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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7)
날지 않는 새들의 모임 (11) 딜레마 (21) 물과 숨 (33) 미저리에 대한 몇 가지 단상 - 스포일러 있음 (55) 아뇨, 아무것도 (67) 여기는 게이바가 아닙니다 (83) 작가의 말 (111) 초능력 (117) 친구의 연인의 친구들 (121) 타협 (147) 테니스를 쳐야 하는 이유 (157) 하이델베르크의 동물원 (183) 후미등 (195) 48시 편의점 (205) 마트료시카 (2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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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빈 마음이 무엇을 헤집었는지 알지 못한 채, 깊은 밤은 다시 혼자가 된다. 친구를 기다리며 하염없이 깊어져간다.
--- p.10 「깊은 밤」 중에서 “우리는 날지 ‘못하는’ 새들이 아니라 날지 ‘않는’ 새들입니다. 창공을 누비는 자유를 반납하고 대지의 품에 안기기로 스스로 선택한 것이죠. 자유롭지만 공허한 하늘 대신 생명의 기운이 순환하는 흙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 p.16 「날지 않는 새들의 모임」 중에서 어린 시절 난 매주 꼬박꼬박 〈전설의 고향〉을 방영하는 KBS의 악취미를 이해할 수 없었다. 소복 차림에 머리를 산발한 채 입가로 피를 흘리는 처녀귀신, 시체의 간을 파먹는 구미호, 두레박을 타고 스르르 올라오는 우물귀신, 이목구비가 없는 달걀귀신, “내 다리 내놔!”라고 외치며 깽깽이걸음으로 쫓아오는 외다리귀신…… 그 다양한 귀신들의 고향이 어디이며 구구절절한 사연이 무엇인지 나는 전혀 궁금하지 않았다. --- p.24 「딜레마」 중에서 저를 아세요? 그럼요. 당신의 부피를 기억해요. --- p.40 「물과 숨」 중에서 도피가 아닌 도취로써 현실을 초월하는, 글쓰기가 감히 즐거워지는 순간이다. --- p.60 「미저리에 대한 몇 가지 단상- 스포일러 있음」 중에서 “조만간 그런 바에 갈 일이 있을 거예요. 제가 보는 장면이 아주 먼 미래는 아니거든요. 거기서 대리님은 ‘아뇨, 아무것도’라고 말하게 될 거예요.” --- p.76 「아뇨, 아무것도」 중에서 30여 명의 게이와 두 명의 레즈비언과 한 명의 이성애자가 모인 비운의 게이바, 누벨 아테네의 마지막 밤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 p.110 「여기는 게이바가 아닙니다」 중에서 저는 초능력을 가진 남편과 함께 늙어갈 겁니다. 아주 지겨워 죽겠어요. --- p.120 「초능력」 중에서 다들 그렇게 살아간다. 희미한 진실과 사소한 거짓이 섞여 구분이 안 되는 채로. 소설처럼. 장미가 없는 장미의 집처럼. --- p.140 「친구의 연인의 친구들」 중에서 그렇게 전통과 현재는, 상상과 행위는 또 한번 타협하며 명맥을 유지했다. 튀김옷을 입고 노릇하게 튀겨진 채로. --- p.155 「타협」 중에서 “당신이 테니스를 쳐야 할 이유가 없는 것처럼, 아름다움도 이 세상에 꼭 존재할 이유는 없는 것이지요.” --- p.179 「테니스를 쳐야 하는 이유」 중에서 그때 내가 보았던 호랑이, 코끼리, 얼룩말이 그대로 있을 수도 있고 그들의 후손으로 대체되었을 수도 있지만 어차피 나는 알아채지 못할 테니까. --- p.193 「하이델베르크의 동물원」 중에서 내 침묵의 절규는 타이어 마찰음에 묻혔다. 붉은 후미등이 빠르게 멀어져갔다. 나를 인적 없는 시골길에 남겨놓은 채. --- p.203 「후미등」 중에서 우리 주위엔 그런 불투명한 틈새들이 있다. 별거 아니긴 한데 생각해보면 이상한, 그렇다고 진지하게 생각하고 싶은 기분은 들지 않는, 그 기분이란 게 일상을 둘러싼 제방에 구멍을 내지 않으려는 의도적인 무시가 아닐까 미심쩍은, 그래봤자 생각해보면 별거 아닌…… 예를 들면 우리 동네에 새로 생긴 24시 편의점이 그렇다. --- p.207 「48시 편의점」 중에서 헤매기만 하다가 종이 위에 족적 하나 남기지 못하고 사라지는 실종자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 p.233 「마트료시카」 중에서 |