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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을 꺼리는 사나이
1927년 문단의 총결산 무산문학가의 창작적 태도 문단시언 문예시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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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봉이는 며칠 전부터 집에서 돈 오기를 고대고대 하던 것이 오늘에야 간신히 왔다. 그 전에는 그렇게 신고를 하지 않고 선뜩선뜩 보내 주더니만 이즈막은 노루 꼬리만 한 벌이였으나 그나마 그만 두었다니까 벌이 할 적보다 적게 청구하더라도 여간 힘을 끼는게 아니다. 아마 아버지와 형의 생각에 ‘벌이도 못하는 녀석이 돈만 쓰나’하고 밉쌀스럽게 여기는 모양이다. 다른 때 같으면 돈 올 듯한 날짜가 약간 어그러진대도 그다지 조바심이 나도록 초조해 하지 않았으나 이번만은 전에 없이 돈 오기를 목을 늘여 기다렸던 것이다. 참으로 얼굴이 흉하게 생겨 시골집에 있을 적이나 서울로 올라와서나 추남으로 소문이 자자하게 높은 용봉이가 일금 백원여를 버젓하게 자기 집에다 청구해 놓고 날마다 몸이 닳고 목이 말라서 기다렸던 것도 그리 무리는 아니었다.
서울로 올라온 이후 세 번째나 연애를 걸었다가 번번히 보기 좋게 실패를 당하고 금년 이른 봄부터 차례로 네 번째! 이번에는 제법 톡톡히 거운거운 어울려들어 가다가 그나마 바로 한 이십일 전에 남이 보아 속이 시원하고 자기가 보아 질겁을 하게 되는 괴상하고도 얄궂은 선물 하나를 최후로 받고서 그만 막을 닫고 말게 되니 전에 없이 새삼스럽게 세상이 귀찮고 매사에 성질만 나서 속이 타고 화만 나는데다가 더구나 더위는 날로 닥쳐 와 점점 불화로 속처럼 더워만 지는 서울 안에 하루를 더 머물러 있기가 과시 액색하였다. 그래 돈만 오면 즉시 서울을 떠나 원산으로 피서를 하러갈 작정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올 돈이 좀 더디어 무척 애를 태우고 안을 바쳤는 것이다. 며칠을 내리두고 밖에 나갔다가 하숙집으로 돌아오기만 하면 주인 마나님을 대하자 마자 첫째 말을 건내는 것이 "어디서 편지 안 왔나요?" --- “거울을 꺼리는 사나이” 중에서 새로운 비난은 아니지마는 1928년도에 들어서는 프로예술을 극력 반대하는 사람이나 다소 지지하는 사람들 중에도 작품이 없었다든가 적었다는 것으로 더한층 비난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비난할 뿐만 아니라 공박의 유일한 구실과 재료를 삼아 프로예술운동을 완전히 부인하려는 ××××행동 등을 명확히 간파할 수 있다. 그들이 문제를 삼는 바와 같이 과연 예술운동에서 작품이란 그다지도 중대한 문제가 아니면 안 될 것인가? 작품이 전혀 없다든가 또한 작품이 가치적으로 보잘 것이 없고 양으로 적다고 프로 예술운동을 근본적으로 거부한다는 것이 과연 할 일인가? 다시 말하면 프로 작품다운 작품이 없었으니 예술운동이 없었다 라는 그러한 단안을 내리는 것이 정당하냐 정당치 않으냐 하는 두 가지 의미이다. 그들은 말한다. ‘작품하나 없는 예술운동이 무슨 예술운동이냐’ ‘이론투쟁도 작품 있어가지고 이론투쟁이지’ ‘작품 없는 프로 예술운동은 아무리 떠들어도 그 존재를 인증할 수 없다’ ‘이론만으로 떠들고 작품이 없으니 운동이 무슨 운동이냐’ --- “문예시평”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