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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관한 전설
두 향연_사건과 기념 빵에 관한 전설 음악과 춤에 관한 전설 향수에 관한 전설 위험한 연민 짚북데기 위의 아기 불꽃화약 제조술_어떤 기념 앵거스 작가후기 옮긴이의 말 |
Michel Tourn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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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문장과 아름다운 그림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작품’
원초적인만큼이나 다층적인 이야기, 거장의 문학세계로 들어가는 또하나의 문!
‘매년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작가’ ‘현존하는 프랑스 최고 지성’ ‘신화의 위대한 재창안자’…… 미셸 투르니에와 그 작품세계를 수식하는 말은 많지만, 그 유명세에 비해 국내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작품들은 투르니에의 진수가 담긴 소설이 아니라 재기 넘치는 산문집이다. 그것만 보더라도 투르니에라는 거장의 본격 작품세계에 접근하는 것은 결코 녹록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동세대 누보로망 작가들과는 달리 리얼리즘과 형이상학을 하나로 녹여낸 작품들을 선보여온 투르니에는 현존하는 프랑스 작가 가운데 가장 많이 연구되는 작가이다. 그러나 질 들뢰즈, 미셸 뷔토르와 함께 수학한 철학도답게 심오한 작품세계와는 어울리지 않게도(!), 프랑스에서 투르니에는 어린 독자들에게 가장 널리 읽히고 가장 많이 권장되는 작가이기도 하다. 그것은 간명함을 이상으로 여기는 그의 문체뿐 아니라, 그만의 전매특허인 ‘신화 다시쓰기’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랑의 야찬』에 실려 있는 작품들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신화와 종교라는 ‘원초적 이야기’의 창을 투과한, ‘철학적 성찰이 내부에서 빛을 발하는’ 이야기들이다. 원초적인만큼이나 다층적인 이 아홉 개의 이야기들은 거장의 문학세계로 통하는 또 하나의 문이다. 그리고 그 문은, 투르니에의 심오한 작품세계로 첫발을 디디는 관문이 되기에 손색없을 훌륭한 안내자가 될 것이다. 「그림에 관한 전설」: 예술작품에 생명을 주는 전파와 수용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콩트. 이라크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투르니에의 방식으로 개작한 작품이다. 그리스인 화가와 중국인 화가의 그림 경연을 그린 이 작품은 어떤 사물의 반영이란 거울 벽에 비친 그림자일 뿐만 아니라 사람의 마음속에 비치는 그림자이기도 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투르니에의 말에 의하면 ‘라이프니츠의 철학과 다시 만나는’ 작품이다. 「두 향연 _ 사건과 기념」: 매일같이 밤낮으로 되풀이 되는 행위들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것인가라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칼리프의 요리사를 뽑는 경연을 그린 이 콩트는,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행위에 신성함을 부여함으로써 그 일상이 어떻게 하나의 ‘예식’으로 승화되는가를 그리고 있다. 「빵에 관한 전설」: 딱딱한 빵만 먹는 마을의 처녀와 말랑말랑한 빵만 먹는 마을의 총각이 결혼하여 딱딱한 방의 특징과 말랑말랑한 빵의 특징을 모두 갖춘 빵을 발명하게 된다는 이야기. 서로 대립하는 개념들이 통일되는 과정을 초콜릿 빵의 발명사를 통해서 흥미롭게 보여준다. 상호대립적인 개념과 그 통합에 대한 투르니에의 성찰이 담겨 있다. 「음악과 춤에 관한 전설」 / 「향수에 관한 전설」: 구약성서의 창세기를 새롭게 해석한 이 두 작품은 서로 짝을 이루는 콩트로서, ‘절대의 상실과 예술의 탄생’이라는 주제를 풀어나간 작품이다. 아담과 함께 춤출 상대가 필요해서 신이 여자를 창조했으며, 잃어버린 낙원의 향기를 되찾기 위해 발명된 것이 향수라는 대목에서는 작가의 번뜩이는 기지에 무릎을 치게 된다. 「위험한 연민」: '열정과 고통의 뿌리는 하나’라는 명제를 형상화한 콩트. 의사와 그 의사가 사랑한 환자의 비극적 사랑을 이야기하는 이 작품은, 에로스와 파토스가 맞닿아 있는 곳이 결국 한 지점임을 프랑스어의 어원을 들어 증명한다. 「짚북데기 위의 아기」: 현대인의 약물 과용에 대하여 고민하던 프랑스 대통령은 그 해결책으로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에게 ‘출생의 자국’을 마음껏 만들어줄 것을 제안한다. ‘출생의 자국’이란, 태어났을 때의 환경이 그 사람의 일생을 지배하게 된다는 ‘학설’로, 일례로 성모승천 대축일 대미사의 오르간 소리와 향내에 둘러싸여 태어난 나폴레옹은 훗날 큰 인물이 되었다. 원하는 환경에서 출산할 수 있게 해준다는 대통령의 약속에 한 여인이 전화를 한다. 성탄절에 아이를 낳을 예정인데 마구간에서 동물들에 둘러싸여 아기를 낳고 싶다는 것. 대통령은 일순 긴장하지만, 태어날 아기가 여자아이임이 밝혀지자 안도의 한숨의 내쉬며 아기의 대부가 되어주겠다고 약속한다. 대통령을 현대의 헤로데 왕으로, 태어날 아기를 예수로 그린 익살에 절로 웃음이 나오는 콩트. 「불꽃화약 제조술」 / 「앵거스」: ‘복수는 차게 먹는 음식’이라는 프랑스 속담을 문학적으로 변주한 두 작품. 투르니에의 해석에 의하면 「불꽃화약 제조술」은 누벨(저널리즘처럼 현실적인 사건에 바탕을 둔 이야기)이며, 「앵거스」는 빅토르 위고의 서시시를 새롭게 해석한 후 쓴 콩트(구두 전승과 신화에 뿌리를 둔 이야기)이다. 각각 ‘불꽃화약’과 ‘출생의 비밀’이라는 소재에서 출발하여 평생에 걸친 복수극이라는 한 점에 도달하기까지, 짧은 이야기에 담아낸 긴장감이 놀라울 정도다. 흩어진 퍼즐을 하나씩 맞춰가는 듯한 「불꽃화약 제조술」과 이미 맞춰져 있는 퍼즐에서 한 발 한 발 떨어져 전체를 바라보는 듯한 「앵거스」를 비교하면서 읽는 것도 흥미로운 독법이 될 것이다. 장인이 솜씨 있게 직조한 다양한 구성의 이야기책. 자신이 지닌 유머 감각과 성정에 따라 이 책 안에서 즐거움을 발견할 수도 있고, 교훈적 가르침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마가진 리테레르 투르니에의 기발함은 동일한 수평선상에서 출발하여 다른 쪽 끝에 가 닿는 이야기들을 창작하는 데 있다. 그 구불구불한 여정은 성찰과 논쟁, 그리고 기쁨을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세계에서 영감을 받아 이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유희적인 동시에 아이로니컬하며, 섬세한 예술이 펼쳐지는 작품집.르 몽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