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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밤
용산난 저류 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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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 어떤 날 황혼이었다.
목포역을 떠나 서울로 가는 밤차는 호남선 송정리역(松汀里驛)에 닿았다. 고요한 시골 산천을 울리는 차 바퀴 소리가 뚝 그치자 뒤이어 내리는 손님, 오르는 손님들로 하여 쓸쓸하던 시골 역은 들썩하였다. 들썩한대야 서울 정거장에 비기면 아무것도 아니지만은 한 달에 여섯 번씩 열리는 장날이나 그렇지 않으면 명절 때밖에 사람의 물결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시골이라 매일 몇 차례씩 들레게 되는 정거장은 참말 위태하고도 복잡한 곳이었다. --- “용산난” 중에서 박인화는 오늘 아침에 여느 때보다 한 시간 가량이나 일찍 출근하였다. 그가 사에 들어선 때는 아홉시 오 분 전이었다. 사에는 아무도 없었다. 오늘 이렇게 일찍 출근한 것은 일을 일찍이 마치고 오후 세시에 영도사로 나가려는 까닭이다. 어떤 친구가 오늘 오후에 영도사에서 생일 턱을 한다고 어젯밤에 박인화도 청하였던 것이다. 유리창으로 흘러드는 아침 햇발은 벌써부터 더위를 몰아붓는다. 그는 창을 열어 놓고 문장(門帳)을 내린 뒤에 자기 책상 앞에 앉아서 어제 보다 남은 원고와 준장(準張)을 끄집어내 놓고 부지런히 붓질을 하였다. --- “전기”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