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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우리 가족은
어느 가족의 삶을 통해 본 식민지 한국 지식인 사회의 풍경
나영균
황소자리 2004.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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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저자 서문

1. 나의 아버지, 나경석
2. 폭풍이 몰아치기 전
3. 사회주의자가 된 식민지 유학생
4. 고모 나혜석과 3·1운동
5. 꿈과 이상을 좇던 시절
6. 치열했던 현실 참여, 그리고 좌절
7. 만주 봉천에서 시작한 새로운 생활
8. 나혜석, 시대를 앞서간 여인
9. 일본이 물러서기까지
10. 6·25전쟁
11. 다시 찾은 서울

저자 소개 1

1929년 만주 봉천에서 태어났다. 1949년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문화원 장학생으로 미국 캔자스주립대 대학원으로 유학을 떠났다. 귀국 직후부터 1994년 정년 퇴임하기까지,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영미소설’ 등을 강의했다. 문학평론가와 미술평론가로도 활동하면서 셰익스피어학회 이사장·한국현대소설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1993년에는 여성 최초로 한국 영어영문학회 회장에 당선되었다. 1994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저서로 이 책 외에 『콘라드 연구』 『전후 영미소설의 이해』 『버지니아 울프
1929년 만주 봉천에서 태어났다. 1949년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문화원 장학생으로 미국 캔자스주립대 대학원으로 유학을 떠났다. 귀국 직후부터 1994년 정년 퇴임하기까지,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영미소설’ 등을 강의했다. 문학평론가와 미술평론가로도 활동하면서 셰익스피어학회 이사장·한국현대소설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1993년에는 여성 최초로 한국 영어영문학회 회장에 당선되었다. 1994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저서로 이 책 외에 『콘라드 연구』 『전후 영미소설의 이해』 『버지니아 울프』 『조지프 콘라드』 『제임스 조이스』 등이 있으며, 번역서로는 『켈트 신화와 전설』(공역) 『범죄소설』(공역) 『어둠의 속』 『댈러웨이 부인』 『마사퀘스트』 『젊은 예술가의 초상』 『제일버드』 『문화와 사회』 『노스트로모』 『브라이튼 로크』 『더블린 사람들』 등 수많은 작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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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4년 09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74쪽 | 509g | 153*224*20mm
ISBN13
9788995484760

출판사 리뷰

그렇다면 저자의 아버지 나경석은 어떤 인물인가.
조선총독부 신상조사서에는 ‘강도?살인미수, 보안법 위반’이라는 악의적인 죄목에 ‘고려공산당 소속의 공산주의자로 치열한 배일사상을 소유하며 그 고취에 노력 중’이라고 묘사되어 있다. 그러나 딸이 기억하는 아버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내 기억 속의 아버지는 일본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이상하게도 적개심이나 분노를 나타내는 일이 없었다. 형사에게 밤낮으로 쫒긴 이야기, 러시아로 도망간 이야기, 부당한 일본 당국의 처사에 항의하기 위해 당국자를 만난 이야기들을 어려서 아버지에게 여러 번 들었지만 그 어조는 언제나 담담하고 때로는 유머러스하고 때로는 해학적인 것이었다.
이것을 순전히 감정을 정화시키고 고통과 불행을 감소시키는 시간의 작용 탓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애증을 완전히 탈피한 듯했던 아버지의 담담함은 망각의 산물이었을까, 아니면 해탈의 소산이었을까. ……
나의 인생에 있어서 아버지는 이상주의를 고취해준 선배요, 지식을 희구하는 마음을 심어준 스승이었다. 또 맏딸인 내게 아들 이상의 기대를 걸며 친구처럼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아버지였다. -본문 1213쪽

그렇듯 모순되는 아버지의 모습을 접한 저자 나영균은 자신의 눈에 비친 아버지의 삶뿐만 아니라 할아버지 대에서부터 시작하는 나羅씨 집안의 가족사를 뒤져보게 된다.
수원서 분천까지는 남의 땅을 밟지 않고 가도 될 정도로 부자였던 할아버지 나정기는 한일합병이 되던 해인 1910년에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아들 나경석을 일본으로 유학 보낸다.
부유한 집안이거나 전통적인 양반 가문에서 태어난 식민지 청년들이 비슷한 길을 떠났지만 그것은 다른 의미에서 험난한 인생행로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는 한국보다 앞선 일본의 문화가 한없이 부러웠고 그 부러움은 상대가 다름 아닌 일본, 한국을 합병한 일본이기에 더욱 강력하고 절실한 것이었다. 옛날에는 한국 문화가 일본보다 앞서 있었다고 해봐야 아버지에겐 아무런 위안도 되지 않았다. 너무나 뒤져 있는 현재가 문제였다. -본문 38쪽

나경석을 위시한 당대의 많은 유학생 청년들은 당시 세계를 풍미하던 사회주의 사상에 빠져들었다. 그럴 것이 민족자결론과 만인의 인권평등론을 표방하는 사회주의 사상은 일본의 속국이 된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강력한 호소력을 지닐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나경석은 무정부주의자로 이름이 높았던 오스기 사카에大杉榮를 만나면서 그의 사상에 심취한다.

그렇게 사회주의 혁명의 꿈을 불태우던 아버지 나경석이 조국으로 돌아와 ‘변절자’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물산장려운동을 주도하다 좌절하게 되는 과정, 천부의 예술적 감성을 지녔지만 파란 많은 삶을 이어가야 했던 고모 나혜석과의 어색한 조우, 명사십리에서 처음 만난 이후 대학시절 영어 과외를 지도해주기도 했던 춘원 이광수와의 남다른 인연, 이기붕의 아내이자 이화여대 부총장으로 있던 박마리아의 숨겨진 그늘 등을 저자 나영균은 단아하면서도 특유의 쓸쓸한 어조로 이야기한다.
여기에 1930년대 만주 봉천의 풍경과 경기고녀에 입학하면서 직접 경험한 일제 말기의 생활상, 해방공간에서 6?25로 이어지는 숨가쁜 현대사를 자신의 경험 속으로 용해시켜내는 저자의 글은 읽는 이의 경탄을 자아내게 할 만큼 세밀하고 새롭다. 층층이 쌓이고 엮인 시대의 날줄과 씨줄을 직접 보고 듣고 확인한 사람만이 들려줄 수 있는 소중한 기억들이다.

과거를 솔직한 눈으로 되돌아볼 때 거기에 오버랩되는 것은 지금 이곳의 우리들 초상이다. 사람은 자화상을 그릴 대 자신을 이상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상적인 자화상은 현재의 처신이나 장래의 설계를 위해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으며 오히려 해로울 수가 있다. -‘저자 서문’ 중에서

역사가 한 사람 한 사람이 걸어간 삶의 집적물이라면, 매듭짓지 못한 한 시대의 역사가 ‘지금 여기’ 우리들의 삶을 압박하는 무시못할 짐으로 작용하고 있다면 《일제 시대, 우리 가족은》 같은 책이 이제야 출간되는 것은 오히려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개인의 땀과 눈물, 고뇌와 고통의 흔적은 탈각돼 버린 채 감정과 사변만이 무성하게 자란 ‘그때 그곳’의 빈 공간을 메우는 일에 우리가 너무 게으르고 무책임했던 것은 아닌지…….

이 책은 유명한 영화평론가이자 현재 메이지학원明治學院 대학의 비교문화 전공 교수로 재직 중인 요모다 이누히코西方田犬彦의 제안으로 씌어져 지난해 일본에서 먼저 출간되었다.
감정을 자제하면서도 식민지시대 한반도에서 자행된 일본의 부끄러운 식민통치와 한국민들의 삶을 진솔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일본 내 의식 있는 지성인들로부터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저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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