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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스토브 005
설녀의 여름 035 당신이 투명해지기 전에 073 눈을 껴안다 113 바다 밑바닥에서 151 눈 내린 마을 189 소중한 일 221 |
大白小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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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감동과 긴 여운을 선사하는 7개의 단편 만화!
권문경 만화 PD (papermoon@yes24.com)
표제작인 「해변의 스토브」를 포함하여 총 7개의 단편 만화로 구성된 이 책은 헤어짐과 만남의 이야기 그리고 현실과 이상에 대한 이야기를 덤덤하게 풀어놓으며,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연인과 헤어진 스미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 스토브라든지 따뜻한 곳에서는 녹아버리는 설녀, 사고로 투명인간이 된 남편의 얘기가 현실과는 조금 동떨어진 판타지인가 싶다가도 임신 사실을 알고 기쁨과 기대보다는 어쩐지 기분이 이상해져 버리는 와카바, 생업으로 인해 작가의 꿈과는 멀어져 버린 후카야, 하루 종일 직장에서 엔터 키만 반복적으로 누르며 퇴근 시간만을 기다리는 시미즈의 모습을 보며 나와 내 주변인들의 이야기인 것만 같아 동질감을 느끼게 합니다.
다섯 번째 단편작인 「바다 밑바닥에서」의 후카야는 아침 출근 지하철을 타기 위해 계단을 내려가며 꼭 바다 밑바닥으로 가라앉는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바다 밑바닥에서 아주 숨막힌다고 느끼면서 오랜만에 만난 옛 친구들과의 시간을 통해 잠시 숨을 돌립니다. 계속해서 글을 쓰는 친구들과 다르게 작가의 꿈을 잃어버리고 평범한 직장인이 되어버린 그녀는 쉬는 날에는 몸과 마음을 마이너스에서 제로로 회복시키는 것만으로도 벅차 도무지 소설을 쓸 시간이 나지 않는다고 토로합니다. 퇴근 후에는 '너무 피곤해'라는 말을 밥먹듯이 하며 침대와 한몸이 된 채 하고자 했던 일들을 미뤄두고 의미없이 시간을 보내는 나의 모습과 일순 겹쳐 보이며, 이대로도 괜찮은걸까 자문하게 됩니다. 사실 생업을 건사하는 것만으로도 한 사람의 몫을 다했으며, 꼭 대단한 사람이 되거나 거창한 꿈을 이루지 않았더라도 지금도 충분하지 않나 싶으면서도 말이죠. 후카야 역시 '나는 평범하게 행복하다. 평범하게 일하고 평범하게 스트레스 받고 가끔 기분 나쁠 때도 있지만 다정한 애인이 있어서 평범하게 행복하다.'라며 현재의 삶에 만족하면서도, 문득 글을 쓰지 않아도 행복하다는 것이 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녀처럼 명확한 꿈이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작가의 꿈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던 후카야가 다시 펜을 드는 것을 보며, 언젠가는 내 마음 속의 심지도 반짝 타오르는 그날을 기대하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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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이 만화가 대단하다!〉 1위의 화제작
알맞게 도착한, 작은 선물 같은 이야기 매해 일본 출판사 다카라지마샤가 발표하는 〈이 만화가 대단하다! このマンガがすごい!〉는 일본 현지에서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인기를 얻은 만화들의 랭킹으로, 상업적·오락적인 인기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작년부터 〈이 만화가 대단하다! このマンガがすごい!〉의 랭킹에서, 특히 여성 독자들의 순위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느껴지는 듯하다. 히트작인 소년만화나 순정만화가 순위를 차지했던 기조에서 조금씩 벗어나, 보다 개성 강한 작가들이 개인의 일상, 내면을 다루는 만화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를 가장 여실히 보여준 것이 『해변의 스토브 오시로 고가니 단편집』(이하 해변의 스토브)이다. 2024년 여성편 1위를 차지한 이 단편집은 신인 작가 오시로 고가니의 데뷔작이자 단정한 그림체가 돋보이는 일곱 편의 일상 드라마로 채워져 있다. “신기해요. 조금 전에 만났는데 같이 목욕을 하다니.” “그러게요.” “신기한 김에 제 얘기를 좀 들어주실래요? 저요, 최근에 임신을 했어요.” _「눈을 껴안다」 중에서 『해변의 스토브』 속 단편들은 이별과 만남, 탈피와 도주를 행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연인과 헤어진 후 말 거는 난로와 떠난 이별 여행 이야기 「해변의 스토브」, 죽은 친구를 기억하는 낯선 이와 하룻밤 동안 눈 속을 걷는 「눈 내린 마을」은 이별에 대한 이야기로, 갑작스런 헤어짐의 얼떨떨함, 뒤늦게 찾아오는 슬픔의 모습을 그린다. 한편 얼려 죽일 사람을 고르기 위해 도시에 나타난 설녀와의 여름을 그린 「설녀의 여름」, 어느 날 사고를 당해 투명해진 남편과의 사랑을 그린 「당신이 투명해지기 전에」는 만남이자 이별의 이야기다. ‘설녀는 여름에 무엇을 할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한, 비현실적인 존재와의 만남과 이별은 기분 좋은 사랑스러움을 선사한다. 반면 투명인간이 되어 형태를 잃은 남편으로 인해 그간 ‘나’는 ‘너’의 무엇을 보고 사랑했던 것인지 반추하는 부부의 이야기는 형언할 수 없는 슬픔을 자아낸다. 이 외에도 내 몸의 주인이 되고 싶은 두 여자의 우정을 그린 「눈을 껴안다」, 친구들처럼 글을 쓰고 싶지만 안정적인 일상을 만드는 데 지쳐버린 주인공의 이야기 「바다 밑바닥에서」, “거지같은” 일상 속에서 진정 바라는 것을 찾는 초단편 「소중한 일」까지, 신인 작가만의 맑은 마음과 상상력으로 그려진 이야기들이 한 권에 담겼다. 화려한 액션, 흥미진진한 전개, 눈물이 폭발하는 감정선도 없는 이 단편만화집이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만화 랭킹의 1위를 차지한 이유는 무엇일까? 『해변의 스토브』 속 주인공들은 직접 미지로 향하기도 하고, 얼떨결에 미지와 조우하기도 한다. 이들은 난로·설녀와 여행을 가고 투명인간과 사랑하며, 아주 소박한 공통분모를 가진 자와 단 하룻밤 우연한 여정을 떠난다. 그리고 이는 당연한 듯 굴러가던 일상을 생각지도 못한 곳으로 데려가며 여태와는 전혀 다른, 낯선 일상을 만나게 한다. 생각지 못한 깜짝 놀랄 만한 이벤트보다 딱 알맞게 도착한 작은 선물 같은 이야기. 지금 독자들에게 ‘나’의 것이라 다가오는 이야기들은 그런 것이 아닐까? 윤덕원 가수(밴드 브로콜리 너마저)의 추천사처럼, 목욕비누를 풀어놓은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듯 책장을 열어보자. 그렇게 묵은 것을 한 꺼풀 벗은 후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책장을 덮어보자. 잠시 다른 일상을 만나고 온 마음은 또 새롭고 설레는 것들을 채워넣을 수 있도록 말끔히 정돈되어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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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음으로부터 도망가고 싶을 때, 스토브가 말을 걸어왔다. 그렇게 미끄러져 간 곳에서 만난 풍경에 얼어 있던 마음들이 녹아내린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만들었지만 어느새 나를 힘들게 하는 껍데기들. 떨치는 것도 도망치는 것도 쉽지 않고 무력해진 와중에도 따뜻한 물에 풀어놓은 목욕비누처럼 스미는 이야기가 있다. 오랫동안 깨어지지 않던 것들을 그 속에 녹여내고 나서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책장을 덮었다.” - 윤덕원 (브로콜리너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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