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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솔하게 녹아드는 제주의 매력] 제주에 작은 책방을 열고 강아지 대운이와 살고 있는 이보경 작가의 그림 에세이. 붉은 태왁과 해녀, 한치잡이 불빛, 태풍이 훑고 간 바다까지. 돌담길을 돌아 만난 바다, 제주 바당의 진솔한 모습을 조명한다. 한 땀 한 땀 그려낸 수채화에 제주 사람이 되어가는 작가의 애정을 듬뿍 녹여낸 책. -에세이 PD 이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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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당, 생활과 애환을 담다
『바당, 길을 걷다』는 제주 바다(바당)의 사계절을 그린 그림책이며, 바다가 가장 주요한 모티프이다. 그렇기에 이 그림책에서는 제주 바다가 다채롭게 그려진다.집을 나와 익숙한 돌담길을 조금만 걸어 가면 볼 수 있는 익숙한 풍경 그리고 제주 해녀들, 할망들이 생활을 영위하는 수단이자 공간이 바다다. 또한 밤이 되면 바다에서 한치잡이을 하는 배의 불빛이 신기하고 장엄한 빛기둥 풍경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겨울 바다의 눈보라 속 철새들 모습까지 제주 바당의 사계절을 그린다. 하지만 제주 사람들에게 바다는 멋지고 풍요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세찬 태풍이 몰려 오는 곳이기도 하고, 거센 칼바람이 몰아치면서 사람을 움츠러 들게 만드는 곳이기도 하다. 그림책 속 화자가 바다를 바라보는 풍경을 보고 있으면, 드넓은 바다가 화자를 감싸 안는 것 같으면서도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는 경계를 바다가 지우는 것만 같다. 아마도 작가는 제주 사람들에게 바다가 갖는 복잡한 감정과 의미를 이 책 속에 녹여 내려 한 것은 아닐까. 바람, 돌 틈에서 꽃을 피우다 『바당, 길을 걷다』에서 바다 다음으로 중심을 이루는 것은 바람이다. 겨우내 불어오던 바람이 바뀐 것을 묘사하며 시작한 이야기는 봄바람이 잦은 날의 풍경과 태풍이 지나간 이후의 풍경, 한 겨울의 칼바람을 차례로 표현한다. 그리고 그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이고 피어나는 꽃과 태풍이 지난 이후 보라색 열매를 맺은 선인장의 모습을 대비하여 그려낸다. 작가는 제주 사람들이 바람을 피하지 않고 바람을 이고 산다는 표현을 하고 있다. 아마도 바다에서 불어오거나 바다로 불어가는 바람은 운명을 뜻하기도 하고 고난과 시련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러한 바람이 부는 사이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모습이 진정한 제주의 모습이라고 작가는 조용히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제주의 사계절을 담백하게 담다 『바당, 길을 걷다』은 겨울이 끝난 봄부터 다시 봄까지 사계절을 담고 있는 그림책이다. 작가는 한 장 한 장에 제주의 세세한 모습을 수채화로 정성 들여 그려 냈다. 현무암 돌담 사이에 핀 수선화부터 해녀들의 붉은 태왁과 갯바위에 밀려 온 미역, 물질을 마치고 뭍에 올라오는 해녀, 돌 사이에 핀 선인장의 노란 꽃이나 보라색 열매, 한치잡이 배의 빛 기둥, 눈보라 바다 위를 나는 가마우지 등 작가가 직접 발로 다니면서 실제 보고 느낌 것들을 사실적이면서 담백하게 그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