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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부 다시 돌아온 아홉수 2부 타투라니 말도 안 돼 3부 내가 너의 슬픔이니? 4부 기억을 새겨 드립니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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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애썼다고 말해주었으면 좋겠다. 이리저리 치이며 적성에도 안 맞는 일 하고 사느라 애썼다고. 그러나 그런 말을 해줄 사람은 없다. 그런 사람이 없다는 사실보다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게 더 가혹했다. 기억이든 사람이든 집이든 무엇을 향해서도 되돌아가는 길에는 통증이 있다. 왔던 길 돌아가지 말고 살아야지 하면서도 길이 하나밖에 없다면 가야 한다.
--- p.26 끔찍한 기억이 삶을 멈추게 하지는 않는다. 누군가 고통 속에서 울부짖어도. 누군가 눈앞에서 죽어버려도 정지하지 않는 게 삶이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산 사람은 살아야 했다. 가장 친한 친구의 죽음을 목격한 내 삶도 마찬가지였다. 애도할 권리는 주어지지 않았다. 우리에게는 원망보다 죄책감이, 걱정보다 슬픔이 먼저 찾아왔지만, 학교 측은 반대였다. --- p.46 Obliviate. 이 단어를 보고 있을 때 남자가 담배 냄새를 몰고 돌아왔다. “그 단어 새겨놓으면 예뻐요. 해리포터에서 나온 주문이라던데 들어보셨어요?” “아니요. 지금 처음 봐요.” “원래는 기억을 잊는다는 뜻이래요. 근데 그걸 선택하신 분들은 주로 흉터 위에 커버업하는 경우였어요. 나쁜 기억위에 좋은 기억을 얹는다는 뜻으로 해석하면서.” --- p.98 “사람들은 주로 어떤 의미를 새기나요?”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것들이죠. 사랑하는 사람이나 반려견, 자신의 철학일 수도 있고.” “단순히 겉멋으로 하는 건 아니군요.” “멋이기도 하죠. 타투는 영원한 멋을 입는 작업이기도 해요.” --- p.114 상처받은 사람의 회복을 돕는 일은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일지도 모른다. 가끔은 너무 겁 없이 뛰어든 건 아닐까 불안과 걱정이 엉킨다. 그러나 알고 보면 다들 그런 일을 하면서 산다. 선생님도 의사도 소방관도 예술가도 엄마도 할머니도 다 사람을 살게 만든다. 살게 만드는 건 살리는 일이다. 살아낸, 살아난 사람들은 또 다른 사람들을 살린다. 그 마음들의 기저에는 분명 상처가 있을 것이다. 회복한 상처. 그들은 먼저 깨달은 사람들. 회복 불가능한 상처는 없다는 걸 아는 사람들. 그래서 살리려고 한다. 할 수 있다면 나도 사람을 살리고 싶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절망 속에서 발버둥치며 죽어가는 마음을 한 뼘만 끄집어내면 숨이 쉬어진다. 모두 그렇게 살아간다. --- p.181 나는 기억을 새긴다. 모든 사람이 좋은 추억만 가지고 오는 건 아니다. 상처를 새기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다. 증오나 복수 같은 의미가 아니었다. 자신을 가장 힘들게 했던 상처를 몸에 새겨 그걸 극복한 날들을 잊지 않으려는 마음이었다. 한마디로 살겠다는 의지. 좋은 기억을 입히면 추억을 곱씹으며 살고 상처를 입히면 극복한 자신을 곱씹으며 산다. 어느 쪽이든 살기 위해 나를 찾아온다. --- p.1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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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의 과거를 자해와 상실의 늪에 가둔 작가의 설정은 커버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아픔과 상처위에 좋은 기억으로 덮으며 회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픔을 온전히 마주해야하고, 잊히지 않는 고통을 잊으려고 노력해야한다. 타투라는 것은 어쩌면 살기위한 노력일지도 모른다.
“할 수 있다면 나도 사람을 살리고 싶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절망 속에서 발버둥치며 죽어가는 마음을 한 뼘만 끄집어내면 숨이 쉬어진다. 모두 그렇게 살아간다.” 상처가 회복되는 이야기. 나쁜 기억이 좋은 기억으로 덮어지는 이야기. 누구나 가지고 있을 마음의 상처를 위로해주는 따뜻한 이야기. 어쩌면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자신을 위로했을지도 모른다. 더 많은 사람들이 위로 받고, 상처를 회복하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