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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순례자
신만이 사는 땅, 인도 오지에 가다
조현
한겨레신문사 200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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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신들의 땅에서 나를 만나
간디의 넋을 빼앗은 여신
다람살라의 견원지간
걸인의 웃음
소녀 수자타의 자비
나를 살린 떠돌이 스와미

모든 것은 이미 그대 안에 있다
노승과의 동행
여신과의 동침
보드가야의 개미
새끼 도마뱀과의 동거
마리화나 상인 우탈리

이 순간 평화로운 미소를 지을 수 있을까
신이 안내한 토굴
히말라야가 된 여인
네팔 요리사 프라밧의 사랑법
수라지가 남긴 사진
공작새도 샘내는 미나네 가족

대리석 상에 갇힌 신들을 깨워라
돼지로 오신 신
카스트를 실은 기차
속이면 속아라
불상 속에 갇힌 아힘사
재이 람, 라마에게 승리를

행복은 거기가 아닌 여기에
간디의 기도
모든 집에는 문이 있다
데레사 수녀의 눈물
마음 따뜻한 무신론자
평안한 웃음을 지을 수 있다면

저자 소개 1

한겨레신문 종교전문기자 및 논설위원이다. 때론 그 굴레조차 벗고 떠도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주로 찾는 곳은 히말라야 설산이나 동굴, 외딴섬…. 벗들과 어울리는 술자리도 좋아한다. 은둔 수도자들을 찾아다니면서 다른 한쪽으로 마을공동체 사람들과 교유하고 지지하며 시간이 날 때마다 그들 속에 들어가 같이 지낸다. 세상에서 가장 기운이 좋은 수도 터와 성지들을 다니고 최고의 영성가들을 만나 수행하면서 이를 선(禪)적인 글로 풀어내 ‘선사’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2002년엔 휴직한 뒤 1년간 인도 순례를 감행했고, 2016년에도 1년간 히말라야를 트레킹하거나 해외 공동체에서 보냈다.
한겨레신문 종교전문기자 및 논설위원이다. 때론 그 굴레조차 벗고 떠도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주로 찾는 곳은 히말라야 설산이나 동굴, 외딴섬…. 벗들과 어울리는 술자리도 좋아한다. 은둔 수도자들을 찾아다니면서 다른 한쪽으로 마을공동체 사람들과 교유하고 지지하며 시간이 날 때마다 그들 속에 들어가 같이 지낸다. 세상에서 가장 기운이 좋은 수도 터와 성지들을 다니고 최고의 영성가들을 만나 수행하면서 이를 선(禪)적인 글로 풀어내 ‘선사’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2002년엔 휴직한 뒤 1년간 인도 순례를 감행했고, 2016년에도 1년간 히말라야를 트레킹하거나 해외 공동체에서 보냈다.
한겨레신문 사회부, 정치부를 거쳐 1999년부터 영성·치유·깨달음·공동체·대안적 삶에 대한 글을 주로 쓰면서 웰빙과 힐링, 공동체 바람을 일으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저서로 처녀작인 《나를 찾아 떠나는 17일간의 여행》(《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으로 개정)은 2001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책의 날’ 직원들에게 선물한 책으로, 누리꾼들이 뽑은 ‘인문교양도서’ 1위에 선정되었다. 이어 세계 공동체 순례기인 《세계 어디에도 내 집이 있다》를 기획해 펴냈으며, 인도 여행을 다녀와 《영혼의 순례자》(《인도 오지 기행》으로 개정)를 냈다. 숨은 선사들의 발자취를 발굴한 《은둔》이 ‘불교출판문화상’과 ‘올해의 불서상’을, 오지 암자 기행인 《하늘이 감춘 땅》은 ‘불교언론문화상’을 수상했다. 한국 기독교의 숨은 영성가를 발굴한 《울림》은 감신대·서울신학대·장신대·한신대 등 주요 신학대에서 ‘100대 인문교양도서’로 선정되었으며, 역사와 신화의 땅, 그리스를 다녀와서 펴낸 《그리스 인생 학교》는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여름 휴가에 읽을 책’으로 선정했다.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선정한 ‘우리 시대 대표작가 300인’에 뽑히기도 했다.
2001년 EBS에서 ‘조현 스페셜’이란 제목으로 일주일간 특별 강연을 한 이래 YMCA영성분과위원회, 정신과의사모임, 종교발전포럼, 서울대학병원, 서울시민청, 전주전통문화연수원 등에서 강연을 했다. 영성가·수도자·인문학자 등과 함께 지친 마음을 쉬며 치유할 수 있는 수행·치유 웹진 휴심정(well.hani.co.kr) 운영자이자 함석헌이 창간한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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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4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39쪽 | 365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4311459

책 속으로

난 호기심 어린 권유에 마지못한 척 자전거에 올랐다. 그런데 잠시 자세가 흔들렸을 뿐 바퀴가 구르기 시작하자 곧 균형을 찾았다. 25년 전의 감각을 되찾는 데 채 1분도 걸리지 않았다. 어찌 우리의 삶도 우리의 업도 이와 같지 않겠는가. 선업도 악업도 한 번 길들여지면 이처럼 몸에 익어 세월이 지나도 다시 나타날 것이다. 과거는 현재의 어머니이고, 현재는 바로 후생의 어머니이다. 수자녀의 선업 또한 해가 바뀌고 천년 2천년이 지나도 여전히 그 바퀴가 굴러가고 있다. 선업이든 악업이든 내 삶도 그러할 터.

싯다르타가 앉았던 자리에 다람쥐가 앉아 있다. 까치도 날아왔다. 붓다가 오고 가며 보리수가 오고 간다. 까치가 오고 간다. 사람들이 오고 간다. 희망이 오고 가며, 절망도 오고 간다. 지옥이 오고 가며, 천국이 오고 간다. 움직이지 않는 불상과 대탑 위로 오고 가는 저들이 바로 붓다를 깨닫게 한 진리가 아닌가.

인걸(人傑)은 지령(地靈)이라던가. 그의 얼굴이 키노르 카일라시를 닮았다. 와 왔느냐, 무엇 하러 앉아 있느냐,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는 궁금증 같은 것도 없어 보였다. 여인의 침묵이 내가 히말라야 오지에서 수백 번도 더 물었던 질문에 답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 이미 히말라야가 된 사람은 히말라야를 정복하지도 히말라야를 버리지도 않는다는 것을.

우호적인 편견도 편견이다. 잠시 떠나는 기차에서 뛰어내려 나나크의 사진으로 얼굴을 쥐어박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이방인이 먼 미래에 델리에 와서 속을 줄 미리 알았을까. 카비르가 남긴 시로 위로를 삼고 약을 삼았다. 속이려 들지 말고 언제든지 속을 준비를 하라. 속는다고 해서 잃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남을 속이면 모든 것을 잃는다.

감각의 대상을 골똘히 생각하면
집착이 생긴다.
감각에서 욕망이 일어나고
욕망은 불타 올라 맹렬한 정욕이 되고
정욕은 무분별을 낳는다.
그러면 기억이 온통 틀어져
고상한 목적이 사라지고
마음은 말라버려
목적과 마음과 사람이 모두 망한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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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는지는 알 수 없다. 난 늘 히말라야를 어머니의 품처럼 그리워했다. 망망한 바다 위 무인도에서, 맹수처럼 포효하는 파도 속에서 우는 나를 향해 히말라야가 두 팔을 벌리고 있었다. 까마득한 벼랑 아래로 떨어지는 꿈을 꾸다 엄마의 등에서 자궁 속 같은 깊은 잠에 들고픈 아가처럼 난 어머니 히말라야를 꿈꾸고 있었다. 누구에게나, 임을 만나기 위해, 아름다움을 찾기 위해 그토록 몸부림쳐도 만날 수 없고, 낳을 수 없던 아픈 세월이 있다. 그러나 맨발이 화석이 될 만큼 오랜 순례 끝에 우리는 임도, 아름다움도 잉태되는 것이 아니라 ‘발견’되는 것임을 우연히 깨닫는다. 그토록 오랜 순례 또한 어서 빨리 마쳐야 할 숙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삶이라는 것까지도.
이 순례기는 아수라장 같은 인도의 대지가 내 가슴에 새겨준 일기장이다. 사진들은 내 조그만 카메라가 아수라의 눈물을 진주로 토해낸 것들이다. 인도가 아수라장이 아니라면 왜 피안을 그리며, 무지가 없었다면 어떻게 깨달을 수 있을 것인가.
--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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