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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공 · 7
앨리스의 동굴 · 18 로봇과 사랑에 빠지다 · 30 부수의 세계 · 45 무림의 고수들 · 57 7탁의 현자 · 71 당신은 무례합니다 · 85 핑퐁 핑그르르르 · 97 오래된 숙제 · 112 운동은 장비발이지 · 124 하수들의 왕 · 135 나만의 핑퐁 · 147 뜬공 앞에서 · 158 막장 드라마 · 169 천천히 천천히 · 180 고민수의 탁구 용어 · 188 작가의 말 · 191 |
윤해연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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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좋다, 이런 건 다 참을 수 있다. 난 아직 이사한 걸 하호에게 말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 골목으로 학교에 간다.
---p.8 저만치 내 짝이 지나가고 있다. 우리 학년 2등, 윤민수다. 나랑 성만 다르고 이름이 같다. 드라마틱하게 녀석은 앞에서 2등, 나는 뒤에서 2등인 셈이다. 2등인 두 민수가 만났다며 담임이 놀렸다. 어쨌든 녀석은 불편한 녀석이다. ---p.14 종이보다 가벼운 2.7그램짜리 흰 공으로 가로 152센티미터 세로 274센티미터 테이블 안에서 승부를 내야 한다. 장외 홈런으로 여러 점을 내거나 공 하나로 두 명을 죽이는 병살이나 도루 같은 속임수는 없다. 잘 치든 못 치든 너와 내가 공평하게 한 번씩 공을 칠 수 있다. 오로지 정직한 1점만이 존재하는 세계다. 그러니까 고수에게도 하수에게도 1점은 공평하게 주어진다. 단지 어마무시한 부수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걸 이때는 알지 못했다. ---p.29 녀석이 탁구를 치는 이유도 바로 이거였다. 녀석은 이곳에서 철저하게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고 있었다. 누구도 침범하지 않는, 누구도 자기를 다치게 하지 않는 견고한 그 무엇. 녀석이 탁구를 치면서 무엇인가를 치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p.55 탁구가 사람과 사람을 이어 주는 매개라니 신기할 따름이다. 탁구는 이십 몇 년 세월을 건너 그와 그를 이어 주었다. ---p.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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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종잇장처럼 넘어가는 우리의 열여섯,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위안이 되고 싶어졌다. 그렇게… 우리는 조금씩 덜 외로워지고 있었다. 윤해연 작가의 탁구를 소재로 한 성장소설. 전교 2등 윤민수와 뒤에서 2등인 고민수는 ‘민수’라는 이름 말고는 아무런 접점이 없었다. 어느 날 이들에게 작고 가볍고 하얀 탁구공이 찾아온다. 그리고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앨리스가 흰 토끼를 따라 ‘이상한 나라’로 들어가듯 탁구공을 쫓아 들어간 탁구장에서 영원히 풀지 못할 것만 같던 ‘나만의 숙제’를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탁구’를 치듯 시작한다. 고민수의 시선으로 그려지는 생생한 탁구 경기 묘사는 탁월하고 탁구장에서 만나게 되는 개성 넘치는 사람들과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탁구공 같은 에피소드들도 흥미진진하다. ‘나만의 숙제’를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탁구’를 치듯, 서브도 스트로크도 안 되지만 다 괜찮아! 주인공 고민수는 유치원과 학교가 있는 대단지 아파트에서 어느 날 갑자기 낡고 오래된 빌라의 꼭대기층으로 이사를 한다. 그리고 아빠가 사라진다. 아무런 예고도 설명도 없이 이상한 나라에 뚝 떨어진 앨리스처럼 모든 게 바뀌어 버렸다. 그리고 가장 친한 친구 한하호에게조차 말할 수 없는 비밀들이 자꾸만 쌓여 가던 고민수의 삶에 같은 반 친구인 윤민수가 탁구공과 함께 쑥 들어온다. 뒤에서 2등인 고민수와 앞에서 2등인 윤민수는 이름만 같을 뿐 그동안 아무런 접점이 없었다. 어느 날 등굣길에서 발견한 흰 공, 그리고 그 흰 공을 따라 들어간 탁구장에서 고민수의 가라앉아 있던 일상이 송두리째 흔들리기 전까지는. “아빠한테 나는 숙제거든. 아직 풀지 못한 숙제. 내가 어떤 답으로 돌아올지 모르는데 그 숙제를 어려워하는 것 같아.”(p.119) 차갑고 냉정해 보이던 윤민수의 무덤덤한 고백과 함께 내내 외면하고 있던 고민수의 숙제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둘은 탁구를 치듯 서로의 세계를 주고받으며 나누기 시작한다. 그리고 2.7그램의 탁구공이 깃털보다 가볍게 떠올라 때때로 엄청난 속도와 파워로 날아오듯, 두 민수는 자기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각자의 숙제를 시작한다. “그냥 쳐요. 누군가는 이기는 게임일 테고 누군가는 지는 게임일 테니까요.”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정직한 ‘1점’의 세계를 만나다 윤해연 작가의 신작 『민수의 2.7그램』은 한 소년이 탁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고수와 하수, 부수로 구분되는 탁구클럽에서 고민수는 자신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승자와 패자라는 이분법적 경계를 허물며 성장해 간다. 서브도 스트로크도 안 되지만 언젠가 강력한 스매시 한 방으로 깊숙하게 공을 찔러 넣을 순간을 꿈꾸며 천천히, 신중하게 똑딱똑딱. 묵묵히 곁을 지키며 언제든 몇 번이든 랠리를 해 줄 친구가 있으니 외롭지 않다. 종이보다 가벼운 2.7그램짜리 흰 공으로 가로 152센티미터 세로 274센티미터 테이블 안에서 승부를 내야 한다. 장외 홈런으로 여러 점을 내거나 공 하나로 두 명을 죽이는 병살이나 도루 같은 속임수는 없다. 잘 치든 못 치든 너와 내가 공평하게 한 번씩 공을 칠 수 있다. 오로지 정직한 1점만이 존재하는 세계다. 그러니까 고수에게도 하수에게도 1점은 공평하게 주어진다. (p.29) 이 작품에서 탁구는 단순한 스포츠에 머물지 않는다. 하루하루 성실하게, ‘정직한 1점’을 차곡차곡 쌓으며 살아가는 평범한 이들의 보편적 삶을 은유한다. 주인공인 민수들과 명지탁구장의 관장님, 관장님을 찾아온 비밀스러운 분위기의 이름 없는 고수, 가장 구석진 곳에서 모두를 살피는 7탁의 현자, 그리고 자신만의 숙제를 하는 중인 두 민수의 아버지들마저도 그 세계에 속해 있다. 결코 거저 얻어지는 법이 없는 이 ‘1점’의 세계를 두고 작가는 말한다. 그냥 한번 쳐 보라고, 조금은 가벼워져도 괜찮다고. 탁구 소설의 외피를 쓴 이 따듯하고 다정한 소설이 문득 탁구대 앞으로 독자들을 이끌게 되길, 똑딱똑딱 소리와 함께 가슴 뛰게 하길 기대해 본다. 고민수가 처음 탁구장에 들어선 그 순간처럼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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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말
(두 민수의 든든한 지원군이자 명지탁구장의 고수이거나 하수, 부수 혹은 7탁의 현자들의) 언젠가 선수 출신의 공을 받아 본 적이 있다. 현란한 회전과 뱀처럼 꿈틀거리는 움직임을 제쳐두더라도 이상하게 무겁다. 2.7그램이라는 공에 어떻게 이런 무게가 실릴 수 있을까? 물리적으로는 질량과 속도가 만들어 낸 운동 에너지의 조화이겠지만, 사람으로 치면 그간 쌓아 온 내공의 결과이리라. 삶의 내공은 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한 번도 똑같이 넘어오지 않는 탁구공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받아넘기듯 세상과 맞부딪치면서 쌓여 간다. 사람들과 똑딱똑딱, 세상과 똑딱똑딱, 나 자신과 똑딱똑딱 주고받으면서. 두 민수가 깃털처럼 가벼운 공에 어떤 무게를 실어 세상으로 스매시를 날릴지 기대된다. -박종대(번역가) 함께 탁구를 해 보면 이보다 더한 재미와 기쁨을 주는 작가가 없다. 작품은 작가를 닮는 것. 이 소설 또한 그러할 것이다. 원고지 위에서 펼쳐지는 승부의 세계라면 그녀는 이미 챔피언이다. -고찬규(시인) 탁구공을 오래 품고 있으면 어느 봄날 껍질을 깨고 희거나 노란 병아리가 태어나 삐약삐약 노래를 부른다. -김도연(소설가) 기어이 탁구인이 되어 탁구 소설까지 써 내다니, 위험천만 스매시 탁구주의보를 발령할 일이다. -박효미(동화작가) 이것은 청소년 소설이다. 탁구를 알아도 재밌고 탁구를 몰라도 재밌다. -배석민(유튜버 넷지마스터) 눈물 한 방울의 무게는 얼마일까. 2.7그램의 공을 나누다 보면 희한하게도 눈물의 무게가 줄어든다. 아마도 마음의 공을 서로 나누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다면 마음으로 나누는 공의 무게는 얼마일까. 이 책 안에 답이 있다. -안상학(시인) 신나고 흥미진진하다. 작가가 흘린 땀방울이 탁구공처럼 보인다. -안현미(시인) 소설과 탁구에 미치더니 탁구 소설이 나왔다. 진정 미친 콜라보다. -한창훈(소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