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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습작 노트의 가새표와 동그라미표_안도현
옛날옛날에, 아주 오랜 옛날에_장회익 내 마음의 희망등_이순원 이런 천사가 내 동생이라니_신현림 누굴까, 내 인생의 그 사람_이우일 위대한 변태_김영진 아버지는 아실까_정훈이 함께, 같은 길을 걷다_김성녀 언제나 내 앞에 계시다_주중식 그 좋은 추억의 나날들_이광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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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度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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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가장 힘을 주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는…
“그때 그 가새질이 아니었다면
나는 어쩌면 언어의 난봉꾼이 되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감성적인 언어로 수많은 독자들에게 오랜 기간 일관된 감동을 주고 있는 시인 안도현은 그의 고등학교 문예반 선생님을 인생의 한 사람으로 꼽는 데 주저함이 없다. 그가 아니었다면 많은 독자들이 안도현으로부터 받은 숱한 감동도 없었을지 모른다. 그렇게 사람은 사람에게 선한 영향을 끼치고 그것이 씨가 되어 숱하게 많은 결실을 이룬다. 시인이자 사진작가로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는 신현림은 고단한 삶 속에서 언제나 옆을 지켜주는 친동생이 자신의 의지처였음을 고백하고 있고, 소설가 이순원은 번번이 백일장에서 떨어져 고민하던 초등학교 시절 자신을 믿어주고 격려해준 스승을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준 분이라고 강조한다. “헝클어진 머리, 세수도 안 한 얼굴. 사람들은 나더러 미쳤다고 말했다. 그러면 나는 속으로 말했다. 그래도 그는 내가 미치지 않은 것을 알아본다고.” 독특한 그림과 차림새로 주목을 받고 있는 화가 김점선은 굳은 편견에 눈 가리지 않고 자신의 속내를 읽었던 어린 시절 한동네 친구를 떠올리고 있고, 국악인이자 연극인인 김성녀는 더불어 우리 연극계의 한축인 남편 손진책을 향해 젊은 시절에는 그를 사랑했고, 이제는 그를 존경한다는 속내를 담담히 이야기한다. 지난 해 별세한 우리 아동문학의 큰어른 이오덕 선생을 그리워하는 교육자 주중식의 글은 개인적인 감회를 떠나 우리에게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인지, 가르침의 열매가 어떻게 맺어지는지를 엿보게 하고, 아울러 진한 감동을 맛보게 한다. “아버지는 아실까. 내게 아버지가 계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당신의 아들로 살아가는 것이 내게 얼마나 큰힘이 되는지.” 재기발랄한 만화가 정훈이는 대부분의 아들들에게 가까이하기에 너무 먼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풀어놓아 읽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늘 가까이 있지만 그 고마움을 미처 모르는 우리의 부모님이란 누구에게나 떠올리면 가슴 한쪽이 서늘해지는 존재가 아닌가. 만화가 이우일은 자신의 인생에서 한 사람을 꼽는 것의 어려움을 재치있게 토로함으로써 역으로 우리에게 소중한 사람이 너무나 많이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영화평론가 김영진은 천재감독이라고 일컬어진, 고 김기영 감독으로 말미암아 지난 세대의 한국영화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노라고 술회하면서 자신의 일에 그가 끼친 선한 영향을 떠올린다. 그 자신이 이미 칠순에 접어든 서양사학자 이광주는 4.19혁명의 추억과 아울러 글과 말과 품이 뛰어났던 은사를 떠올리며 푸르게 젊었던 시절을 추억한다. “동굴 밖에서는 친구들이 나오라고 소리를 지른다. 그러나 나는 벗어날 수 없다. 이것을 마지막까지 읽는 것만이, 그분의 나머지 삶을 이어드리는 길이라는 생각이 좀처럼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아마도 독자에게 가장 뭉클한 감동을 주는 글은 장회익 의 글일 게다. 어린시절 ‘그’가 들려준 동화 한 편과 ‘그’로 말미암아 사고의 편향의 위험을 벗어날 수 있었다는 이 학자의 고백은 사람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깊고 의미있는 것인지 새삼 깨닫게 해준다. 이 모든 것이 다름아닌 사람이 사람에게 받은 것들에 대한 감사와 기억에서 출발한다. 글과 그림이 한데 어우러진 색색의 엽서처럼 빛깔 고운 책 이제는 쓰지 않는 남포등, 다이얼식 전화기, 낡고 손때묻은 일기장, 누런 양은 주전자를 비롯해 누군가를 위해 마음으로 차린 밥상, 아슴푸레 떠오르는 교실의 복도, 그리고 보기만 해도 유쾌한 이우일과 정훈이의 만화에서 독특한 김점선의 그림까지 다종다양한 이 그림들은 각각의 글과 어울려 읽는 즐거움과 보는 즐거움을 동시에 만끽하게 해준다. 안도현, 이순원, 신현림…이름만 들어도 기대가 되는 글쟁이들이다. 김점선, 이우일, 정훈이, 김영진……이름만 떠올려도 얼굴에 반갑고 유쾌한 미소가 떠오르는 이름들이다. 김성녀, 장회익, 이광주, 주중식…세월이 남겨주는 것이 나이만이 아님을 이들의 글을 통해 새삼 깨달을 수 있다. 감칠맛나는 글과 재기넘치는 그림, 보는 사람의 마음을 추억으로 이끌어주는 따뜻한 삽화를 통해 독자들은 사람이 사람에게 주는 그 따뜻하고 유쾌한, 가슴뭉클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해가 바뀌는 연말, 그리고 새로운 기운으로 충만한 연시. 숱하게 많은 사람들 속에서 나의 그 사람은 누구인지 새삼 생각하고 감사할 마음의 여유를 이 책은 읽는 이에게 소박하지만 깊은 울림으로 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