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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학살의 땅에서 씌어진, 전해지지 않은 편지들
여기, 어디인지 알 수 없는 곳에, 누군지 알 수 없는 사람이, 누가 누구에게 부친 것인지 알 수 없는 편지다발을 가슴에 안고 있습니다. 'MONOLOGUE OF THE DEAD LETTERS POSTMAN' - 말 그대로 '죽은 편지들을 배달하는 우편배달부의 독백'이라고나 할까요? - 이렇게 이름 붙여진 그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됩니다.
그는 누군가에게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를 전해줄 것을 부탁받았습니다.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는 그가 남긴 이 한마디만은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편지는 음악에 반응한다." 그는 그 말을 가슴에 품고, 편지와 함께 먼 여행을 떠납니다. 그는 군인일 수도, 기관사일 수도, 평범한 여행객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없으므로, 일단 그를 '포스트맨'이라고 부르기로 합니다. '포스트맨'은 여러 곳을 지나쳐갑니다. 그곳은 아우슈비츠일 수도, 이라크일 수도, 팔레스타인일 수도, 체르노빌일 수도, 뉴욕일 수도, 히로시마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여러 사람들이 그에게 편지를 맡깁니다. 스스로 원하지 않은 죽음으로 내몰린 수천 수만의 사람들, 그들의 희망과 꿈과 바람을 담은 그 편지들은 그러나 전해질 곳을 알 수 없습니다. 때로는 눈물에 젖고, 떄로는 불에 탄 그 편지들은, 그저 초겨울의 첫눈처럼 쌓여만 갑니다. 포스트맨은 그 편지들을 가슴에 안고, 언제 끝날지 모를 여행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열차는 '끓어오르는 바다'라는 곳을 지나쳐 갑니다. 세계의 끝인 것 같기도, 시작인 것 같기도 한 그 모호한 공간에서, 오래 전의 그 말이 다시 떠오릅니다. "편지는 음악에 반응한다." 그 말은 그곳에서 산산이 분해되어 기호의 분자들로 변해갑니다. 그리고 다시, 마치 DNA가 결합하듯, 하나의 신호로 결합되어갑니다. 이제, 편지란 무엇일까요. 그러나 포스트맨은 대답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에게 이렇게 말할 뿐입니다. "당신도 편지를 쓴 적이 있을 것이다. 한밤중에, 또는 아침에, 이별의 슬픔에 눈물을 흘리면서, 또는 만남의 기쁨에 미소를 지으며, 한숨과 함께, 또는 노래하듯이."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나 누군가에게 편지를 씁니다. 내가 당신에게 편지를 쓰듯, 당신도 나 또는 누군가에게 편지를 씁니다. 21세기인 지금도 전쟁과 테러와 학살은 그치지 않고, 지금도 어디선가 누군가가 원하지 않은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지금도 어디선가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그들의 희망과 생명을 담은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그 편지를 맡아야 할 사람은 바로, 당신이라고, 포스트맨은 말합니다. 그들의 메시지를 읽어내야 할 사람, 그리고 그것을 다시 누군가에게 전해야 할 '포스트맨'은 바로 당신입니다. 그것이 지금 이 땅에 사는 당신이 해야 할 일입니다. 그것이 이 편지의 메시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