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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창섭 브리가다
딴 길을 걷는 사람들 계급예술의 신전개를 읽고 사생아 문예시평 - 5월 창작개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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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이 없는 지하 300척 캄캄한 갱내로 첫 대거리 몇 패가 저마다 이마에 붙인 안전등을 번쩍이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내려온 지 벌써 두 시간이 지났다.
채탄 브리가다의 책임자인 리창섭은 내리 굴 바른편 막장에서 작업을 날래 끝마치자마자 잡은 참 왼편 막장을 향하고 급한 걸음걸이로 바삐 걸었다. 시꺼먼 탄가루에 더께가 앉은 갱도 바닥은 군데군데 곤죽이 된 수령이 있어 이리저리 골라 디디는 동안까지도 그는 사뭇 더딘 것만 같아 매우 불안한 마음이 소용돌이쳤다. 창섭이는 자기의 손이 채 못 미쳐 뜻하지도 않은 사고라도 일어나면 어쩌나 하는 염려로써 마음이 몹시 조이게 하였다. 이처럼 두 곳에서 그의 손을 기다리므로 컴컴한 갱내에서도 바쁜 걸음을 아니 칠 수 없었다. 갱내는 후덥지근하면서도 음산하다. 통풍 관계인지 약간 코가 매캐하고 목구멍이 알싸하다. --- “리창섭 브리가다” 중에서 밤이다. 준식은 달도 없는 밤길을 얼마동안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걸어왔다. 지금까지 생각한 것을 한데 합쳐 본다면 오늘날까지 싸워오던 일을 결말짓는 것이다. 아버지와의 최후의 담판. 형님과의 최후의 결정. 아내와의 최후의 결정 이와 같은 최후의 결심이 순조롭게 해결되지 않는다면 결국은 출가를 할 밖에 다른 도리는 없다. 솟을 대문이 눈앞에 띈다. 희미하게 바라보기에도 으리으리한 커다란 문은 틀림없는 자기 집 대문이다. 옆에 집보다 우뚝 솟아있는 문이 마치 무슨 괴물 모양으로 눈앞에 가로 놓여있다. 그는 괴물처럼 보이는 자기 집 대문을 날카롭게 쏘아보며 한걸음 한걸음 가까이 걸어 들어갔다. 만여석 추수를 하는 자기 집이건만 밖에 전등 하나를 아니 달고 그나마 모으기에만 두 눈이 새빨간 아버지와 형의 모양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행랑방 들창으로 불빛이 은은하게 흘러나온다. 불빛만 흘러나오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웅얼거리는 음성도 밖으로 스며 나온다. --- “딴 길을 걷는 사람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