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 어마떵어리 08
2. 종근 통쉐 22 3. 1979 삼미상회 30 4. 눈물의 바닷길 40 5. 반하리 52 6. 돌아온 맹심이 66 |
고명순의 다른 상품
신기영의 다른 상품
|
‘종근 통쉐’(잠긴 자물쇠)
아버지 별명이었다. 고팡 열쇠는 아버지 보물 1호였고 엄마마저 아버지 허락을 받고서야 출입이 가능한 곳이 우리 집 고팡이었다. 단단히 잠긴 고팡 앞에서 뒷짐을 지곤 그 대단한 맹철이, 맹식이를 그리는 일이 아버지는 낙이라고 했다. 기대하시라. 종근 통쉐, 너의 생명은 오늘까지일 테니까. --- p.22 버스는 부두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제야 참았던 눈물이 폭포처럼 쏟아졌다. 검정색 흘림체로 지워질 듯 적힌 낡은 삼미상회 간판이 흔들거리다 사라져 버렸다. 그제야 삼미상회 쪽으로 고개를 돌려봤다. 아직 춘자와 성미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선 채 버스 꽁무니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아주 작아져서 보이지 않을 때까지 나도 가만히 손을 흔들었다. ‘다시는 삼미상회에 오지 말아야지.’ --- p.36 일주일에 한 번쯤 아버지는 학교로 편지를 보내왔다. 꼭 수취인이 없는 듯, 편지는 차곡차곡 회색빛 철 사물함 안에 쌓여갔다. 이제 와서 굳이 아버지 사연을 듣는 것도 싫었지만 그동안 문득문득 사무치게 그리워도 꾹 참았던 복잡한 감정이 터져버릴 것 같아 뜯어보지 않고 묻어두기로 했다. --- p.54 집에 이르는 길을 밝힌 가로등 불빛 올레 밖을 서성거리는 아버지 그림자 놀랍도록 뜨거운 엄마 품 잠기지 않고 열린 고팡에서 꽃처럼 피어나는 이야기 --- p.80 |
|
[작가의 말]
맹심이와 춘자, 성미가 함께한 그 밤이 생각나 우연히 달력에서 음력 날짜를 짚어봅니다. 가난했던 맹심이는 지금쯤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맹심이의 바람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주인공 반하리로 살아가고 있을 테지요. 가난은 때때로 바람 같아서 차갑기도 하고 거칠 때도 있으며 산들거리는 봄날의 미풍처럼 부드럽게 스며들기도 합니다. 단단해지고 부서지고 다시 매만지면서 그날의 가난이 젊음을 키워내고 어른을 만들었을 테지요. 어른만 되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10대와 나름 거칠었던 20대,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의 갈림길에 있던 30대, 도전이 두려운 40대를 지나 반백을 넘긴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난했던 그날의 어머니 나이가 되고 보니 아버지가 “먹엉 살젠허난 어떵헐 방도가 어서라.”(먹고살려니 딱히 방법이 없었다.)고 하셨던 그 마음을 조금은 헤아리게도 된 것 같습니다. 덕분에 마음이 부자란 말로 적은 것이라도 나누는 사람이 되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누구를 위해….’, ‘왜….’ 란 물음을 던지며 원고를 다듬었습니다. 물질적인 가난만이 가난이 아니기에 세상에 이러저러한 결핍으로 서운하고 아프고, 슬프고, 힘들고 억울한 생각이 드는 어린이와 어른들을 위해 이 글을 바칩니다. 마음이란 것은 내 안의 또 다른 단단함으로만 움직일 수 있는 것이어서 포기와 좌절을 이겨내는 용기와 희망의 열쇠가 스스로에게 있음을 꼭 알았으면 하는 소망을 품어봅니다. 내 마음의 주인은 나임을 알아차리고 나의 마음을 배려하고 살피는 일이 중요하겠습니다. 종근 통쉐(잠긴 자물쇠)를 마침내 열고는 꿈을 향해 두렵지만 당당한 도전을 펼친 맹심이와 친구들의 용기가 여러분의 도전에 큰 응원이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