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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예약 7
한혈마의 꼬리 123 천의무봉 153 맹장 리우 179 보랏빛 흔적 199 진창 205 북방의 바람 229 역자의 말 332 |
畢淑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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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해골보다도 말라 있었다. 해골은 깨끗하게 닦여 있기에 몸이 새하얗고, 모서리도 분명했다. 그러나 그들은 완전히 시든 눈송이 같았다. 침대 시트에는 자잘한 구김이 그들의 신체 윤곽대로 남아 있었고, 베개 위에는 구겨진 청회색 빈 깡통이 있었다. 뚜렷하지 않은 구멍들도 여러 개 있었는데, 나는 그중 평행한 구멍 두 개에서 절망과 평화라는 별빛을 보았다.
--- p.17 「사망 예약」 중에서 중국인은 죽음을 금기시했다. 중국에는 타조가 없었지만, 우리는 위 협을 느꼈을 때 모래에 머리를 파묻는다는 동물의 정신을 계승했다. 제왕은 자연의 법칙에서 벗어나기 위해 장상들을 시켜 불로장생의 묘약을 찾아내게 했고, 평범한 백성에게는 언어적 금기가 많았다. 그들은 천진하게도 죽음에 대해서 논하지 않으면 죽음이 얼굴을 돌리면서 아예 돌아설 거라고 여겼다. --- p.37 「사망 예약」 중에서 “생명이라는 건 움직임에 있어요. 움직임이 없는 건 껍질을 벗겨낸 개구리와 같아 표본으로도 삼을 수가 없습니다.죽음이 반드시 찾아오려고 할 때,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태어나는 아기를 받아주듯 그것이 더 편히, 순조롭게 올 수 있도록 하는 거예요.” 나는 ‘문화 차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 p.73 「사망 예약」 중에서 “토끼 고기 드셨어요?” 그러자 배가 덜 나온 임산부가 말했다. “아뇨. 겁도 없이 그걸 어떻게 먹어요? 먹었다가 아이에게 구순열이 생기면 어째요.” “그건 미신이에요. 하지만 피해서 나쁠 건 없겠죠. 저는 중국에 있는 외국 미신도 모두 믿는 걸요.” 그 말을 듣고 눈토끼를 떠올린 저우안은 가슴이 섬뜩했다. --- p.157 「천의무봉」 중에서 “저기요…… 부인이 애를 낳았어요…… 젖이 나오지 않아서…… 관리부로 가서 힘겹게 쌀을 좀 빌렸습니다…… 서둘러 돌아가지 않으면, 미음을 끓일 수가 없어요. 그러면 아기가 굶어 죽을 거예요…… 집에 식량이 떨어졌어요…… 반나절이나 차를 얻어타려고 했는데, 아무도 날 태워주지 않았어요…… 시간이 이렇게 늦었으니 더는 지나가는 차가 없을 거예요…… 아기가 죽으면, 부인도 죽을 거예요. 나도 죽을 거고요…….” --- p.210 「진창」 중에서 “가슴을 반이나 잘랐죠. 반쪽짜리 사람이 되었어요.”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겨우 정신을 차린 나는 이런 상황에서 묻지 말아야 할 질문을 하고야 말았다. “무슨 병이었죠?” “폐암이요.” --- p.235 「북방의 바람」 중에서 나는 시간을 내서 샤 감독에게 말했다. “시골 아이를 데려와 이런 도시의 소용돌이 안에 던져버리다니. 너무 잔인한 거 아니에요?” 샤 감독은 녹음 테이프를 정리하며 답했다. “아빠도 엄마도 없이 위안터우랑에서 지내는 건 잔인하지 않고요?” “그건 물질적인 잔인함이죠. 하지만 이건 정신적으로 잔인한 거잖아요” --- p.323 「북방의 바람」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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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인간 존재의 의미와 죽음, 삶의 가치에 대해 깊이 탐구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단편들은 인간의 심리적 갈등과 철학적 질문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죽음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각기 다른 삶의 모습을 그려냈다.
「사망 예약」은 중국 사회가 금기시하는 죽음을 정면으로 다룬다. 의사이자 작가인 주인공이 간암 말기 통보를 받고 호스피스 병원을 취재하는 이야기다. 주인공은 자신이 언제 죽을지, 어떻게 죽을지를 스스로 예약하는 의식을 다루며, 죽음을 두려워하면서도 그것을 통제하려 시도를 한다. 주인공은 죽음을 예약하면서도 그 선택이 과연 자유로운 결정일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표제작 「북방의 바람」은 중국의 네이멍구와 허베이의 경계인 바상 초원이 배경이 되는 이야기다.라디오국 피디와 방송 작가는 바상 초원 지역의 풍물을 담기 위해 훠스라는 소년을 만나 에피소드를 채록하거나 에피소드를 연출하기도 한다.라디오 틀별극 ‘북방의 바람’은 오슬로 국제 라디오극 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결과를 얻지만 소설 속 화자인 작가와 함께 창작 윤리를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