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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우리 가족은
어느 가족을 통해 본 일제강점기 지식인의 내면풍경
나영균
황소자리 2025.08.15.
베스트
한국사/한국문화 top100 6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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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개정판 서문ㆍ5
저자 서문ㆍ10

1장 _ 나의 아버지, 나경석ㆍ15
2장 _ 폭풍이 몰아치기 전ㆍ27
3장 _ 사회주의자가 된 식민지 유학생ㆍ43
4장 _ 고모 나혜석과 3·1운동ㆍ61
5장 _ 꿈과 이상을 좇던 시절ㆍ87
6장 _ 치열했던 현실 참여, 그리고 좌절ㆍ117
7장 _ 만주 봉천에서 시작한 새로운 생활ㆍ139
8장 _ 나혜석, 시대를 앞서간 여인ㆍ175
9장 _ 일본이 물러서기까지ㆍ219
10장 _ 6·25전쟁ㆍ257
11장 _ 다시 찾은 서울ㆍ283

저자 소개 1

1929년 만주 봉천에서 태어났다. 1949년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문화원 장학생으로 미국 캔자스주립대 대학원으로 유학을 떠났다. 귀국 직후부터 1994년 정년 퇴임하기까지,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영미소설’ 등을 강의했다. 문학평론가와 미술평론가로도 활동하면서 셰익스피어학회 이사장·한국현대소설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1993년에는 여성 최초로 한국 영어영문학회 회장에 당선되었다. 1994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저서로 이 책 외에 『콘라드 연구』 『전후 영미소설의 이해』 『버지니아 울프
1929년 만주 봉천에서 태어났다. 1949년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문화원 장학생으로 미국 캔자스주립대 대학원으로 유학을 떠났다. 귀국 직후부터 1994년 정년 퇴임하기까지,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영미소설’ 등을 강의했다. 문학평론가와 미술평론가로도 활동하면서 셰익스피어학회 이사장·한국현대소설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1993년에는 여성 최초로 한국 영어영문학회 회장에 당선되었다. 1994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저서로 이 책 외에 『콘라드 연구』 『전후 영미소설의 이해』 『버지니아 울프』 『조지프 콘라드』 『제임스 조이스』 등이 있으며, 번역서로는 『켈트 신화와 전설』(공역) 『범죄소설』(공역) 『어둠의 속』 『댈러웨이 부인』 『마사퀘스트』 『젊은 예술가의 초상』 『제일버드』 『문화와 사회』 『노스트로모』 『브라이튼 로크』 『더블린 사람들』 등 수많은 작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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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8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426g | 141*210*17mm
ISBN13
9791191290462

책 속으로

총독부 ‘신상조사서’라고 하는 이 서류를 처음 보았을 때 나의 심장은 두어 박자 건너뛰었다. 문서에 적힌 공민 나경석은 바로 나의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그가 세상을 뜬 지 50여 년이 지났지만 내 머리에 남아 있는 아버지는 언제나 과묵한 가운데 악의라고는 없이 선량하기만 한 분이었다. 여기에 적혀 있는 것처럼 집요하고 못된 위험인물이거나 강도·살인미수죄를 저지를 인물과는 도무지 거리가 먼 분이었다. 그러고 보니 이 한 장의 종이는 총독부가 반일운동을 하는 조선인들에게 보였던 가혹한 태도의 일면을 나타내는 하나의 물증이기도 하다.
--- p.18

일본 유학은 일본에 동화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개화에 한발 앞선 일본에서 필요한 것을 배우기 위함이었다. 당시 그들의 의식을 지배했던 것은 강제 병합당한 나라에서 어떻게 하면 살길을 찾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무지한 일반 국민을 계몽하고 의식 수준을 높이고 문화를 발전시키는 것을 자신들의 당연한 사명으로 받아들였다. 그것은 수적으로 적은 지식인의 긍지요 의무였다.
--- p.42

나는 아버지의 이론 체계를 구체적으로 들어본 일은 없다. 그러나 그는 이따금 ‘아나키즘’이니 ‘제너럴 스트라이크’니 하는 말을 입에 올리곤 했다. 이제 돌이켜보니 그런 용어들은 생디칼리슴의 맥락에서 나온 말들이었다. 아버지의 사고와 활동은 오스기에게서 배운 생디칼리슴의 색채에 물들여진 것이 많다. 그가 나중에 벌인 물산장려운동이나 소비조합운동 등은 명백히 그 바탕을 생디칼리슴에 둔 것이다.
--- p.54

아버지가 맡은 일은 2월 28일 인쇄된 독립선언서 1,000장을 만주 지린吉林으로 가지고 가서 그곳에 있는 손정도 목사에게 전달하는 일이었다. 아버지는 계획대로 2월 28일 지린으로 떠나 무사히 인쇄물을 전달했다. 전달된 선언문은 즉시 그 일대와 연해주의 교포들에게 배포되었다. 다음날은 바로 3월 1일이었다. 서울에서는 일이 벌어졌을 것이다. 궁금했으나 현장에 갈 수 없는 아버지는 동지들에게 부탁하여 총기 10정을 구입했다.
--- p.75

아버지는 고모의 발랄한 재기와 예술적 기질을 깊이 사랑했고 자랑으로 여겼다. 그녀의 재능을 살리기 위해 할아버지를 설득하여 일본 유학을 가게 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할아버지는 양자를 보낸 장자 홍석을 와세다대학에 보내고 집에 남은 외아들 경석을 도쿄고공에 보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했으나 결국 아버지의 설득에 꺾여 밑의 두 딸 혜석과 지석까지 모두 도쿄로 보냈다.
--- p.180

고모는 이렇게 이따금 우리 집에 찾아와서는 며칠씩 지내다가 갔다. 이런 일은 우리가 신교동新橋洞으로 이사하고 해방을 맞은 뒤까지도 계속되었다. 우리도 고모의 방문에 익숙해졌고 아버지에게 들키지 않는 횟수가 들키는 횟수보다 많아졌다. 어머니는 고모가 오면 우선 목욕을 시키고 머리를 감겨주고 속옷을 갈아입히느라 분주했다.

--- p.214

출판사 리뷰

나경석과 나혜석 남매를 중심으로 만나고 헤어진 식민지 치하 지식인들
‘역사적 평가대상’ 이전 일상인의 얼굴로 그려지는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


물산장려운동을 주도했던 아버지 나경석은 좌절한 사회주의자이자 화학자였다. 아버지의 누이동생 나혜석은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였다. 아버지의 오랜 친구로 한때 저자에게 영어 과외를 해주던 이는 춘원 이광수였다. 처녀 시절 이야기를 들려줄 때마다 어머니가 먼 곳을 응시하듯 회고한 남자는 소설가 심훈이었다. 원로 영문학자 나영균의 책 『일제시대, 우리 가족은』이 21년 만에 새 옷을 입고 세상에 나왔다. 이 책 『일제시대, 우리 가족은』은 일제 강점기 전형적인 한반도 지식인으로 살다간 아버지에 대한 회고록이자 당대 엘리트 가정의 일상을 보여주는 값진 기록물이다. 동시에 거미줄처럼 촘촘히 연결돼 있던 그 시절 정계·문화계 인사들의 면면을 일상 속 개인의 얼굴로 그려낸 보기 드문 성과물이다.

아버지 나경석과 고모 나혜석의 생애를 중심축으로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는 우리가 교과서에서 접한 근현대사 속 인물들이 여기저기 등장한다. 아버지의 친구이자 저자의 영어 과외 선생이기도 했던 춘원 이광수, 나혜석의 친구이자 이광수의 아내였던 허영숙, 아버지와 함께 3·1운동을 모의했던 김성수와 송진우, 한때 어머니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소설가 심훈, 아버지의 사회주의 운동 시절 동지인 김사국 김약수 박열, 아버지와 함께 병실에서 만났던 신익희와 저자의 집에서 미군 장교들과 어울려 춤추던 거물 간첩 이강국의 애인 김수임, 고모부였던 김우영과 대학 시절 저자의 은사였던 박마리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만큼 다양한 인물들이 ‘역사적 평가 대상’ 이전의 지극히 개인적인 표정으로 이 책 곳곳에 출몰한다.

수원 나부잣집 아들,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다

저자 나영균의 아버지 나경석은 어떤 인물인가. 3·1운동 직후 작성된 조선총독부 신상조사서에는 ‘강도·살인미수, 보안법 위반’이라는 악의적인 죄목 아래 ‘고려공산당 소속의 공산주의자로 치열한 배일사상을 소유하며 그 고취에 노력 중’이라고 묘사되어 있다. 그러나 딸이 기억하는 아버지는 자애롭고 담담한 사람이었다. 청년 시절 일본 경찰에게 쫓기거나 미행당하던 경험을 들려줄 때조차 원한이나 적개심을 드러내지 않은 채 매우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해학적인 어투로 이야기했다.

나경석은 수원 나부잣집의 아들로 태어났다. 지역 토호였던 할아버지 나기정은 한일강제병합이 있던 해인 1910년,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아들 나경석을 일본으로 유학 보낸다. 부유한 집안이거나 전통적인 양반 가문에서 태어난 식민지 청년들이 비슷한 길을 떠났지만, 그것은 다른 의미에서 험난한 인생행로의 시작을 의미했다. 당대 많은 유학생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나경석은 도쿄에서 사회주의 사상에 깊이 빠져들었다. 특히 일본의 무정부주의자로 이름이 높았던 오스기 사카에大杉榮를 만나면서 그의 사상에 심취한다.

교과서 밖으로 나온 사람들의 이야기.
경험자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그때 그곳’ 사람들의 목소리


책은 나경석이 남긴 글과 당대 역사 자료, 저자인 나영균이 보고 듣고 기억하는 시대 상황이 맞물리며 정밀하고 생생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유학생 시절 생디칼리슴적 사회주의 혁명을 꿈꾸던 아버지 나경석이 조국으로 돌아와 ‘변절자’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물산장려운동을 주도하고 좌절하게 되는 과정, 천부의 예술적 감성을 지녔지만 파란 많은 삶을 이어간 나혜석의 예술세계와 저자가 직접 본 고모의 모습, 황해도 명사십리에서 처음 만난 이후 저자에게 영어 과외를 해주기도 했던 춘원 이광수와 그를 볼 때마다 느끼던 이상한 감정, 이기붕의 아내이자 이화여대 부총장으로 있던 박마리아의 숨겨진 가족사 등을 저자 나영균은 담백하고 쓸쓸한 어조로 이야기한다. 여기에 저자가 어린 시절을 보낸 1930년대 만주 봉천의 풍경과 경기고녀에 입학하기 위해 돌아온 1940년대 초 서울의 삶. 태평양전쟁 시기 일제의 한반도 수탈 행태, 해방공간에서 6?25로 이어지는 숨 가쁜 현대사를 저자 나영균은 정직하고 세밀하게 복원해낸다.

과거를 솔직한 눈으로 되돌아볼 때 거기에 오버랩되는 것은 지금 이곳 우리의 초상이다. 사람은 자화상을 그릴 대 자신을 이상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상적인 자화상은 현재의 처신이나 장래를 설계하는 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으며 오히려 해로울 수가 있다. -‘저자 서문’ 중에서

역사가 한 사람 한 사람이 걸어간 삶의 집적물이라면, 이 책 『일제시대, 우리 가족은』은 완전하게 매듭짓지 못한 일제 강점기를 좀 더 냉정하게 평가하는 데 매우 의미 깊고 희귀한 저작이다. 더구나 그때 그 시간이 ‘지금 여기’ 우리의 삶을 굴절시키는 무시 못 할 짐으로 작용하고 있다면 이와 같은 개인사가 이제야 읽힌다는 게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다.

추천평

감상이나 노스탤지어에 빠지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단아한 품격을 잃지 않는 문체로 써 내려갔다. 식민지 치하에서 태어난 조선 지식인의 심경과 세계관을 생생하게 표현한 것은 물론이고, 한국 문학사에 의미 있는 증언도 기록한, 참으로 흥미로운 책이다. - 요모다 이누히코 (메이지대학교 비교문화 전공 교수)
한국의 영문학자 나영균 씨의 가족사는 ‘감정으로 비뚤어진 거울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비추는 거울’로 한 시대를 조망하고 있다. 반일주의자이며 사회주의자였던 젊은 날의 아버지 모습을 그려내는 방식, 왜 그런 길을 택했는지, 아버지의 말이나 남겨진 문장에서 담담하게 추론해내고 있다. (…) 개인의 눈으로 바라본 역사, 그 속에서 살아간 인간의 모습을 통해 역사란 한 사람 한 사람이 살았던 시간의 집적이란 당연한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하는 책이다. - 사쿠마 부미코 (언론인)
『일제시대, 우리 가족은』의 저자 아버지인 나경석은 유학을 온 일본에서 사회주의를 배우고 귀국하여, 3·1독립운동에 참가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딸에게 일본을 이야기할 때도, 적개심이나 분노를 드러내지 않았고, 반일운동 때의 부당한 처분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도, ‘그 어투는 늘 담담했고, 때로는 유머로 가득했다’고 한다. (…) 이 책을 읽으며 한국에 대한 나의 애정이 풋내나는 치기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알고 서글펐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정당성’을 망각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 사기사와 메구무 (소설가)
일본 유학생 출신으로 물산장려운동에 뛰어든 저자의 아버지 나경석, 화가와 작가로서 각광을 받았으며 여성해방론을 주장하지만, 불행한 결혼생활과 비참한 여생을 보냈던 고모 나혜석, 두 사람의 삶의 길은 달랐지만 세계를 향해 열린 시선으로 한국 민족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비록 동시대에는 열매를 맺지 못했지만, 경제발전을 이룩한 현재 한국의 정신적 루트였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 〈주간신초週刊新潮〉
한 가족사를 통해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조망한 이 책은 거울의 울퉁불퉁한 면을 수정해 온전한 일제 강점기 자화상을 보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 〈세계일보〉
(이 책에서 소개하는) 나경석의 삶은 ‘친일 부역’과 ‘좌익 부역’을 놓고 과거사 진상 규명 논의가 무성한 최근의 한국적 현실을 반추하기에 충분하다.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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