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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문헌학자 김시덕의 강남
우리는 왜 강남에 주목하는가
김시덕
인플루엔셜 2025.04.22.
베스트
인문 69위 인문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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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많은 사람이 강남에 살고 싶어 한다. 살기 좋고, 앞으로도 최상의 주거 입지를 유지하리라 예상한다. 강남을 향한 시샘과 질투, 음모론도 없진 않다. 일단 막연한 동경과 편견은 잠시 멈추고 이 책을 읽어보자. 강남에 관해서 나온 책 중 가장 입체적이고 매혹적이다. - 손민규 인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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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말
프롤로그│우리는 왜 강남에 주목하는가

1부 강남 이전의 강남: 도시화석으로 복원한 잊힌 기억

1장 그 많던 농민들은 어디로 갔을까: 농촌 시절의 강남 풍경
학교 이름에 남은 옛 지명들│한강변 논밭에 들어선 압구정현대아파트│나룻배 타고 오가던 강남 사람들│무밭이었던 강남고속버스터미널│꽃 재배의 선구자와 그 후예들│돼지 사육의 최전선│‘농촌 강남’의 흔적을 간직한 도시화석│강남은 100년 전에도 물난리에 시달렸다│한신포차의 기원을 찾아서│언덕을 오르내리던 사람들

2부 강남의 탄생: 실패한 계획이 낳은 불패 신화

2장 첫 삽을 뜨다: 대전환기의 열망을 품은 영동지구
격동하는 현대사와 틀어지는 개발축│‘한강뷰 아파트’에 어째서 벙커를 설치했을까│그린벨트에는 ‘환경’이 없다│토목 기술이 가른 도시의 운명│도로가 먼저일까, 도시가 먼저일까│“재미 보는 것은 강북 재벌뿐”│대통령도, 서울시장도 예상 못 한 파급 효과│국가기관은 왜 남쪽으로 이동하는가│끊이지 않았던 서울시청 이전 논의│빈민을 가장한 투기꾼들│타워팰리스 대신 삼성타워가 들어섰다면?│영동지구 개발의 흔적들

3장 한강의 흐름을 바꾸다: 도시와 도시를 연결한 새 땅, 잠실지구
섬이었던 잠실, 강이었던 석촌호수│최초의 ‘한강뷰 아파트’와 황무지│북한을 향한 경계심과 올림픽 개최│강북과 광주대단지의 연결 고리, 송파구│뱃사공 ‘숙이 아버지’의 파란만장한 삶│사라진 고인돌과 헐린 백제 성곽│침수되고 끊어지고 무너지다│비리와 추문은 어떻게 호재가 되었을까

3부 현대 강남의 세 가지 차원: 아파트, 산업, 교통의 상호작용

4장 성냥갑에서 선망의 대상으로: 아파트가 지나온 궤적
‘아파트 옆 논밭뷰’라는 집단 기억│주택단지로 가득했던 ‘서울 시골’│“버스 노선은 제자리걸음”│아파트단지의 원조는 강남이 아니다│차관으로 지은 고급 아파트│정부는 왜 집값을 잡지 못할까│아파트지구 제도의 전모│재건축의 미래

5장 길 위에 서면 경제가 보인다: 강남을 먹여 살리는 교통과 산업
사금부터 텅스텐까지, ‘농촌 강남’의 광산들│소멸한 산업철도 계획│소멸한 섬유단지 계획│터미널에 왜 명품관이 들어설까│새로운 교통망과 새로운 산업

4부 강남의 미래: 1극 도시의 출현, 제2의 강남은 없다

6장 거시적으로 보다: 확장 강남과 대서울권 시대
복합 기능을 품은 ‘강남적 삶의 양식’│‘확장 강남’의 출발점은 어디인가│롯데월드타워에 오르면 ‘대서울권 시대’가 보인다│강남 중심 현상의 가속화

7장 미시적으로 보다: 재건축과 재개발의 변수들
주거 형태, 입지 형태, 지형적 특성 중 무엇이 중요할까│경부고속도로는 지하화될 수 있을까│누가 왜 재건축에 반대할까│GTX-A 삼성역은 언제 개통될까│어느 지역에 주목해야 할까


참고문헌
사진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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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1

도시 문헌학자이자 도시 답사가. 고려 대학교 일어일문학과 학부와 석사 과정을 거쳐, 일본의 국립 문헌학 연구소인 국문학 연구 자료관(총합 연구 대학원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 대학교 일본 연구 센터 HK 연구 교수와 서울 대학교 규장각 한국학 연구원 HK 교수를 역임했다. 2021년 제70회 서울시 문화상(학술 부문)을 수상했다. 주류의 역사가 아닌 서민들의 삶에 초점을 맞춰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한 〈한국 도시 아카이브〉 시리즈 『서울 선언』(2018 세종도서 선정), 『갈등 도시』(2020 세종도서 선정), 『대서울의 길』로 언론과 대중에 큰 주목을 받았
도시 문헌학자이자 도시 답사가. 고려 대학교 일어일문학과 학부와 석사 과정을 거쳐, 일본의 국립 문헌학 연구소인 국문학 연구 자료관(총합 연구 대학원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 대학교 일본 연구 센터 HK 연구 교수와 서울 대학교 규장각 한국학 연구원 HK 교수를 역임했다. 2021년 제70회 서울시 문화상(학술 부문)을 수상했다.

주류의 역사가 아닌 서민들의 삶에 초점을 맞춰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한 〈한국 도시 아카이브〉 시리즈 『서울 선언』(2018 세종도서 선정), 『갈등 도시』(2020 세종도서 선정), 『대서울의 길』로 언론과 대중에 큰 주목을 받았다. 시리즈의 네 번째 책 『한국 문명의 최전선』을 펴내며 〈한국 도시 아카이브〉를 이어 가고 있다. 그 밖의 주요 저서로 『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맞서다』, 『일본의 대외 전쟁』, 『전쟁의 문헌학』, 『일본인 이야기 1, 2』, 『우리는 어디서 살아야 하는가』, 『문헌학자의 현대 한국 답사기 1, 2』, 『철거되는 기억』, 『한국 도시의 미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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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4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464쪽 | 758g | 150*215*30mm
ISBN13
9791168342842

책 속으로

결론부터 말해, 강남은 굉장히 역동적인 공간입니다. 바로 여기에 사람들은 매료되고, 또 그렇게 매료된 사람들이 강남을 만들어왔습니다. 실제로 강남 개발의 신호탄을 쏜 것은 정부와 서울시였지만, 그들의 예상을 뛰어넘어, 심지어 그들의 관심이 줄어든 후에도, 사람들은 강남으로 밀려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어떤 사람들은 밀려났고, 또 어떤 사람들은 정착에 성공했죠. 지금도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제3한강교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배경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한강 남북을 잇던 나룻배가 자꾸만 전복 사고를 일으켜 수십 명씩 사망하는 사고가 빈번했습니다. (…) 특히 1962년의 9월 7일의 사고는 제3한강교를 건설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 평생 가난하게 살다가 비극적인 최후를 맞은 김복근 씨를 포함한 사망자들의 얼굴 사진이 당시 신문에 실려 있습니다. 말죽거리 신화에서는 절대 언급되지 않는, 어떤 강남 3구 주민들의 고단한 생애와 얼굴이 비극적인 사고를 통해 우연히 기록되었습니다.
--- 「1장 그 많던 농민들은 어디로 갔을까」 중에서

농촌 강남의 마을들은 뜻밖의 문화 현상을 탄생시키기도 했습니다. 서초구 잠원동에는 ‘나루마을’이라는 오래된 마을이 남아 있습니다. (…) 바로 이곳에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외식 체인을 만들어 유명해진 ‘한신포차’가 탄생했습니다. (…) 1970년대 말부터 한신공영이란 건설사가 나루마을 주변인 서초구 반포동과 잠원동 일대에 대규모 아파트단지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1980년대가 되면 아파트단지를 따라 포장마차들이 모여들었고요. 이웃한 강남구 신사동의 유흥업소에서 밤새워 노느라 지친 사람들이 이곳의 포장마차촌을 자주 찾았는데, 그러면서 주변 아파트단지의 이름을 따 자연스레 ‘한신포차’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네요.
--- 「1장 그 많던 농민들은 어디로 갔을까」 중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당시 강제되었던 주거용 건축물의 35층 높이 제한이 오세훈 서울시장 2기 시기에 해제되면서, 요즘 여의도 및 강남에서 재건축 아파트단지들의 층고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방부가 다섯 곳의 재건축조합에 대공 진지를 설치하라고 요구했다는 소식이 최근 전해졌죠. (…) 강남구 압구정동은 강남 3구에서도 가장 북쪽으로 튀어나와 있기 때문에 대공 진지가 설치될 가능성이 큽니다. (…) 말죽거리 신화의 배경에 안보 불안이라는 심리가 깔려 있었음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강남의 과거, 현재, 미래를 올바르게 파악할 수 있겠습니까.
--- 「2장 첫 삽을 뜨다」 중에서

사회 지배 집단의 부동산 투기 논란과 더불어, ‘그랜저’를 몰고 다니거나 지방에 2만 평 가까운 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른바 ‘가짜 빈민’으로 신분을 속여 꽃마을에 들어온 전문 투기꾼이 수십 명에 달한다는 보도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사실 빈민촌을 개발할 때마다 빈민을 가장한 투기꾼들이 늘 말썽을 일으키는데, 그 최초의 지역 가운데 하나가 꽃마을이었습니다.
--- 「2장 첫 삽을 뜨다」 중에서

폭우에 취약하다는 강남 지역의 지형적인 문제도 여전하고, 이에 대한 사람들의 안일한 인식도 여전합니다. (…) GTX-A·C 역사에 버스 정류장까지 들어설 영동대로 지하공간이 지난 2022년 8월 8일의 2호선 강남역이나 4·7호선 이수역처럼 침수될 경우, 그 피해는 훨씬 클 터입니다. (…) 상황이 이러한데도, 2024년 22대 총선에서 올림픽대로를 지하화하자는 공약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올림픽대로를 함부로 지하화했다가는 폭우가 쏟아질 때 서울의 한강 남쪽 지역이 어마어마한 피해를 볼 터입니다.
--- 「3장 한강의 흐름을 바꾸다」 중에서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강남 3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아파트단지가 아니라, 단독주택과 빌라와 꼬마빌딩들입니다. (…) 저는 강남 3구의 아파트단지들이 비싼 이유 중 하나가, 이곳에 아파트단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중상층 시민들은 강남 3구에 살고 싶어 하고, 또 가급적 신축 아파트단지에 살고 싶어 하는데, 그런 주거 형태의 공급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는 것이죠.
--- 「4장 성냥갑에서 선망의 대상으로」 중에서

1975년 강남 지역에 아파트지구를 지정할 때도 정부는 “지나치게 비싼 강남 개발 지역의 땅값을 현실화한다”라는 목표를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지어진 아파트단지들은 오늘날 한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단지들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아파트지구 제도는 결국 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입니다.
--- 「4장 성냥갑에서 선망의 대상으로」 중에서

요즘은 백화점과 지하철을 연결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처음에는 백화점에서 이를 거부했다고 합니다. “흙발로 다니는 (…) 사람들이 무슨 구매력이 있겠느냐” 하는 생각에서였다죠. 그런데 한발 앞서 일본에서 지하철의 가능성을 확인한 롯데그룹이 한국에서도 지하철 건설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교통과 유통의 결합을 추진했고, 오늘날에는 이런 방식이 기본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 「5장 길 위에 서면 경제가 보인다」 중에서

롯데월드가 만들어지자, 잠실에서 ‘강남적 삶의 양식’이라 부를 만한 주거 문화가 탄생했습니다. 강남적 삶의 양식은 택지개발된 지역에 들어선 아파트단지, 자연적이거나 인공적인 수변 공간, 복합 쇼핑몰이라는 3대 요소로 구성됩니다. 이 3대 요소가 결합한 최초의 공간이 강남 3구, 그중에서도 송파구의 잠실지구였습니다. (…) 그 후 강남적 삶의 양식은 전국에서 신도시를 지을 때 표준 모델처럼 적용되었습니다.
--- 「6장 거시적으로 보다」 중에서

흔히 ‘서반포·동잠실’이니 ‘마·용·성’이니 하며 목소리를 높입니다만, 도시를 아파트 가격으로만 판단해선 안 됩니다. 그 도시가 주거 기능을 포함한 복합 기능을 얼마나 잘 수행하는지로 평가해야죠. 강남 3구와의 친연성이라는 하드웨어, 반도체산업이라는 소프트웨어, 이 두 가지가 결합한 것이 확장 강남입니다.
--- 「6장 거시적으로 보다」 중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흔히 3핵이라 불리던 서울의 3대 중심지 가운데 영등포권의 쇠락이 현실화되고, 강북 사대문 지역에는 중상층 시민들이 살 만한 거주지가 부족해졌습니다. 따라서 전국의 중상층 시민들은 서울의 3핵을 향해 몰려든 게 아니라, 강남이라는 1극을 향해 몰려들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이로써 강남 3구는 흔들리지 않는 한국의 중심 지역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 「6장 거시적으로 보다」 중에서

원래 교통망 건설은 계획이 크게 바뀌는 경우도 많고, 계획은 수립되었지만 준공이 늦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 그러니 정부나 지자체 그리고 토목 사업을 시행하는 기업이 교통망에 관해 주장하는 내용들은 부디 보수적으로 판단해 잘 걸러 듣길 바랍니다. (…) 위례신사선처럼 착공도 안 한 건 아니지만, 2025년에 GTX-A가 완전히 개통해 삼성역을 이용할 수 있다는 말을 믿고 집을 마련했다가 낭패 본 사람들을 한두 명 만나본 게 아닙니다.
--- 「7장 미시적으로 보다」 중에서

한편 강남 3구에 남아 있는 마지막 개발 가능 지역인 그린벨트와 자연녹지지역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주목할 만합니다. 그린벨트는 원래 안보적 목적을 띠고 설정되었습니다. 그 결과 재산권을 크게 침해하는 이 제도가 수십 년간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 자연스레 강남 도심에서의 재건축과 재개발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마지막 남은 개발 가능 지역으로 눈을 돌리게 될 것입니다. (…) 재건축이든 재개발이든 택지개발이든 재산권을 침해하면 안 된다는 자본주의의 대원칙을 존중하는 것이, 정부의 힘이 아닌 민간의 힘으로 성장해온 강남의 미래를 보장하는 길입니다.

--- 「7장 미시적으로 보다」 중에서

출판사 리뷰

“강남의 어제는 강남의 내일을 비추는 거울”
인문학자의 시선으로 재구성한 개발 강남 60년의 연대기

강남은 한국에서 가장 역동적인 공간이다. 이를 단지 많은 사람이 살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해선 안 된다. 실제로 강남 인구는 2024년 기준 150여만 명으로, 전체 한국 인구의 3퍼센트 정도에 그친다. 그런데도 강남의 존재감은 독보적이다. 가령 지역내총생산(GRDP)의 경우 강남구 홀로 부산시나 인천시의 70퍼센트 수준에 달한다. 심지어 ‘미쉐린 가이드’에 수록된 맛집이 가장 많은 곳 또한 강남이다. 이처럼 강남은 경제부터 문화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강남의 성취를 살피다 보면, 그 불패 신화가 절로 납득된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개발된 완벽한 공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도시문헌학자 김시덕의 강남》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즉 강남은 사실 “실패한 계획”이었으며, 오늘날의 성공은 “대통령도, 서울시장도 예상 못 한 파급 효과” 덕분이었다는 것이다. 연일 신고가를 갱신 중인 ‘한강뷰 아파트’가 좋은 예다. 저자는 그 입지보다 역사에 주목하는데, 각종 정부 보고서와 주요 도시계획가들의 증언을 종합해 이곳이 일종의 ‘방벽’으로 계획되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북한의 위협을 의식한 정부가 아예 서울 이남으로 눈길을 돌리자, 민간의 열망이 그 빈자리에 뿌리내리며 지금에 이르렀다는 것. 즉 정부의 관심이 약해질수록 민간의 관심은 강해졌다는 것인데, 강남 개발은 이러한 역설로 가득하고, 그렇기 때문에 역동적이다.

이처럼 책은 화려한 스카이라인 뒤에 감춰진 수많은 맥락을 빈틈없이 추적하며, 강남이 걸어온 길과 걸어갈 길을 한눈에 펼쳐낸다. 그런 점에서 부동산 투자, 자녀 교육, 편안한 생활 등 어떤 이유로든 강남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최고의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실패한 계획은 어떻게 대체 불가능한 핵심 도시를 낳았나?”
민간의 열망으로 꽃핀 불패 신화

저자는 강남의 과거·현재·미래를 두루 살피며 “행정의 연속성”을 강조한다. 한번 세운 국가정책은 계속 이어진다는 뜻으로, 오늘날 강남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개발 사업 중에는 1970년대에 연원을 둔 것들이 많다. 즉 강남의 어제는 강남의 내일을 비추는 거울이다. 책이 60여 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 “농촌 강남”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이유다.

〈1부 강남 이전의 강남〉에서는 농촌 시절의 강남 풍경을 그리고, 아직 남은 흔적들을 살펴본다. 1963년 경기도 일부가 서울로 편입되며 강남이 탄생했는데, 서초구와 강남구는 큼직한 단위로 행정구역이 개편된 반면, 송파구는 강북 일부와 잘게 쪼개진 경기도의 여러 지역으로 구성되었다. 이 때문에 6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송파구는 강남의 다른 두 구와 분위기도 다르고, 발전 방향도 다르다. 한편 막 서울에 편입된 강남은 저습지가 끝없이 펼쳐진 황무지에 가까웠다. 그렇다고 빈 땅은 아니었다. 수많은 농민이 채소와 화훼원예, 돼지 사육에 몰두했고, 이는 훗날 ‘서초동 꽃마을’의 원형이 되었다. 이런 농촌 강남에서 수해는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실제로 당시 대부분의 마을은 수해에서 비교적 안전한 언덕바지에 자리했고, 강남 개발 초기에 지어진 단독주택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후 대단지 아파트와 대형 산업 시설, 도로와 지하철 노선이 너른 평지에 들어서며, 수해를 자초하고 말았다. 가령 2022년에는 강남구 일대가 크게 침수되며 인명 피해마저 발생했고, 최근에는 서울에서도 강남 4구(강남 3구+강동구)의 땅 밑에 빈 공간이 가장 많다고 보도되었다. 저습지를 매립해 개발한 탓에 지반이 유독 무르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농촌 강남을 흘러간 과거로 치부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 시절의 흔적을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하는지에 따라, 오늘날 강남에서의 삶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2부 강남의 탄생〉에서는 강남 개발 과정을 짚으며, 불패 신화의 기원을 추적한다. 강남은 크게 영동지구(서초구와 강남구)와 잠실지구(송파구)로 나뉘어 개발되었다. 1968년 시작된 영동지구 개발은 거대한 군사시설을 만드는 과정에 비견할 만했다. 당시 정부는 두 번째 6·25전쟁을 대비해 강북 인구의 분산을 시도했고, 그 연장선에서 영동지구를 개발했다. 실제로 개발 시기에 지어진 서초구와 강남구의 한강뷰 아파트들에는 벙커와 총안이 설치되어 있다. 심지어 영동지구 남쪽의 광대한 그린벨트는 군사시설을 놓기 위해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지도에 선을 그어가며” 설정했다.

하지만 1970년대가 되며 상황이 급반전했다. 베트남전쟁에서 미군이 발을 빼고, 주한미군 철수설까지 나돌자, 정부는 북한의 위협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었다. 그 결과 수도를 지금의 세종시로 옮긴다는 ‘임시행정수도 백지계획’이 만들어졌다. 자연스레 영동지구 개발은 흐지부지되었는데, 바로 이때 민간에서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강남 원주민을 자처하던 농민부터 강북에서 넘어온 재벌과 철거민까지, 수많은 사람이 각자의 열망을 따라 강남 개발에 투신했다. 그 과정에서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강남 집값이 비싸지자, 정부는 대단지 아파트를 더 공급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하지만 정부가 개입하는 곳마다 “아파트 붐”이 일며 집값이 치솟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바로 이것이 불패 신화의 기원으로, 곧 정부 실패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이는 오늘날에도 부동산 투자 시에 참고할 교훈이 된다.

1971년 시작된 잠실지구 개발은 당시 강북 생활권이던 섬 ‘잠실도’를 강남에 붙이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후 1981년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개최가 확정되며 세계인을 맞이하기 위해 송파구 일대를 대대적으로 단장했다. 한편 잠실지구 개발은 안보적 요인만큼이나 경기도와의 지리적 친연성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었다. 즉 서울과 경기도를 잇는 연결 고리 역할을 맡았던 것이다. 오늘날 송파구가 경기도를 거쳐 충청도까지 뻗어가는 반도체 벨트와 인력·재화·자본을 공유하는 이유다.

이처럼 강남의 과거는 현재와 단절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끊임없이 말을 건다. 책은 강남 곳곳에 새겨진 삶의 흔적을 쫓아 그 과거와 현재를 연결함으로써, 우리를 매료시킨 이 공간을 더욱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다.

“모두가 강남에 사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나 강남에 영향받고 있다!”
대서울권 시대의 마중물이 된 확장 강남

1부와 2부에서 강남 개발의 역사를 짚은 책은 3부와 4부에 이르러 그 현재 모습을 두루 조망하고, 미래를 전망한다. 〈3부 현대 강남의 세 가지 차원〉은 강남의 핵심 요소인 ‘아파트’, ‘산업’, ‘교통’을 두루 살펴본다. 아파트의 경우 단연 재건축이 화두인데, 1970년대에 지어진 강남 아파트는 대부분 재건축을 마쳐 압구정현대아파트와 잠실주공5단지, 은마아파트 정도만 남아 있다. 문제는 1980년대에 지어진 강남 아파트로, 저자는 이들 아파트의 재건축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공사비와 분담금이 치솟는 상황에서, 1970년대에 지어진 곳들보다 열 살가량 어린 아파트가 지금 당장 재건축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강남의 산업과 교통은 여전히 역동적이다. 강남은 한때 고려되었던 준공업지대와 섬유단지, 산업철도 계획을 과감히 폐기하고, 대기업과 첨단 IT기업을 유치하는 데 집중했다. 실제로 50대 대기업의 본사가 가장 많은 곳이 바로 강남이다. 한편 강남에서는 교통(터미널)과 유통(백화점)의 결합이 처음 시도되며, 새로운 부의 흐름을 창출했다. 한창 진행 중인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사업’,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개발 사업’ 등도 모두 그 중심에 교통망 개발이 있다. 과거 영동지구가 경부고속도로를 중심으로 개발되었던 것처럼, 오늘날에도 교통망 개발이 강남의 미래를 선도하는 셈이다.

〈4부 강남의 미래〉는 강남이 앞으로 걸어갈 길을 미시적·거시적 차원에서 모두 예측한다. 우선 미시적 차원에서 저자는 ‘지형’까지 살피는 “마이크로 레벨”로 강남의 재건축, 재개발 현황을 톺아본다. 강남은 수해에 취약한 지형이라, 재건축 시에도 배수시설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주민이 배수시설을 혐오시설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연장선에서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올림픽대로 지하화’ 논의는 폭우를 대비한 대심도 유수지를 없애는 꼴이라 큰 재해로 이어질지 모른다.

결론적으로, 모두의 기대와 달리 강남에서조차 재건축, 재개발은 쉽지 않은 문제다. 그런데도 저자가 강남의 미래를 낙관하는 이유는 거시적 차원에서 강남의 도시 기능이 점차 업그레이드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현대 한국인들의 삶을 정의하는 요소”로서 ‘강남적 삶의 양식’이 확대되고 있다. ‘아파트+복합 쇼핑몰+수변 공간’으로 구성되는 강남적 삶의 양식은 잠실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는데, 오늘날 지역을 가리지 않고 도시계획의 기본 틀로 활용된다. 반도체 벨트를 따라 강남의 경제적·행정적 영향력이 확대되는 현상 또한 심화하고 있다. 저자가 ‘확장 강남’이라고 부르는 이 현상은 ‘대서울권(Greater Seoul) 시대’의 마중물이다. ‘대서울’이란 행정구역 개편으로 서울이 ‘넓어지는’ 것이 아니라, 몇몇 주요 거점과 교통망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종국에는 인력·재화·자본이 빠르게 오가고 공유되며 하나의 권역을 이루게 된다. 이로써 강남은 ‘확장하는 1극 도시’로 나아가는 중이다. 저자가 “제2의 강남은 없다”라고 단언하는 이유다.

우리는 ‘강남의 한국화, 한국의 강남화’ 시대에 살고 있다. 모두가 강남에 사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나 강남에 영향받는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강남을 알아야 한다. 특정 도시의 흥망을 넘어 한국의 앞날을 미리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강남이 궁금했다면, 인문학자의 깊은 시선으로 그 구석구석을 살핀 이 책을 펼쳐보자. 집값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강남의 실제 모습과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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