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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예술운동의 신전개 이론투쟁과 실천과정 춘몽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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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물에 비를 기다리는 농군의 마음이란 비할 때 없이 안타깝고 눈물겨운 일이다. 솔개미 그림자만 지지리 탄 땅위로 스칠라 치면 행여나 구름장인가 하는 무슨 기적이 아니면 요행수를 바라는 듯한 반갑고도 일면 조마조마한 생각에 끌려 뭇사람은 재빠르게 허공만 헛되이 치여다 본다. 다른 해 같으면 거의 두벌 김이나 나갔을 터인데 금년엔 어찌나 가물던지 초복이 가까워도 제법 모 한포기 꽂아보지 못한 이 근처 마을사람들은 불안에 싸여있다. 생전 비라고는 안 올 듯한 날씨가 거듭할수록 군데군데서 일어나는 물싸움만이 더욱 소란해질 뿐이오. 오늘도 봉례네 집에서는 이른 아침밥이 끝난 다음 그의 아버지는 활등같이 굽은 등에다가 가래를 둘러 메고 개울로 나갔고 그의 어머니는 겨우내 눈이라곤 오지 않은 데다가 지독한 강추위로 해서 다 얼어 죽다시피 된 갈보리를 다른 식구들은 생각지도 않고 거들떠 보지도 않지만 먹이에 하도 궁하니까 그래도 좀 건져먹을게 있을까 하고서 낫을 들고 보리밭으로 나갔고 봉례의 남편인 갑룡이는 용두레 질을 하려고 바로 자기가 부치는 논두렁 옆웅덩이로 나간 다음 봉례는 밥 먹은 설거지와 여기저기 귀살머리쩍게 벌려놓은 군지력이를 걷어치우는 동안 올봄에 겨우 백날 지낸 아들놈이 일곱 살 나는 제 누이에게 안겨서 젖 달라고 보채다 못해 나중에는 악파듯 우는 바람에 치우던 것을 건성건성 보살피고는 자지러지게 우는 어린애를 딸년 금순이에게서 받아가지고 마루 끝에 걸터앉아 젖꼭지를 어린애 입에다 물렸다.
--- “천재” 중에서 동대문을 등지고 방금 떠나 청량리로 향해 살갗이 닿는 전차 안에는 남녀노소로 초만원을 이루었는데 그 틈틈에는 한 떼의 학생이 섞여있다. 바로 저번 일요일 날은 온종일 끊일 줄 모르고 촉촉이 내린 보슬비로 말미암아 나날이 짙어가던 봄빛을 더한층 재촉해 수삼일 내로 개나리와 진달래꽃을 활짝 피게 하였다. 그래 이제는 제법 봄 기분이 농후해진 더구나 구름 한 점 없이 맑게 개인 일요일이라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치 어수선한 도회 생활에 휘둘리고 들볶이는 뭇 사람은 단 하루라도 흐릿해진 머리와 고단한 몸을 맑은 공기와 그윽한 대자연에 마음껏 씻고 흠씬 위안을 얻으려 함인지? 북적대는 서울서 그다지 떨어지지 않은 교외로 나마 아쉬운 대로 몰려나가는 모양이다. 오정때가 가까워 올수록 전차는 더 한층 분빌 따름이다. 그리하여 지금 이 차도 초만원을 이룬 채 정류장마다 별로 서는 법도 없이 줄기차게 내닫고만 있다. 이처럼 줄달음치던 전차가 어느덧 청량리 앞에 와 닿으니 차 속으로부터 여러 사람들이 제각기 앞을 다투어 내리기 시작하였다. 머리에는 각모를 쓰고 어깨에는 ‘스프링 코트’를 걸친 한 떼의 학생 여럿. 방금 차에서 내리는 그들 틈에 겉묻어 내려가지고 가벼운 걸음걸이로 홍릉도 가는 어구에까지 이르더니만 한번 꺽여 모두를 그길로 잡아 들어선다. --- “춘몽곡”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