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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와 살육
누가 망하나 누이동생을 따라 동대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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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수는 묶은 나뭇짐을 걸머졌다.
힘에야 부치거나 말거나 가다가 거꾸러지더라도 일기가 사납지 않으면 좀 더하려고 하였으나 속이 비고 등이 시려서 견딜 수 없었다. 키도 넘는 나뭇짐을 가까스로 진 경수는 끙끙거리면서 험한 비탈길로 엉금엉금 걸었다. 짐바가 두 어깨를 꼭 죄어서 가슴은 뻐그러지는 듯하고 다리는 부들부들 떨려서 까딱하면 뒤로 자빠지거나 앞으로 곤두박질할 것 같다. 짐에 괴로운 그는, “이놈 남의 나무를 왜 도적질해 가니?” --- “기아와 살육” 중에서 - 헛물켜던 이야기 헛물켜던 이야기나 하여 볼까 한다. 내가 동대문 밖 어떤 문예 잡지사에 있을 때였다. 늦은 봄 어느날 용산에 갔다가 저녁 때에 사로 돌아갔다. 사는 그때 그 잡지를 주관하던 D군의 집인데 건넌방은 사무실로 쓰고 나도 거기서 먹고 자고 하였다. 따스한 봄볕에 포근이 취한 나는 마루에 힘없이 걸터앉아서 구두끈을 끄르는데 부엌에서 무얼하던 D군의 부인이 나오면서, “선생님, 낮에 전화가 왔어요.” 한다. “어서 왔어요?” --- “동대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