는 아들의 신상이 언제야 마음에 놓아 본적이 있었으련만 이즘은 더할 수 없이 아들 생각이 간절하였다. --- “제비를 그리는 마음”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