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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원한규현 그림
소전서가 2025.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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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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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들어가며
마법에 걸린 잔
한밤중의 전화
불새의 춤
불새 포획
불새의 애원
황금 사과의 게임
급습
원무
여명
불새의 현현
자장가
깨어남
부활
나가며

저자 소개 2

단편소설 「전자 시대의 아리아」로 202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km/s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전자 시대의 아리아』 『고스트 프리퀀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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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한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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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졸업 후 그림과 디자인 작업을 진행한다. 좋은 사업과 좋은 작품이 다르지 않다는 믿음으로 반드시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오래된 일러스트레이션과 종교화, 옛날 물건과 이야기를 좋아하고 작업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4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12쪽 | 416g | 120*190*30mm
ISBN13
9791194067047

책 속으로

「무슬림도 그리스도인도 노상 천국을 떠들어 대지만, 사실 그들의 관심사는 지상에 있습니다.」(...)
「가톨릭 신자들에게 이런 잔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아십니까? 이른바 최후의 만찬 때 직접 사용되었다는 성배가 아직도 세상을 떠돌아다닌다고 믿고 있지요. 허황된 미신 같은 겁니다.」
--- pp.51-56 「마법에 걸린 잔」 중에서

「나는 신부님이 찾아와선 안 되는 곳에 있어요.」
신부가 쉰 목소리로 묻는다.
「어떻게 하면 너를 구할 수 있을까?」
--- p.110 「불새의 춤」 중에서

「내가 돌이키지 못한 어떤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어리고 선한 영혼에게 제때 전했어야 했던 말을 뒤늦게 되뇌며…」
그 말은 사실이다. 신부는 헬레나를 생각했다. 주일 미사 후, 고민이 있다며 홀로 신부를 찾아와 오랜 시간 침묵을 인내하던 모습 그대로. 헬레나는 두 팔을 벌려 그녀를 안으려는 화강암 성모상 일부가 밤의 어둠에 집어삼켜져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돌아서서 말했다.
「신부님, 저는 이제 성당에 나올 수 없나요?」
--- p.144 「불새의 애원」 중에서

「만일 제가 오늘 지옥에 떨어진다면 그것은 아기를 죽인 죄 때문입니까, 아니면 스스로를 죽인 죄 때문입니까?」
아이야, 말들은 다만 흘러가게 두어라. 바람과 먼지를 쫓지 말고 너 자신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어떤 생명을 살리고 어떤 생명을 죽일지 선택하는 건 언제나 너희 자신의 몫이다. 네 몸 안에서, 네가 다스리는 너의 왕국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남에게 의탁하지 말아라. 내가 말한다. 네가 먼저 생명을 놓아 버리지 않는 한, 생명이 먼저 너를 놓아 버리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하늘의 나라가 이미 네 마음 안에 임하였을진대, 어찌하여 멀리서 찾고자 헤매느냐? 아직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 아이야, 생명도 책과 같다. 모든 고통이 삶의 한 면이다. 잔인한 일이다. 네 의사 따위는 묻지도 않고, 생명은 자기 앞의 일을 치르기 때문이다. 생명은 죽음에 관한 한 어떤 관용도 베풀지 않으며, 다만 재촉할 따름이니 말이다. 생명은 오로지 한 가지 의무에 복무하라 다그친다. 그것은 사는 것이다. 삶이라는 질서를 옹호하는 것이다. 별들은 항행하고, 돌들은 굴러떨어지며, 새들은 노래하고, 인간은 살 것이다. 인간은 싸울 것이다. 인간은 다른 모든 생명들과 마찬가지로 결국은 자기 앞의 혼돈을 거둘 것이다. 어둠 속에서 나와 빛 쪽으로 걸을 것이다. 그렇기에 생명은 움직임이고, 생명은 항력이며, 생명은 노래하고, 생명은 날아오른다. 그러니 아이야, 어서 자리로 돌아가 다시 한 번 삶을 개시하라.
--- pp.176-177 「불새의 애원」 중에서

「죄를 지은 건 우리가 아닌데 왜 죽어야 해요?」 너는 아비가일을 올려다보며 단호하게 설명할 것이다. 「이사벨 수녀가 입덧을 시작했으니, 이제 더 늦출 수 없소.」 아비가일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아비가일은 울분을 토하고, 아비가일은 저항하고, 아비가일은 네게 저주를 퍼부을 것이다. 그럼에도 너는 아비가일에게 새끼줄을 가리켜 보일 것이다. 수형자의 목덜미를 기다리며 공중에서 흔들리는 저 올가미를. 납득할 필요 없는 일이다. 고통은 잠시뿐이며, 죽음이 지나가고 나면 금방 천국에서 눈을 뜨게 되리라.(...)「살려 주세요. 원장 수녀님, 제발 살려 주세요.」 마르타, 너는 요안나의 뺨을 갈길 것이다. 날카로운 단절음. 네 손이 채찍처럼 아기 수녀의 얼굴을 할퀴며, 붉고 흉측한 흔적을 남길 것이다. 너는 고함칠 것이다. 「정신 차리시오, 요안나! 주님 안에서 영생을 얻을진대, 죽음 따위가 그리 두려우시오?」
--- pp.200-201 「황금 사과의 게임」 중에서

「정녕 성배가 저곳에 있습니까?」
천사가 눈을 감고 지그시 머리를 흔든다.
「저곳에 있는 건 진실뿐이다.」
(...)
「아직도 모르겠느냐? 아직도 들리지 않느냐? 저 하늘 위의 기만자들이 너와 내 결투를 부추기는 소리가? 이렇게 또다시 우리 둘을 싸움 붙이고, 두 길르앗이 운명에 놀아나는 모습을 내려다보며 비웃고 있는 자들이다. 성령은 겨우 이따위 놀음을 구경하려고 한 남자의 생을 농락했다.」
--- p.289,297 「여명」 중에서

「삶은 우연과 영원 속에 있어요. 반복과 무한 말이에요.」
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눈 감는다.
「아멘, 헬레나.」

--- p.395 「부활」 중에서

출판사 리뷰

「신부님, 저는 이제 성당에 나올 수 없나요?」
젊은 사제 바오로의 고뇌와 사라진 성배

한국의 젊은 사제 바오로 신부는 어느 날 아끼던 성가대원 여학생 「헬레나」의 임신 고민을 듣게 된다.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조언할 수밖에 없었고, 신앙의 위기를 맞이한 헬레나는 죽음을 선택하고 만다. 바오로 신부는 연약하고 갈 곳 없는 하나의 생명을 결국 교회가 품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회의감에 오랫동안 시달린다. 성직을 그만두길 원하는 바오로 신부에게, 아버지 신부인 베드로는 「최후에 만찬」에 쓰였다는 「성배」를 직접 보고 마음을 다잡길 요청한다.

자유를 소망한 바오로 신부는 성배를 직접 보기 위해 그것이 있는 스페인 발렌시아 대성당에 도착한다. 하지만 총선 직전, 정권 쟁탈을 위한 스페인의 정치?종교가 첨예하게 맞서는 상황에서 성배가 도난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바오로 신부는 성배를 강탈한 자를 추적하는 광신도를 비롯해 도난 사건의 핵심 용의자이자 전직 테러리스트 「페트리」를 만나게 된다.

바오로, 헬레나, 페트리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나는 「불새」를 각각의 축으로 소설은 성배의 역사 속에 끊임없이 등장했던 다른 바오로들(진실과 자유를 갈망하는 자), 또 다른 헬레나들(역사에 희생당하는 자들) 그리고 또 다른 페트리?베드로들(역사를 통과하여 성숙에 이른 자)을 조망하며 오직 하나의 질문과 대답을 향해 간다.

「나는 이 잔을 적들의 피로 가득 채우겠다.」
강력한 역사 흐름 안에서 벌어진, 한 사람 한 사람의 선택들


불새는 각 시대의 성배를 찾아 활강한다. 바오로 신부가 맞게 되는 신도의 죽음에서 시작하여, 성배 도난과 테러 사건의 순간, 19세기의 스페인 내전 중 피신한 수녀들의 아침 기도의 순간, 8세기 바다와 사막을 건너는 피신 길에서 무슬림 왕자가 이베리아 반도를 앞두고 성배를 바라보며 한 결단의 순간, 5세기 원탁의 기사 갤러해드가 성배를 손에 넣기 직전 벌인 최후 투쟁의 순간, 1세기 베드로가 순교 직전 손에 쥐어진 성배를 맞이한 순간,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인 그리스도의 죽음과 그곳에서 사라진 성배의 행방. 소설은 불새의 시점을 통해 성배를 따라 그 현장에서 벌어지는 모든 감각을 포착한다. 그들이 성배를 앞에 두고 한 결정 하나하나가 덧대어질수록 지금껏 인류가 믿어 왔던 그것의 막강한 힘과 상징은 서서히 빛바래 간다.

「삶은 우연과 영원 속에 있어요. 반복과 무한 말이에요.」
0의 삶과 1의 삶이 연결될 때, 생명은 삶으로, 삶은 생명으로


총 15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각각의 이야기들은 힘과 권력의 최초의 순간, 그것의 맨 얼굴을 보여 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성배 도난 사건의 전말보다 각 시대에 그것을 쥔 단 한 사람이 품은 성배를 향한 염원과 그것으로 말미암아 벌어지는 사건들을 상상하는 데 집중하게 된다. 그렇게 각 장을 넘길수록 이야기는 아름다운 형태를 갖추어 간다. 그리고 신과 종교의 역할, 즉 인간 존재의 근원적 질문에 관해 소설 속 인물들이 각자 품은 대답들도 하나가 된다. 시공간을 초월해 존재하는 불새는 그 진실에 대해 이미 처음부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너희는 우연을 예측하려 애쓰지만 사실 그러지 않아도 좋다. 때가 되면 누구나 우연 속에서 영원을 발견하리라. 영속적인 차원에서 모든 삶은 연결되어 있나니, 죽음에는 형태가 없지만 삶은 오직 하나의 도식으로 정리된다. 그것은 0, 반복 또는 무한이다. 아이야, 반복 또는 무한 말이다.」

「내일의 고전」
시리즈 소개

소전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집필된 젊은 작가들의 장편소설 시리즈. 작가가 품은 예술관을 견지하며 풍성한 문학성으로 다져 낸 소설을 매년 1~3종 출간한다. 자신만의 예술성을 고도화하기 위해 분투하는 작가들을 지지하며, 그들의 고민이 세대를 거듭하여도 변하지 않는 가치로서 책에 담기도록 한다. 또한 독자가 오직 소설 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디자인과 물성을 최소화한 모양을 추구하며, 문학 연구자와 평론가들의 가감 없는 논평을 받고 공유함으로써 독자에게 의미 있고 풍부한 독서 경험으로 이르는 기회를 만들어 나가려 한다.

김갑용 『냉담』
신종원 『불새』
박현옥 『그를 닮은 사람』(근간)
양선형 『표절자와 나의 죽음』(근간)

추천평

신종원은 과감한 소설을 쓴다. 중대한 주제를 피하지 않고 마주하며, 움츠러드는 기색 없이 정보와 상징과 이미지를 연이어 힘껏 던진다. 역사를 빨리 감기 할 때 발생하는 찬란한 노이즈를 포착했다가 다시 흩어 버리는 서술 방식이 독특하기 그지없다. 이를테면 유리 상자 안의 성유물이 있다고 하자. 그 앞을 스치는 사람들은 자신이 그 오래된 물건을 보고 있다고 여길 테지만 신종원의 소설 속에선 도리어 유물 쪽이 사람들을 응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가 잠시 깜빡이는 불빛에 불과하다면, 컵에 얕게 찰랑이다 증발해 버릴 액체에 불과하다면 짧은 숨을 가지고 어떤 선택을 해나가야 할지 이 소설은 묻고 있다. 마지막 물음에 가슴 한복판을 맞은 것 같았다. 과감한 소설들이 주로 그렇듯 읽는 사람마다 다르게 읽힐 작품이다. 이야기와 중첩되었다가 벗어난 이들이 각기 터뜨릴 말들이 궁금해진다. 허공의 불타오르는 새를 보았는지, 보지 않았는지도 묻고 싶다. - 정세랑 (소설가)
작가 신종원이 집전하는 애도는 단 한 사람으로부터 출발하여 무수한 샛길을 품고 구불거리는 험로를 지나 결국 모두를 위한 불멸을 향해 나아간다. 이것은 더는 종교가 자임하지 않는 숭고한 의무, 어쩌면 이제는 예술이 아니라면 시도조차 못 할, 모두를 위한 장례이자 모두를 위한 부활이다. - 이소 (문학 평론가)
어떻게 살아야 좋은지를 오래 고민해 왔습니다. 생명을 잘 지키는 방법이 무엇인지 자주 헷갈렸습니다. 세계의 법칙과 타인의 잣대에 맞춘 수식어를 앞에 붙인 삶을 자주 꿈꿨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세 음절 앞에서 무용해집니다. 살아라. 어떻게 사는 게 아니라, 그저 살아야 한다고. - 김다솔 (문학 평론가)
성배를 둘러싼 전쟁의 반복적 연속을 피하기 위해서는, 더 정확히 적대의 수단이 되거나 회의의 대상이 되는 성배가 아니기 위해서는, 이들에게서 벗어나는 〈나〉라는 성배를 구성해야만 한다. 그리고 『불새』는 정확히 그러한 〈나〉를 구성해 나가는 모험에 다름 아닐 것이다. - 양순모 (문학 평론가)
이야기는 사라지거나 새롭게 생성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조합과 분리에 의해 완전히 새로운 문학이 탄생될 수 있다. 그것이 작가의 일이다. 그리고 다음 소설의 주제가 무엇이 되었든 신종원이 성공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이전까지 상상했던 '무엇'은 아닐 것이다. - 김원일 (첫 번째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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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이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
    “문학이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
    2025.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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