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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어머니의 이슬털이*우리가 자연에서 배우는 것들*아버지의 은수저*함께 오래 길을 걷는 친구*게를 먹다가*고수의 사람 구분법*아버지의 격려 한마디*이 어여쁘고 착한 숟가락 소녀* 아버지가 부끄러워하는 것*선거 날의 추억*나라야마부시코, 그리고 군대*아들의 힘*내일 군에 입대하는 아들에게*두 달 여행을 떠나는 조카에게*대체 저 자장면의 매력은 뭘까*큰아빠 세차하는 날*아버지의 짝짝이 양말*아이를 잘 낳는 엄마들*어머니의 옷*사람이 아니라 신선을 낳았던 어머니*잘 먹는 걸로 효도하는 아들*평생 입을 옷을 지어온 할머니*엄마가 낮잠을 잘 때*용돈거짓말*나무로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할아버지*외투전쟁*형제가 다 모이는 자리*아버지의 양복과 넥타이*아이들이 만들어내는 말*밤 한 톨에 감격하는 이유*외출준비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나이어린 검열관들*내사랑 자두여 안녕 추억 석류를 까먹는 밤*삼잎을 태우던 밤*램프의 추억*대관령, 추억의 토끼사냥*용남이 누나의 칼점*개나리와 철쭉이 귀했던 시절*추위의 기개*줄레의 봄합창*5월의 눈을 위한 기도*푸른 수수깡을 씹던 시절*봄 눈 속의 봄방학*왜 닭에게 고추장을 먹이느냐면*밥 짓는 일의 지엄함*꽃잎 사이로 부는 바람*농부와 어부의 사돈 대접*죽어서도 불명예스러운 이름*꽃에게, 햇빛에게 말을 거는 시간들*볍씨 담그던 날의 풍경*시인이 시로 안내하는 수종사의 풍경* 잉크병이 얼어터지던 밤*엿을 고던 날의 풍경*봄이 오는 소리*아주 평화롭게 보이던 마당* 어릴 때 배운 여름속담*여름에 얼음을 처음 보았을 때*보릿가을에 대한 추억*우리가 붙인 별자리의 이름들*대보름 달맞이의 추억*가위가 있던 자리*고래 고기에 대한 어린 날의 추억*입 안에서 왔다 갔다 하는 밥*아직 얼굴을 보지 못한 사람*우산이 귀했던 시절*커피에 대한 첫 추억*몽당연필 만들어보기*고무신이 있는 자리*서리의 아름다운 추억들*등목의 즐거움*어머니의 반짇고리*어린 날, 봇도랑 뒤지기*저기 금가루처럼 뿌려진 저것은*거울 속이 궁금했던 시절*선생님들의 별명*‘영자의 전성시대’에 대한 추억*쓸데없는데 돈쓰는 재미* 내 인생의 길잡이 ‘선데이 서울’1*내 인생의 길잡이 ‘선데이 서울’2*내 인생의 길잡이 ‘선데이 서울’3*내가 기념일을 잘 잊는 까닭은*꿀과 설탕과 백세주*짚불구이짚을 바라보며 이웃 서울을 무서워하는 사람들*아버지들이 드린 선생님 선물*엄마들은 언제 우는가*6학년 때 반장의 영향력*1m쯤 되는 30cm자*논에 나가 새보기*도시에서 온 처녀선생님*정전이 되면 생각나는 친구*가을이 되면 떠오르는 일*영자 씨 아버지*내 친구 함종일의 ‘오겡끼데스까’* 길 위에서 한 밥 약속*아주 아까운 문장 하나*밤에 고향을 떠난 친구*누구 기억에나 하나씩 있는 창백한 이미지*어린 시절 내가 만들었던 명함*아이와 어른을 구별할 줄 아는 모기*성묘가는 길*‘개락’과 ‘개갈’*우리 마음 안의 희망등 선생님*나의 친애하는 제군들*어질고도 어지신 선생님*박규동 선생님께 드려야 할 책*휴가나온 제자에게 밥을 사주신 선생님*환갑을 맞이한 내 고향 야학 선생님*호두 노리개*지도찾기*어느 매미의 안타까운 허물벗기*고구마 줄거리*아직도 내가 살고 있는 시대*세상 만물의 척도는 내것이다*겨울잠을 자는 나무들*미래의 세상 알아맞히기*100번도 넘게 선을 본 남자의 이야기*구두에도 저마다의 표정이 있다*친구들의 마누라*달래와 냉이의 이름 바꿔 부르기*애드립의 왕자*꽃보다 예쁘게 자라는 아이들*신혼여행 사진과 어린 관객들*1987년 여름, 2004년 봄*역할 바꿔서 해보기*그룹사운드 콜라겐을 위하여 세태 원조집은 없다*동구 밖 멀리*설국, 다시쓰기*그렇게 아낀 시간에 우리가 하는 일*‘내일이면 새 집 지으리 새’에 대하여*강아지의 ‘아버님과 어머님’*양들의 위험한 경주*우리 일상을 불안하게 하는 것들*고수*뻥과 미학의 차이*누가 당신에게 이렇게 묻는다면*옛날의 못된 전봇대들*저 눈 같고 솜 같은 종이*그것은 멀쩡한 시계를 두 번 죽이는 일이야*치즈가 후추가 되고, 목욕이 숙제가 된 사연*단 한번도 부엌에 나와보지 않은 아이*외환은행과 애환은행*모두 자기관점에서만 본다*책상 서랍은 또 하나의 세상이다*텔레비전이 처음 나왔을 때*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축구시합*옛날 무쇠 솥을 생각하며*내 추억 복날의 풍경*그 도롱뇽은 어디로 갔을까*꽃과 눈이 함께 가는 봄날*뽀송뽀송한 여름나기*숲을 가꾸는 새*길 위에서 만난 아름다운 젊은이*고향 마당에서 하는 생각*아내를 위한 문학상*상수리나무의 세상사랑*내 머릿속의 나무지도*어릴 때 배운 고사성어 하나*갓길로 달려온 당신*어느 회사에나 꼭 있는 사람*사람이 아니라 자리가 말을 한다*아내의 심부름을 하며 배우는 것*일년쯤 담배를 끊은 다음 알게 된 것들*아주 짜증나는 형의 인간*길에서 당신의 아내를 괴롭게 하지 마라*왜 모두들 말을 거칠게 할까*아버지 입에 재를 비벼넣기*서열에 대한 개들의 착각*놀고먹는 벌도 조직에 기여한다*75억원 돈뭉치 주인이 지은 죄*새 집을 부수는 사람들*저 딴 나라 도둑놈들*요강에 물 갈아넣기*저 뒤틀린 속을 어찌할거나*아주 짜증나는 엉터리 여론조사*독자노릇 힘들어 못해먹겠다*길 위에 사람들이 모일 때*물은 대략 셀프*세일이 아저씨의 선거*아내는 정말 아무 것도 하지 않는가*전보가 사라졌다*먹고 사는 일의 변화*아날로그와 디지털*나는 새 핸드폰이 더 불편하다*아직 신을 만한 신발들*사라져가는 간이역에서*사랑에 목숨 거는 사람들*숫자에 대한 강박증*활자의 엄숙함*신춘문예의 모든 것 |
李舜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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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 나는 학교를 다니는 게 싫었다. 어린 아들이 그러니 어머니도 한숨이 나왔을 것이다. 우선 집이 너무 멀었다. “그래도 학교는 가야지. 에미가 신작로까지 데려다주마.”
그날도 마지못해 가방을 들고 나서자 어머니는 얼른 내 가방을 받아들고 나보다 앞서 집을 나섰다. 신작로로 가는 산길에 이르러 어머니는 다시 내게 가방을 내주고 거기에서부터 두 발과 지게작대기를 이용해 내가 가야 할 산길의 이슬을 털어내기 시작했다. 그런다고 내 옷이 안 젖는 것도 아니었다. 어머니의 옷도 그 뒤를 따라가는 내 옷도 흠뻑 젖었다. 산길을 다 넘은 다음 어머니는 품속에 넣어온 새 신발을 내게 갈아 신겼다. “앞으로는 매일 털어주마. 그러니 이 길로 곧장 학교로 가거라. 다른 데로 가지 말고.” 왠지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울지는 않았다. 지금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때 어머니가 이슬을 털어주신 길을 걸어 지금 내가 여기까지 왔다고. 돌아보면 어머니는 내가 살아온 길 고비마다 이슬털이를 해주셨다. 아마 그렇게 털어주신 이슬만 모아도 작은 강 하나를 이루지 않을까 싶다. 오래오래 사세요, 어머니. --- ‘어머니의 이슬털이’중에서 어린 시절 큰 명절이 다가오면 음식을 장만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게 바로 가마였다. 평소엔 짚을 썰어 쇠죽이나 끓이던 가마에 두부를 끓이고 떡을 찌고 엿을 곤다. 첫새벽에 일어나 쇠죽 한번 끓여 퍼낸 다음 오후나 저녁때까지 그 가마를 이용해 다른 음식을 만드는 것이다. 떡을 찌는 일이야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지만 엿을 고는 일은 거의 하루 종일 걸린다. 오후가 되어 가마솥의 엿물이 줄어들기 시작하면 누가 부르지 않아도 저마다 밖에서 놀던 어린 형제들이 하나둘 부엌으로 모여든다. 가마 아궁이 앞에 제비새끼처럼 나란히 쪼그리고 앉아 발그스레한 얼굴로 아궁이 속의 불을 보고, 또 목을 한껏 늘여 가마 속에 졸아드는 엿물을 바라본다. 어머니가 젓는 주걱 끝에 조청이 길게 늘어붙기 시작하면 모두 입맛을 다시며 매직쇼 바라보듯 그것을 바라본다. 설도 축제지만 이미 여러 날 전부터 그것을 준비하는 하루하루가 우리에겐 축제인 것이다. 마당가엔 허리높이까지 눈이 쌓이고, 엿을 고는 날의 안방 구들은 그냥 발바닥을 대고 서 있기조차 뜨겁다. 어른들은 뼈를 굽는 날이라고 했고, 우리는 일년에 며칠 양껏 단 것을 맛보는 날이었다. --- ‘엿을 고던 날의 풍경’중에서 우리는 어릴 때부터 늘 시간을 아껴서 쓰라고 배운다. 시간은 금이다. 초등학교 4학년쯤만 되면 이미 이런 말을 직접 쓴다. 중학교쯤 들어가서 배우는 말이 ‘일촌광음 불 가경’이다. 어려서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정말 그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우리는 시간의 중요성에 대해서 배우고 또 배운다. 하루 열 번쯤 타게 되는 엘리베이터의 닫힘 버튼 팍팍 눌러서 세이브하는 시간 30초, 에스컬레이터도 뛰어오르고 뛰어내리며 얻게 되는 시간 2분, 남보다 헐레벌떡 점심 식사를 하며 얻게 되는 시간 5분 등 저마다 바쁜 사람들이라 바쁜 방식으로 자기 시간의 일부를 확보해 나간다.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서부터 한밤중 잠자리에 들 때까지, 하루 일상에서 저마다 자기 방식으로 보다 바쁘게 움직여서 얻을 수 있는 시간이 8분에서 10분사이라고 한다. 문제는 이 금쪽같은 시간을 어디에 쓰느냐 인데, 놀라지 마시라. 나도 그렇게 당신도 그렇고, 이렇게 애써 모으고 아낀 시간 8분과 10분을 우리는 남 욕하는데 써버리고 마는 것이다. 또한 하루 일과 중 가장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시간이 이 시간인 것이다. 이제 시간 너무 아끼지 말고 살자. --- ‘그렇게 아낀 시간에 우리가 하는 일’중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